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승하가 손을 들어 뺨을 감싸 쥐었다.“아...”승하가 그대로 울음을 터뜨렸다.“젠장! 고장민이랑 심화연, 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아...”유건은 울고 있는 승하를 보며, 예전에 승하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승하는 다시 고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고, 피를 잇는 자식으로서 인정받고 싶어 했다.그리고 그날, 유건 어머니의 묘비 앞에 홀로 서서 절을 올리던 그 모습까지...창백하게 질린 승하의 얼굴을 보며 유건의 마음속에서 무거운 의문들이 쌓여갔다.결국 입을 열었다.“네 몸... 왜 그래?”“응?”승하가 손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들었다.“나 말이야?”아직 눈물 자국도 마르지 않은 얼굴로, 승하가 웃었다.“봤어? 나 말이야, 곧 죽어. 고장민이랑 심화연이 사람 짓을 안 한 벌, 다 나한테 떨어졌지. 하하하...”유건은 시선을 거두고 뒤돌았다. 가슴 한쪽이 묵직하게 내려앉아 답답했다.이제 유건은 떠나도 됐다.레오가 불러온 변호사가 이미 모든 서류를 처리해 놨고, 기사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렇게 문을 나서는데, 거기 또 한 사람이 있었다.바로 고장민이었다.“유건아!”유건은 차갑게 눈을 들어, 자신에게 달려오는 그 노인을 바라보았다.그렇다. 노인이었다.며칠 보지 않았을 뿐인데, 고장민은 눈에 띄게, 놀랍도록 급격히 늙어 있었다.유건 앞에 선 고장민은 어디에다 시선을 둬야 할지 몰라서 어색하고 비틀거리는 모습이었다.“그... 너, 너... 잘 있었냐?”유건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당신이라면, 들어가서 고승하 안 만날 거야. 당신 안 보면, 고승하가 며칠은 더 버틸지도 모르잖아.”그 말만 남기고, 유건은 더 말하지 않았다.뒤돌아 걸었다.고장민은 그 자리에 멍하니 굳어 섰고, 그 한순간 사이에 또 열 살은 늙어버린 것처럼 보였다....“왜 이렇게 안 오지?”별채 안에서, 부명주는 시연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시연은 아침부터 연락받았다.오늘 유건이 돌아온다고.하지만 어느덧 거의 정오였다.마침내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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