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원은 찜 요리와 계란찜을 바구니에 담아 갈고리에 걸고 밧줄을 천천히 당겼다.곧 위층에서 반응이 있었다.커튼이 살짝 움직이더니 바구니가 잽싸게 위로 올라갔다.잠시 후 임정아가 커튼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밀었다가 송지원이 아래에 서 있는 걸 보자마자 재빨리 몸을 숨겼다.밧줄도 빠르게 끌어올려졌고 이내 위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송지원이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할아버지였다.전화를 받자마자 쩌렁쩌렁한 꾸중이 들려왔다.“이놈아,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대체 수아한테 뭘 했길래 수아가 나한테까지 전화하게 만든 거냐?”송지원은 당황해 어리둥절했다.“할아버지, 별일 없었어요. 저희 괜찮아요. 정말이에요.”“거짓말하지 마.”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수아가 네가 괴롭힌 건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모를 줄 알아? 그 아이가 거짓말을 못 하는 걸 내가 몰라? 겨우 화해해서 이혼 안 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 또 무슨 일 벌이려고? 내가 화병 나서 쓰러져야 속이 시원하겠냐?”“정말 아니에요 할아버지.”송지원은 급히 해명했다.“수아 혈당이 너무 높아서 의사 말로는 단 음식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냥 당분 섭취 좀 조절한 거예요.”“당 조절?”할아버지는 듣자마자 더 화를 냈다.“우리 때는 조절 같은 거 없어도 다 잘만 낳고 잘 살았어. 수아는 지금 출산이 코앞인데 무슨 당이니 조절이니 하면서 사람 기를 죽여? 당장 본가 서재로 와. 나도 수황도에서 출발할 거니까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널 어떻게 혼내는지 보자.”“아니에요, 할아버지. 저희 진짜 안 싸웠어요.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굳이 오실 필요까지는 없어요. 이렇게 왔다 갔다 하시면 오히려 건강에 안 좋으세요.”“이제 와서 내 건강 걱정은 된다는 거야?”할아버지는 호통쳤다.“정말 내 건강 걱정했으면 손녀딸한테 더 잘했어야지. 내 증손자한테 무슨 일 생기기만 해봐. 그땐 정말 가만 안 둘 거다.”“지금 당장 송씨 가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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