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림은 어른스럽게 상황을 정리한 강아름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이 들어 그녀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었다.“우리 싸우지 않기로 약속했잖아?”강아름은 입술을 삐죽이며 불만을 토로했다.“걔가 먼저 시비 걸었어요.”그때 디저트가 나왔고 강아름은 금세 기분이 풀린 듯 환호성을 지르며 포크를 들었다.강우림은 그녀가 들뜬 얼굴로 디저트를 즐기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이 무거워졌다. 떠날 시간이 가까워져 올수록 불안함이 짙어졌다.그는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 비서 로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로운, 다희가 다니는 학교 학생들의 가정 환경을 전부 조사하고 문제 학생들은 모두 파악해서 학교에서 제명시켜 주세요.]잠시 망설이던 그는 다시 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근처 학교 학생들도 모두 조사해 주세요.]메시지를 보낸 직후 강아름의 시선이 반대편 쇼핑몰의 전광판에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눈을 떼지 못한 채 화면이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강우림도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갔다.화면 속에는 18, 19세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새하얀 정장을 입고 거대한 무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의 뒤로는 하늘을 가득 메운 흰 비둘기들이 날아올라 마치 환상 속 장면처럼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강우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다희...”강아름은 아무 말 없이 전광판을 바라보며 별빛이 깃든 듯한 눈빛으로 매료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무언가를 좋아할 때 짓는 너무도 익숙한 표정이었다.강우림은 억지로 그녀의 얼굴을 돌려 물었다.“강아름, 뭘 그렇게 보고 있어?”강아름은 정신이 들었는지 눈을 깜빡이며 다시 전광판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이미 화면은 바뀌어 있었고 그녀는 살짝 아쉬운 듯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아깝네요. 1분밖에 안 했어요. 저 사람 임민수예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죠...”그 말을 듣는 순간 강우림은 속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그녀가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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