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지하는 조금 피곤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아가 옷방으로 가기도 전에 그녀의 어깨에 몸을 기대었다.“얘기하면서 좀 먹었어.”진아는 그제야 지하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걸 알아챘다.“배는 좀 채웠어? 부엌에 국 있는데, 한 그릇 먹을래?”‘술자리에서 밥이 제대로 넘어갔겠어?’지하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한 그릇 먹을게.”“내가 데워 올게.”진아는 지하를 살짝 밀며 물었다.“옷만 갈아입고 내려올 거야, 아니면 씻고 올래?”“옷만 갈아입고 올게.”“응, 알았어.”...지하가 내려왔을 땐, 진아가 막 데운 국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지하는 뜨거운 국을 한입 떠넣고 나서야 몸 구석구석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고마워, 여보.”진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뭘 고마워해, 내가 끓인 것도 아닌데. 그냥 데운 거야.”“그래도 수고했잖아.”지하는 진아의 손을 잡았다.“나랑 결혼 안 했으면 이런 거 안 해도 됐을 텐데.”“참, 당신 말도 참 웃기다. 내가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처럼 들리잖아.”진아는 어깨를 으쓱했다.‘나도 이제 어른이잖아. 부모님 도와야지.’사실 결혼하고 나서는 예전보다 집안일이 줄어들긴 했다.그리고, 요즘은 일이 좀 많았다.고씨 가문 일로 지하가 고생하는 걸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게다가 지하와 유건은 워낙 친형제 같은 사이이고, 진아와 시연이 가까운 영향도 없진 않았다.조이마저도 지금 진아의 집에 머물고 있으니까.“저기...”지하가 거의 다 먹을 즈음, 진아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GP그룹, 요즘 어때?”“응.”지하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귀찮은 일은 여전해. 그 고승하라는 사람, 사업 감각이 전혀 없어. 지한이 있어서 그나마 버티는 중이지. 유건은 언제 돌아오려나 모르겠다.”그 부분은 지하의 친구들도 잘 몰랐다.CA국 쪽과 연락이 끊긴 지 오래라서.유건은 말할 것도 없고, 시연은 메터지강에 뛰어든 그날 이후 핸드폰도 잃어버려서 진아가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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