Semua Bab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Bab 1651 - Bab 1660

1660 Bab

제1651화

다희는 얼굴에 밀 이삭 몇 가닥을 붙이고는 유강후 옆으로 달려와 바짓자락을 흔들며 말했다.“아빠, 얼굴이 간지러워요!”유강후는 다희의 헝클어진 머리와 얼굴에 붙은 밀 이삭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 물티슈를 챙겨 대신 얼굴을 닦아주며 말했다.“우린 초대 받고 온 거니 마음대로 행동하면 실례야. 여기 근처에 동물원이 있다고 했으니 얌전히 말 잘 들으면 데리고 갈게. 안 그러면 오빠만 데리고 갈 거야.”그 말을 들은 단오는 유강후를 힐끔 보며 말했다.“난 그렇게 시시한 곳 가고 싶지도 않아요. 여기 인터넷이 잘 터지는 곳은 어디죠? 형이랑 유럽 경제 현황에 대해 분석하기로 약속했단 말이에요.”단오는 손목에 걸린 스마트 워치를 확인하며 말했다.“10분 뒤면 시작이에요.”온다연은 이런 단오의 모습에 머리가 지끈거렸고 고개를 돌려 유강후를 향해 말했다.“이게 다 아저씨 때문이에요. 우림이한테 수업을 받으면 된다고 이제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으려고 하잖아요. 외출하면 노트북부터 찾고, 아저씨가 알아서 해결해요!”유강후도 조금 후회가 되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외출 중이라 크게 꾸짖을 수도 없었고 단오를 달래듯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단오야, 지금은 외출했으니, 형이랑 약속은 조금 시간을 미루면 안 될까?”단오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내가 다희도 아니고, 좀 더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요.”유강후는 몰래 이를 꽉 깨물었다.단오가 자꾸 기어오를 때마다 유강후는 한 번쯤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온다연이 힘겹게 겨우 낳은 아이에게 손찌검하는 건 너무 마음이 아팠다.그래서 좀 더 나이가 들면, 더 말을 듣지 않는 순간이 오면 제대로 혼을 내기로 생각했다.“자, 오늘 오전 엄마와 다희랑 시간을 보내면 2천만 줄게. 어때?”단오는 헛웃음을 내쉬었고 표정은 마치 겨우 그런 푼돈으로 날 매수하냐고 말하는 것 같았다.제 어린 시절을 빼닮은 단오를 보며 유강후는 본인도 어렸을 적 이렇게 재수가 없었나 하고 반성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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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한이준은 제 아들의 등을 슬쩍 밀며 말했다.“자, 아들 이제 동생들이랑 놀러 가.”네 남자가 한자리에 모이고 지역 경제에 관한 얘기가 오갔다.여자들은 모두 임정아의 텃밭으로 자리를 옮겼다.임정아는 1년 동안 텃밭에 여러 채소를 심었는데 현지 사람들의 노하우를 받아와 지극 정성으로 키웠다.온다연은 이곳저곳 살피며 신기하다는 얼굴로 말했다.“정아 씨는 참 대단해요. 연기를 너무 잘해서 제일 잘하는 게 연기인 줄 알았는데 또 뭘 하든 이렇게 척척 잘 해내네요.”임정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당연하죠. 내가 바로 임정아인데 못해낼 게 뭐 있겠어요.”“그래도 텃밭 가꾸는 건 예솔 씨한테 많은 도움 많이 받았어요. 처음엔 자꾸 시들어버려서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싶었는데 씨앗 고르는 것부터 중요한 문제더라고요.”지예솔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어릴 때 산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들이라 정말 별거 아니에요.”임혜린이 말했다.“참, 봉 대표님 말로는 예솔 씨가 고향에 리조트를 투자했다던데 우리도 초대해 줘요! 거기가 그렇게 풍경이 좋고 음식이 맛있다면서요?”지예솔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거의 완공되고 있어요. 준비를 마치면 가장 먼저 연락드릴게요.”네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며 신선한 채소를 따서 임정아의 별장으로 향했다.그 안에 모인 네 남자는 차를 마시며 꽤 진지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아내들이 돌아오자 각자 아내의 손에 들린 바구니를 대신 들어주며 피곤하지는 않은지 살뜰히 챙겼다.점심시간이 되고, 송지원은 현지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를 초대해 특별식을 준비했다.너무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 대화는 끊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원시에 관한 얘기가 나오고 송지원과 관련된 문제가 거론되자 분위기는 차게 식어갔다.유강후가 굳은 얼굴로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내가 알고 있는 정보도 그렇게 많지는 않아. 하지만 1~2년 내로 경원시로 널 돌려보낼 계획은 없는 것 같아. 또 다른 계획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마음 단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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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3화

송지원은 임정아의 손을 꼭 쥐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머리가 어지럽진 않아? 방으로 갈까?”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송지원은 바로 임정아를 품에 안아 올렸다.“다들 술에 취한 것 같은데 점심은 이만하고 각자 방에서 쉬는 게 어때요? 좀 쉬다가 다시 만나서 얘기해요.”한이준은 꿀 떨어지는 두 사람은 보며 입을 삐죽였다.“누군 아내 없는 줄 아나?”봉현수는 한이준을 힐끔 살피다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예솔이한테서 들었는데 너 설마... 그거 진짜야?”한이준은 봉현수를 째려보았다.“다른 사람한테 신경 꺼. 그렇게 가십에 예민하니까 쌍둥이를 못 낳지.”봉현수는 말문이 막혔고 한참 말을 곱씹었다.“지금 혜린 씨와 사이가 좋은 것도 그걸로 점수 딴 거지?”사실 한이준이 정관 수술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 봉현수도 같은 고민을 했고 임혜린이 한이준을 더 아껴주는 모습을 보며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그때, 임혜린이 다가와 꿀물을 건넸다.“술 많이 마시는 것 같던데 속은 괜찮아요? 꿀물 좀 마셔요.”한이준은 임혜린의 손을 잡고 꿀물을 꿀꺽꿀꺽 마시더니 오바하며 말했다.“우리 여보가 타 준 꿀물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임혜린은 유치하게 나오는 한이준을 보며 헛웃음을 내쉬었다.“이만 방으로 돌아가요. 적당히 마시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더니, 숙취에 고생해야 정신을 차리죠?”꾸짖는 것으로 보여도 한이준을 많이 걱정하는 게 느껴져 봉현수는 부럽고 질투가 났다.사실 그전만 해도 한이준 부부는 봉현수 부부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임혜린도 한이준에게 냉랭하게 대하고 사이가 그렇게 가까워 보이지는 않았다.그런데 한이준 부부 관계가 눈에 띄게 좋아지더니 이제 대놓고 알콩달콩 깨를 볶았다.봉현수는 한이준에게 비결이 뭔지 묻고 싶었지만 그동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 며칠 전 지예솔이 흘린 말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정말 대단한 녀석이야. 그러니까 혜린 씨도 감동 받고 마음을 돌린 게 아니겠어?’그 생각에 봉현수도 점차 마음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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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4화

봉현수는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지예솔이 방금 했던 말을 주워 담아 없던 일로 할까 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주먹을 꽉 쥔 채로 시선을 피했다.지예솔은 천천히 또박또박 마음을 전했다.“내 마음속엔 현수 씨밖에 없고, 과거에도 미래에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을 거예요. 그동안 인정하고 싶지 않아 외면했지만, 어릴 때부터 내가 좋아했던 사람은 현수 씨 한 사람뿐이에요.”봉현수는 제 귀를 의심했고 눈물이 핑 돌았다.그리고 이게 꿈은 아닌지 되묻고자 했는데 지예솔이 말을 잘랐다.“일단 내 말부터 들어요.”“난 이제 과거의 지예솔이 아니에요. 내가 현수 씨를 사랑한다고 해서 예전처럼 현수 씨가 원하는 대로 살지는 않을 거예요.”지예솔의 얼굴은 꽤 진지해 보였다.“난 지예솔이고, 지예솔 다음으로는 아이 엄마고, 그다음이 현수 씨 아내예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예전처럼 날 통제하고 막무가내로 내 주변 이성들을 처리하거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태클을 걸면 나 정말 화낼 거예요. 그리고 정말 현수 씨를 떠날 수도 있어요.”“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이해가 돼요?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있어요?”봉현수는 제 허벅지 살을 꼬집었고 고통을 느끼고 나서야 이게 꿈이나 술기운으로 만들어낸 상상이 아님을 알아차렸다.‘우리 솔이가 돌아왔어!’봉현수는 눈물을 꾹 참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다 이해했어. 내가 고칠게. 예솔이 널 위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지예솔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방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냈다.“날 이해하고 앞으로 달라질 의향이 있다고 했으니, 우리 다시 시작해 봐요.”지예솔은 케이스를 열며 말을 이었다.“첫 프러포즈는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승낙한 거니 없던 걸로 해요. 이건 내가 디자인한 반지인데 이 반지로 나한테 청혼해요. 그럼 우린 정식으로 다시 부부가 되는 거예요.”“이번엔 내가 원해서 하는 거예요.”케이스에 담긴 건 아주 심플한 디자인의 반지였다.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운 표면, 장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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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5화

온다연은 그제야 아이 넷에 본인이 포함된 걸 알아차렸다.방금 높았던 목소리에 다른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자 얼굴이 붉어진 온다연은 유강후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아저씨, 밖에서 말조심해요. 누가 들으면 비웃겠어요.”“그리고 나 내려줘요. 나 그렇게 취하지 않아서 걸을 수 있어요.”하지만 유강후는 손을 풀지 않았다.“취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안아줄 수 있잖아.”온다연은 몰래 미소를 지었다. 사실 유강후의 품에 안기는 게 참 좋았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안아달라고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워졌다.그래서 유강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안기면 누가 뭐라고 할 거예요...”“남이 뭐라고 하든 뭐가 중요해. 난 평생 너 안고 살 건데.”기분이 좋아진 온다연은 유강후의 목 언저리에 뽀뽀했다.“아저씨 몸에서 좋은 향이 나요.”“우리 다연이가 좋다니 다행이네. 방으로 돌아가서 실컷 맡게 해줄게.”온다연은 얼굴이 더 붉어졌고 고개를 푹 숙였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유강후의 향은 맡아도 맡아도 부족하게만 느껴졌다.여긴 개발 중인 관광지라 다른 시설은 부족한 게 많았지만 방안만큼은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아주 아름다웠다.하지만 두 사람의 눈에 풍경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문을 닫자마자 유강후는 입술부터 돌진했고 온다연은 온몸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숨을 헐떡였다.유강후도 가빠진 숨으로 이렇게 속삭였다.“며칠 동안 정아 씨 줄 선물 준비한다고 날 외면했잖아. 그동안 날 외면했던 걸 오늘 보상해 줘.”온다연은 온몸이 나른해졌다.“아저씨, 나 아저씨가 너무 좋아요...”유강후는 온다연을 번쩍 안아 올리더니 온다연의 다리를 제 허리춤에 감게 했다.“그래, 네가 좋아하는 아저씨 여기 있어. 오늘 네가 원하는 만큼 채워줄게.”그리고 온다연의 허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온다연은 이성을 잃기 직전 창문이 닫히지 않은 걸 발견했다.“창문... 창문이 열려 있어요.”유강후는 온다연을 품에 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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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6화

악몽은 반복해서 송지원을 괴롭혔다.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홀로 깊은 산골에 몸을 숨기고 있는 법사를 찾아가 꿈 해몽을 의뢰하고 해결 방법을 구했다.간절해 보이는 송지원에 법사는 어쩔 수 없이 최후의 보루를 꺼냈고, 20여 년의 수명으로 꿈과 현실에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했다.눈치 빠른 송지원은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고 바로 법사에게 금과 사찰을 한 채 기증하고, 무릎 꿇고 감사 인사를 올린 뒤 떠났다.송지원은 온다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꿈이 뭐가 중요해. 현재 우리가 함께 있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고, 다음 생에도 함께하면 되는 거지.”온다연은 송지원의 품을 파고들더니 손가락으로 가슴 언저리를 쿡쿡 찔렀다.“그런데 꿈에 나은별도 나왔단 말이에요. 아저씨랑 결혼하겠다고 해서 내가 얼마나 속이 상했는데...”유강후는 온다연의 등을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꿈에서도 그렇게 얄밉게 굴었어? 그래서 다연이 너는 어떻게 했는데?”꿈을 다시 떠올리던 온다연은 화가 난 듯 씩씩거렸다.“당연히 내가 먼저 선수를 쳤죠. 대학 졸업하고 바로 아저씨 냉큼 채가서 결혼했더니 꼬리 내리고 도망치던데요?”유강후는 온다연의 귓가에 대고 웃음을 터뜨렸다.“어떻게 나를 채간 건지 알려줘.”온다연은 그제야 말실수했다는 걸 알아차렸고 얼굴을 잔뜩 붉힌 채로 스멀스멀 품에서 빠져나갔다. 하지만 유강후는 온다연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고 더는 도망갈 구멍도 보이지 않았다.“빨리 말해줘. 어떻게 날 확 낚아챈 건지 듣고 싶어.”온다연은 어쩔 수 없이 뜨거워진 얼굴에 부채질하며 꿈속의 얘기를 이어갔다.그러자 꺼지던 불씨에 다시 불이 활활 붙었고 두 사람은 오후 내내 사랑을 이어갔다.예쁜 노을이 호수에 비쳐 사방이 빨갛게 물든 천원군의 저녁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송지원은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챙기고 있는데 비서가 허겁지겁 달려왔다.“셰프가 교통사고를 당해 현재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라 합니다.”송지원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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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7화

비서 대신 옆자리 직원이 입을 열었다.“지원 씨, 저희도 경찰에 신고했었습니다. 그런데 고작 며칠 갇혔다가 다시 나와서는 아이와 아내를 더 가차 없이 폭행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뒤로는 아예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 때렸다고 하는데 아이 한 쪽 귀가 이제 들리지도 않는대요...”“참 딱한 아이죠. 이제 부모 둘이 다 죽었으니 보육원으로 보내지려나...”직원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뒷말을 맺지 않았다.송지원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지금은 경찰에 제출된 상황인가요?”비서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네네. 경찰이 상황 수습에 나섰는데 아이는...”송지원이 말했다.“아이는 이쪽으로 데리고 와요. 내가 당분간 돌볼게요.”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는 6살 남짓해 보이는 여자아이를 데리고 왔다. 아이는 나이에 비해 체구가 아주 작고 머리카락도 제대로 손질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아직 여름철도 아닌데 얇고 낡은 원피스 한 장만 입었고 원피스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여자아이는 신발도 없이 맨발 차림이었는데 발바닥에는 마른 피딱지가 보였다.얼굴 곳곳에 묻은 흙먼지와 홀쭉 파인 두 볼, 얼굴에는 검은 포도송이 같은 두 눈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나 두 눈에는 처음 보는 사람과 장소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었다.아마도 제 가족이 죽은 걸 직감한 건지 아이는 한마디 말도 없이 어른의 뒤를 졸졸 따랐다.송지원은 한숨을 푹 내쉬며 허리 숙여 아이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아이는 송지원을 보고는 급히 비서의 뒤로 몸을 숨겼다.그때, 온다연과 유강후가 이쪽으로 걸어왔다.아이는 온다연을 보고는 빠르게 온다연의 뒤로 몸을 숨겼고 무슨 말을 해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송지원은 사람을 불러 아이를 씻기고 깨끗한 옷을 갈아입히게 했다.아이가 떠나고 송지원은 사람들에게 아이 상황을 대략 설명했다.다들 딱한 아이 사정에 표정이 어두웠지만 온다연은 아예 눈물까지 글썽였다.아이는 온다연의 과거와 많이 닮아 있었고, 온다연의 빨간 눈시울을 보며 유강후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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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8화

애써 울음을 참는 온다연을 보며 유강후는 가슴이 찢겨졌다. 그동안 유강후는 온다연 과거 상처를 지워줄 수만 있다면 하늘의 별도 따주고 싶었다. 그러니 아이를 입양하는 건 온다연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유강후는 온다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이 네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나도 좋아. 처음 본 아이지만 나도 마음이 많이 가네.”“난 아이를 정식으로 입양하고 싶은 거예요. 우리 아이들처럼 키우고 싶어요...”온다연은 목이 메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너무 과분한 행동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유강후는 고개를 숙여 눈물이 고인 온다연의 눈가에 뽀뽀했다.“울지 마, 다연아. 우리가 입양하는 건 아무 문제도 없어. 다희와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다희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도 있고, 우리 아이라 생각하고 키우면 돼.”뜬금없는 소리에 유강후가 반대할 거로 생각했지만 유강후는 예상과는 다르게 빠르게 승낙했다. 유강후가 해준 말에 감동한 온다연은 바로 유강후의 품에 꼭 안겼다.“고마워요, 아저씨. 이번 한 번만 제 욕심대로 하고 싶어요.”유강후는 온다연의 등을 토닥였다.“우리 다연이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도 돼. 네가 뭘 하든 난 네 편일 테니까.”온다연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역시, 우리 아저씨가 짱이에요.”“남편이 아내 말 잘 듣는 게 뭐가 대단한 일이라고. 우리 이제 그 아이 보러 갈까?”두 사람은 아이를 품에 안아 옆자리에 앉혔고 디저트와 간식을 손에 쥐여주었다.아이는 성인 남자를 많이 두려워했고 유강후가 옆에 오기만 해도 몸을 부들부들 떨며 온다연의 품을 찾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정아도 찾아오고 상황을 전해 듣고는 아이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그리고 임정아 역시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잠시 의논 끝에 온다연과 유강후가 아이를 돌보기로 했다. 아이는 장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온다연은 경원시에서 거주하고 있고 가문에 병원도 있으니 치료를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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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9화

아이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빤히 단오를 쳐다보고 있었고 말을 이해했는지 아닌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단오는 아까 부모님한테서 아이의 청각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미리 전해 들었고, 목소리를 조금 높여 고양이와 놀고 있는 다희를 가리키며 말했다.“앞으로 다희처럼 누가 괴롭히면 바로 갚아주는 걸 배워.”그때, 임동현이 도착했고 처음 본 어린아이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 했다. 그러나 단오가 바로 그 손길을 내치며 말했다.“내 동생 건드리지 말고 네 동생이나 찾아가.”“아, 참. 넌 여동생은 없고 남동생만 있었지? 그럼, 남동생이랑 재밌게 놀아.”임동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넌 네 형이랑 아주 똑같아. 정말 재미없는 녀석이라니까.”한이준도 이곳으로 걸어와 아이를 만나려 했고 깜짝 놀란 아이는 단오의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자 단오도 서둘러 온몸으로 아이를 막아주며 말했다.“삼촌, 제 여동생이 부담스러워하니 아드님과 함께 이만 가주세요.”겁에 질려 부들부들 떠는 아이를 보며 한이준도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었고 몸을 돌려 유강후를 향해 말했다.“네 아들은 정말 너랑 판박이네. 또래 아이처럼 귀여운 맛이 하나도 없어.”그러자 유강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 아들이니 나를 닮지, 너를 닮겠어? 싱거운 소리하긴.”이에 한이준이 헛웃음을 내쉬며 말했다.“딸 하나 더 생겼다고 으스대긴.”그 말에 유강후가 한이준을 흘겨보며 말했다.“난 있지만 넌 없잖아. 평생 부러워하며 살아.”한 방 먹은 한이준은 바로 임혜린을 찾아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여보, 우리도...”임혜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하다 하다 별걸 다 따라 하려고 그래요? 우리 집 두 사고뭉치로는 부족해요? 겨우 하루 조용하게 지내니 또 별생각을 하네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돈 좀 챙겨주고 사람 시켜 돌보는 그런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한이준은 입을 삐죽였다.“그냥 말도 못 해보나.”“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고,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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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0화

아이 입양을 결정하고 온다연은 바로 부모님께 연락드렸다.부모님도 온다연의 결정을 응원했고, 하던 일도 멈추고 H국을 찾아 손녀를 위한 파티를 열어주겠다고 했다.하지만 온다연은 아직 아이가 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파티를 미뤘다.온가희의 문제로 원래 천원군에서 3박을 하려던 일정은 이틀로 줄어들었다.이튿날 저녁, 유강후와 온다연은 세 아이와 함께 경원시로 돌아갔다.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어느새 또 가을이 되었다.1년 뒤, 송지원은 더 멀고 동떨어진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다.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교통도 불편하고 경제도 제자리걸음이었다. 제대로 된 철도 하나 없어 마을 사람들은 옆 도시로 가려면 몇 시간의 버스를 타야 했다.이러한 단점들을 제외하면 단 한 가지 장점이 있었는데, 바로 눈에 닿는 모든 곳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던 것이었다.봄이 되면, 산과 뜰에는 핑크빛 꽃으로 물들었고 꽃밭에 있으면 마치 천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여름에는 가장 높은 기온이 30도를 넘기지 않아 피서지로 적격이었다.겨울에는 사방이 눈으로 뒤덮여 있고 마치 얼음 세계로 온 듯 풍경이 아름다웠다.이곳은 주변이 모두 산이고 주거지들도 잇닿아 있지 않고 조금씩 동떨어져 있었다. 가끔은 몇십 리를 운전해도 마을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산지 특성상, 새로 길을 닦는 건 더더욱 까다로운 문제였다.송지원이 발령받은 지 반년쯤 지났을 무렵, 인터넷에 한 편의 영상이 올라오며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다.끝이 보이지 않는 벚꽃 숲을 배경으로, 고전 의상을 입은 한 여인이 말을 타고 숲을 가로지르는 장면이었다.여인은 새하얀 옷차림에 얼굴을 하얀 베일로 가린 채, 아련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거침없이 달리는 말 위에서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고, 벚꽃 사이를 빠르게 누비는 모습은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하지만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만든 건 바로 그 벚꽃 숲이었다.수십 리에 걸쳐 이어진 벚꽃 숲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드넓었고, 웅장하면서도 아련한 낭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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