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우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키를 낮춰 시연을 껴안았다.이미 누나보다 한참은 큰 키, 넓어진 어깨.“우주 꼭 열심히 할게.”“응...”시연은 목이 메어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 누나는 믿어. 기다릴게...’더는 붙잡을 수 없었다.정민환과 최예민이 우주의 짐을 챙기며, 보안검색대로 향했다.마지막 순간, 우주가 뒤를 돌아 시연을 바라봤다.그 눈동자엔 설렘과 아쉬움이 함께 담겨 있었다.“우주야!”시연은 까치발을 들어 손을 흔들었다.“잘 다녀와! 조심히 가!”우주는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그 뒷모습은 점점 작아졌고, 끝내 사라졌다.시연은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리고 결국, 진아의 품에 고개를 묻고는 울음을 터뜨렸다.그동안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함께한, 14년을 함께 살아낸 동생이었다.‘이제 우리 우주를... 정말 보내는구나...’진아는 시연을 꼭 안고 가만히 등을 두드렸다.지금은 아무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그때,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을 보니, 우주였다.메시지를 열자, 우주가 비행기 좌석에 앉아 찍은 셀카가 있었다.해맑게 웃으며 브이 자를 그린 사진.“푸흣...”시연은 눈물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이 녀석... 진짜 못 말려.’진아가 시연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우주, 분명 잘 지낼 거야.”성빈과 진아가 시연을 데리고 공항을 나섰다.그리고 바로 그때, 유건이 숨이 턱까지 차오른 채, 공항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남자의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셔츠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그리고 미친 듯이 VIP 출입구를 향해 달려갔다.팔목의 시계를 본 순간, 유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망했다... 놓쳤어.’그 순간, 출구에서 시연이 나왔다.“여보!”유건은 잠시 그 자리에 멈췄다가, 곧장 시연에게 달려갔다. 늘 단정하고 여유 있는 유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완전히 숨이 찬, 땀투성이의 남자였다.그는 거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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