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 대신들은 모두 선제의 심복이었다.조정의 중심을 떠받치는 기둥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그녀들은 각기 나이도 달랐지만 모두가 충성심에 가득 차 있었다."황제 폐하를 뵙기를 청합니다!"봉구안은 어전의 용상에 앉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에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전각 밖에 서 있는 대신들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그녀의 눈빛엔 흔들림 없는 결의와 함께 어딘가 서글픈 빛이 섞여 있었다."들여보내라."곧이어 몇몇 대신들이 차례차례 안으로 들어왔다.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중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온 호원아였다.봉구안은 손에 들고 있던 상소문을 내려놓고, 대신들을 한 차례 훑어보았다."무슨 일인가."호원아가 고른 숨을 내쉬며 말했다."폐하, 신은 이미 오 대인께서 왜 목숨을 끊으셨는지 알아냈습니다."호원아의 숨소리는 안정되어 있었다.상처는 심각해 보였으나 내상은 그리 깊지 않은 듯했다.이어 다른 대신들이 입을 모았다."오 대인은 서여국의 사직을 지키고자, 자신의 죽음으로 황제 폐하께 이 나라에 남아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봉구안은 말없이 그들의 말을 들었다.그 눈빛은 한없이 고요했다.호원아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봉구안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신은 죄인입니다. 신이 이 지경이 된 것도, 황제 폐하를 지키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다른 대신들도 호원아가 처벌당할까 염려하여 급히 거들었다."폐하, 호 장군 또한 오 대인과 다름없이 모두 서여국을 위한 뜻이었나이다!""폐하, 만일 폐하께서 서여국을 떠나신다면, 신들 또한 오 대인처럼 목숨을 끊을 것입니다!""그렇습니다. 신들은 죽을 각오로 지금 폐하 앞에 나아왔나이다!"그녀들은 하나같이 비수를 꺼내어 자신의 가슴께를 겨눴다.하지만 봉구안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녀의 눈빛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보아하니 너희는 미리 짜고 짐을 협박하려는 것이로구나."호원아는 서둘러 부인했다."어찌 감히 황제 폐하를 협박하겠나이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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