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이 한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시연은 은범이랑 약속이 있었다.마침,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시연은 핸드폰을 살짝 들어 보여주며 말했다.“저 데리러 온 사람이에요. 부 대표님, 편하게 계세요. 저는 먼저 갈게요.”“그래요, 조심히 가요.”지하와 시연이 잠깐 인사를 나누는 동안, 진아는 소파에 기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지하가 다가와 진아 옆에 앉았다.손등의 온도를 확인하고, 차갑지 않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진아의 손을 잡았다.“이 시간에 자면, 밤에 잠 못 자서 더 불편해져.”“응...”진아는 낮게 소리를 내며 하품했다.“자진 않았어. 그냥... 졸려.”진아의 말에, 지하의 눈빛이 환하게 빛났고, 눈동자 끝에 별빛이 도는 듯했다.“듣기로는, 임신한 사람이 쉽게 졸리다던데.”지하는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진아의 배에 손을 올렸다.“수고가 많아, 당신.”임신은 여자만 고생하고 남자는 앉아서 누리는 거라는 말이 있다.그건 사실이었다. 배려하는 남편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고생이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었다.지하는 진아를 살짝 일으켜 자신에게 기대게 했다.너무 졸리면 밥도 못 먹을까 봐, 조금이라도 정신이 들게 하려는 듯했다.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3개월 지나야 필요한 검사들 할 수 있잖아. 검사할 때... 매번 내가 같이 갈게.”진아는 지하 품에 느긋하게 기대며,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굳이 반박하지도 않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지하는 또 말했다.“당신, PT라도 붙일까? 임신해도 적당히 운동해야 한다고 하던데.”진아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조금만 기다리지? 아직 3개월도 안 됐어. 위험한 시기라 함부로 움직이면 안 돼.”“아, 맞다.”지하는 금방 깨달은 듯 이마를 톡 쳤다.“내가 깜빡했네. 내가 바보지.”진아는 팔꿈치로 지하 옆구리를 톡 쳤다.“망고스틴 먹고 싶어. 당신이 까서 줘. 요리사 말고, 당신이.”“알았어.”지하가 부드럽게 웃으며 일어섰다.지하가 막 일어선 순간, 핸드폰이 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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