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는 하교 시간에 온가희를 기다리지 않고 한 시간 먼저 혼자 떠났다. 조금이라도 그녀의 관심을 끌고 싶었지만 온가희는 그의 이런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심별하를 다정하게 부르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있었다.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던 그는 끝내 음식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내가 배고픈지 아닌지는 너랑 상관없어. 그리고 나는 네 동생도 아니고 너처럼 바보 같은 누나도 없어. 함부로 부르지 마.”단오는 평소보다 훨씬 날 선 말투로 쏘아붙였다. 그토록 차갑게 말한 적 없었기에 온가희는 충격에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애써 눈물을 삼키며 낮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 앞으로 동생이라고 부르지 않을게. 내가 바보라는 거 알아. 너도 날 누나라고 부르지 않아도 돼. 더는 너를 괴롭히지 않을게.”그렇게 말한 온가희는 조용히 서재를 나섰다. 문이 닫히는 순간 단오는 문득 그녀를 부르려 돌아섰지만 이미 그녀는 떠난 뒤였다.단오는 자신이 너무 심하게 말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온가희를 찾으러 나가려 했다. 그때 장화연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도련님, 오늘 오후에 왜 가희 아가씨랑 같이 안 돌아오셨어요? 아가씨는 겁도 많고 귀도 잘 안 들리잖아요. 혼자 돌아오면 무서웠을 텐데 다행히 심 시장의 손자분이 데려다주셨어요. 안 그랬으면 오늘도 몰래 울었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단오의 표정이 확 바뀌며 고개를 들었다.“심별하가 데려다줬어요?”하지만 장화연은 소년의 미묘한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 말했다.“네. 심별하는 정말 괜찮은 친구더라고요. 예의도 바르고, 싹싹하고, 인간관계 다루는 법도 알고... 어쩐지 옛날 장군님 같은 품격이 느껴졌어요. 평소에도 가희 아가씨를 잘 챙겨주고 마치 친동생처럼 아껴줘요. 아가씨가 그러시더라고요. 며칠 뒤 집에서 바비큐 파티를 여는데 심별하를 꼭 초대하고 싶다고요.”그 말에 장화연이 덧붙이려 하자 단오는 매서운 눈빛으로 말을 끊었다.“온가희는 제 누나 아니에요.”단오는 주먹을 꽉 쥔 채 소리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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