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왕이 왕좌 위의 남강왕에게 성큼 다가섰다.남강왕은 이미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는지 벌떡 일어나 절규했다. “소황과 담대연이 짐을 속였도다…!”쉭!한 줄기 검광이 번개처럼 번쩍였다. 순간, 남강왕의 머리가 바닥에 굴러떨어졌다.전각 안의 남강 대신들과 호위들은 모두 얼어붙었다. 놀람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서왕을 바라보았다.서왕은 묵묵히 피 묻은 검을 거두어 칼집에 넣었다. 천천히 둘러보니, 이미 남제군이 전각을 장악한 뒤였다. 사방에서 그를 향한 눈빛에는 두려움과 분노, 원망이 뒤섞여 있었다.그는 간결하게 명했다. “항복하는 자는 살려 두어라.”그 말이 끝나자, 차가운 시선이 남강왕의 잘린 머리에 내려앉았다.그 한 사람 때문에 결이가 목숨을 잃을 뻔했고, 어린 나이에 중상을 입어 앞으로 몇 해는 약을 달고 살아야 했다. 또한 완부옥 역시 역적으로 몰려 사방을 떠돌며, 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한 칼에 베어준 것만으로도 이미 관대한 셈이었다.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서왕은 남방군을 이끌고 남강 본토를 완전히 제압했다. 일부 병력을 보내 소황의 대군을 추적하게 했다. 그 오만 병력이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오자, 서왕은 서두르지 않았다.자신에게 내린 황제의 명은 남강을 함락하고 현지에 주둔하는 것이었다. 동산국 문제는 장기양에게 맡겨진 일이었다.서왕은 결이를 데리고 잠시 완부옥의 저택에 몸을 맡겼다. 집 안에는 위험한 물건들이 많았으나, 결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혹여 소황이 다시 들이닥칠까 염려한 서왕은 적정을 살피기 위해 날마다 병사들을 나누어 기계로 만든 기계새를 타고 사방을 순찰하게 했다.그날 밤.서왕은 남강의 방어 배치를 신하들과 의논한 뒤, 결이를 유모에게 맡기고 호위들을 곁에 붙였다.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문을 열자, 곧바로 누군가의 손이 목을 움켜쥐었다.뒤따라 들어온 유화가 즉시 칼을 뽑으려 했으나, 서왕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물러나거라!”“전하…”유화가 말끝을 잇자, 시선이 닿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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