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소미야...”딸의 시선을 마주한 순간, 장미리는 순간적으로 눈을 피했다.‘이럴 수가... 진짜였어?’소미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소미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장미리의 표정이 이미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 충격은 너무도 컸다.소미는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났다.“엄마, 엄마...!”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장미리를 가리킨 채, 소미의 눈이 시연을 향했다.‘지시연은... 날 얼마나 비웃고 있을까? 얼마나 통쾌하겠어.’소미가 그토록 믿었던 ‘마음을 다해 서로 사랑하는 부모’란 말이, 이 순간 완전히 허상으로 무너졌다.“하... 하하하...”분노와 절망이 한꺼번에 덮쳐오자, 소미는 눈앞이 어지럽고, 숨이 막힐 듯 아찔해졌다. 순간, 그녀는 그대로 힘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졌다.“소미야!”“소미 씨!”유건은 시연을 뒤로한 채 뛰어가 소미를 안아 들었다.“선생님! 선생님 좀 불러주세요!”유건은 소미를 안고 병실을 빠져나갔고, 그 순간까지도 시연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시연은 병실 한가운데, 홀로 서 있었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아주 작게 웃었다.‘결국, 이렇게 되는 거구나.’병실은 아수라장이었다.지동성은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이송됐다.병원 측에서 내민 모든 동의서에는 시연이 보호자 자격으로 서명했다.‘이번엔, 진짜 못 일어나는 걸까?’‘지금 이 상황이... 아버지의 말대로, 그 ‘업보’라는 거겠지.’시연의 어머니를 배신했던 지동성, 그 대가를 이제야 치르는 건지도 모를 일이었다.시연이 모든 일을 처리할 때까지도, 유건은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릴 필요 없겠지.’유건이 지금 돌아오지 않는 건, 소미 옆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시연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소미는 다행히 금방 깨어났지만, 상태는 좋지 않았다.그녀는 하염없이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왜... 왜 하필... 나...”유건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소미의 어머니는 바람, 유산...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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