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시연이 한 거였다.SKY전원주택단지로 막 이사 왔을 때만 해도, 밥 먹을 때마다 시연은 꼭 투덜거렸었다. 유건은 그런 시연의 말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잠깐만, 뭐 있는지 볼게.”유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이 근처엔 외국인도 많았지만, 음식 재료는 전반적으로 서양식에 가까웠다. 부엌엔 쌀은 있어도 반찬거리가 별로 없었다.감자, 토마토, 달걀뿐.“밥 짓고, 감자채는 식초에 볶고, 토마토랑 달걀은 같이 부치고, 스테이크 하나 굽자. 어때?”말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조합이었다.시연이 꿀꺽 침을 삼키고 있을 때, 민환도 시연을 향해 눈을 반짝였다.“형수님? 얼른 대답하세요.”“네, 좋아요.”시연이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듣기만 해도 맛있을 것 같아요.”“듣기만? 그게 무슨 뜻이야?”유건이 코웃음을 쳤다.“먹어본 적 없나 보네.”“히히, 먹어봤어요.”시연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유건의 커다란 티셔츠가 헐렁하게 흘러내렸다. “나도 도와줄게요.”“하지 마.”유건이 단호하게 잘랐다. 시연은 막 물에 들어갔다 나왔고, 몸이 아직 약했다.“너 그 손으로 감자 깎으면 감자 반은 없어질걸? 저기 난로 옆에 가서 앉아 있어.”“네...”“제가 할게요!”민환이 손을 번쩍 들었다.“형수님은 쉬세요. 저 감자 껍질 진짜 잘 벗겨요!”“그래요. 그럼 부탁해요.”시연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둘이 일부러 나 배려하는 거잖아...’유건이 다시 시연을 보며 말했다.“생강차 다 마셔. 한 방울도 남기면 안 돼.”“알겠어요.”‘내가 애도 아니고... 저런 잔소리를 해.’시연은 컵을 들어 생강차를 한 모금 마셨다. 식을 대로 식었지만, 오히려 그게 딱 마시기 좋았다....부엌 안에서는 유건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볶음이 끝나고, 스테이크가 구워지고, 밥이 막 뜸을 들였다.유건이 밥 한 그릇을 퍼 시연 앞에 내밀었다.“먹자.”“네.”시연이 눈을 가늘게 뜨며 향을 맡았다.“역시 밥 냄새가 제일 좋아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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