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은 마침내 서여국에 도착했다.그는 단 한 번이라도 봉구안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왜 형과의 약속을 저버렸는지, 왜 자신을 버렸는지 묻고 싶었다.궁인의 안내를 받아 어전에 들어섰을 때, 단정은 마침내 그녀를 보았다.하지만 가슴속에 담아왔던 원망의 말들은 끝내 삼킬 수밖에 없었다.코끝이 시큰해지고, 눈가가 뜨거워졌다."그들이 모두 저를 속이고 있었어요…"봉구안은 그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알지 못했다.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담담했다."다리는 좀 괜찮아졌니?"단정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은 여전히 어릴 적 그대로였다.작고 연약한, 형의 뒤에 숨어 있던 아이."저… 너무 외로워요.""형이었다면, 절대 저를 혼자 두지 않았을 거예요…"봉구안은 숨김 없이 말했다."네 형이라도 평생 너 곁에 있어줄 순 없어. 단정, 너는 이제 성장해야 해. 자유각을 너에게 남겨줬잖아. 그걸로 충분하지 않니?""설마 내가 네 곁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돌봐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단정의 얼굴에 일순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양팔을 힘없이 늘어뜨린 채, 주먹을 살짝 쥐었다."전 그냥… 형수님을 보러 왔을 뿐이에요.""형수님이 어디 있는지,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었어요.""귀찮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정말로…""형이 죽은 뒤, 저한텐 이제 형수님밖에 남지 않았어요.""형수님은 이제 저를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전 다시는 버려지고 싶지 않아요."봉구안은 그의 말을 들으며, 죽어가던 단회욱의 얼굴이 떠올랐다."임종 직전에 나는 네 형에게 너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어.""하지만, 돌본다는 건 널 키우겠다는 의미가 아니었어.""정말 필요할 때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게 손을 내밀어 주는 거지.""네 나이면 이미 가정을 이루고, 나라를 위해 일에 충실해야 할 시기야."단정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어요.""저도 빨리 가정을 이루고,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형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제가 대신 다 이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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