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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1화

사현진은 잠시 타향에서 옛 지인을 만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미 배고픔에 눈앞이 아찔할 지경이었고, 비틀거리며 말에서 내려 곧장 봉구안이 걸어놓은 솥으로 향했다. 솥 안에서는 고기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는데, 냄새가 고소했다.폐허 속에서 그 솥은 마치 다른 세상 물건처럼 이질적으로 보였다.동방세는 그가 누구인지 몰랐으나, 굶주린 짐승처럼 달려드는 꼴을 보고 곧장 막아섰다. 그러자 봉구안이 일어나 말했다.“이분은 동산국 태자이시다.”말을 들은 동방세가 눈을 크게 뜨며 팔을 내려놓았다. 곧장 사현진은 봉구안 곁을 스쳐 지나가 솥으로 달려갔다.그는 자신을 소개할 겨를도, 예법을 따를 여유도 없었다. 봉구안에게 인사조차 건네지 않은 채, 일단 고기를 집어 허겁지겁 먹어치웠다.원담이 그를 천옥에서 구해내며 말 한 필만 주었지, 먹을 것은 준비해주지 않았다. 그 탓에 사현진은 길 내내 굶주리며 달려왔다. 잠시도 멈출 수 없었다. 혹여 추격이 뒤따를까 두려웠기 때문이다.그제야 남제 황후를 보자 긴장이 풀렸다.……사현진은 나뭇가지를 젓가락 삼아 들고는, 들짐승처럼 게걸스럽게 고기를 먹어치웠다.옆에서 지켜보던 동방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봉구안에게 물었다.“정말 태자가 맞습니까? 한 나라 태자가 저리까지 행색이 남루할 수 있단 말입니까?”사현진의 몰골은 말 그대로 비참했다. 머리는 엉클어지고 옷은 온통 먼지투성이였으며, 수염까지 덥수룩했다. 눈빛마저 흐려져, 도망치는 난민이라 해도 믿을 만했다.특히 먹는 꼴은 말할 것도 없었다. 눈 깜짝할 새 솥 안 고기가 싹 사라졌다.동방세는 한숨을 내쉬며 원래 자신이 먹으려던 큰 전병 하나를 꺼냈다. 막 한입 베어 물려던 찰나,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다.고개를 들자, 사현진의 눈이 전병을 꿰뚫고 있었다.“…먹고 싶습니까?”동방세가 마지못해 물었다.사현진은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동방세의 미간에 핏줄이 솟아올랐다.“참, 예의도 없군요.”그러고는 전병을 내주었다. 사현진은 고기 한입, 전병 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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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2화

사현진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제게 권세가 없다면, 어찌 나라의 백성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이전에도 바로 그 권세가 없었기에, 원가와 원담을 지켜내지 못했다. 지금, 만약 그가 동산국을 남제에게 내어주어 버린다면, 동산국의 백성들 또한 지켜낼 수 없을 것이다. 남제가 과연 그 백성들을 가엾이 여겨 잘 대우해 준다는 보장이 어디 있단 말인가.사현진의 염려를 봉구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단호히 말했다.“폐하께서는 백성을 함부로 죽이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 점은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보증드릴 수 있습니다. 이 땅을 일구고 돌보는 이가 없다면, 머지않아 황량한 폐허가 될 뿐이니까요.”사현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 또한 알고 있었다. 담대연과 비교한다면, 남제 황제라 불리는 소욱은 훨씬 더 자비로운 군주라 할 수 있음을 말이다. 허나 일국의 존망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니, 그가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봉구안은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마른 빵을 조금 남겨두고, 동방세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그들에겐 아직 찾아야 할 진안이 남아 있었다.……사현진은 홀로 모닥불 곁에 앉아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점점 더 깊이 자신이 무력하다는 것을 절감할 뿐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도 적었다.한편.동방세는 사현진이 따라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곤 눈을 가늘게 뜨며 봉구안에게 웃어 보였다.“그 자, 과연 항복할 것 같소?”봉구안은 입술을 꾹 다물 뿐 대답하지 않았다.지금의 동산국은 비록 담대연에게 몰려 벼랑 끝에 몰렸지만, 그래도 뜻 있는 충신들이 남아 있었다. 황성이 무너진 그날, 백성들은 이미 황실을 어리석고 무능하다 욕하며 버렸다. 성을 버리고 도망친 황실은 더는 신뢰받을 수 없었다. 그 가운데 오직 태자 사현진만이, 아직 백성들에게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었다.항복이냐, 저항이냐. 나라의 황제로 남고자 하느냐, 아니면 스스로를 '매국의 반역자'라 불리게 되느냐… 결국 그의 마음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달려 있었다. 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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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3화

사현진은 멍하니 소욱을 바라보며 동공이 커졌다. 소욱은 입꼬리를 가볍게 비틀며 싸늘히 웃었다.“오늘날까지도 대주의 이름을 빌려 복국을 도모하는 자들이 있지 않느냐. 그런 자들을 내 어찌 경계하지 않겠느냐.”그는 훗날 소준연이 즉위한 뒤에도 이런 동산국의 잔당들을 뿌리 뽑아야 하는 수고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어떤 일들은 모름지기 초전부터 뿌리째 잘라내야 하는 법이었다.사현진은 이를 악물었다. “남제 황제께 간청드립니다. 부디 제 아이만은 살려 주십시오. 그 아이는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이입니다. 남제를 원망할 줄도 모를 것입니다.”그의 아들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저 무사히 자라나길 바랄 뿐이었다. 남제 황제 또한 자식을 둔 아버지이니, 설마 그토록 가혹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싶었다.허나 소욱의 태도는 단호하였다. “아이에게 원한이 없더라도, 곁의 어른들이 그에게 증오와 복심을 가르칠 터.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한 치의 허점도 없는 만전이다.”사만진은 생각지 못했다. 남제 황제가 이토록 가혹하다니. 그러나 상대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 특히 담대연의 선례가 있지 않은가.이미 멸망한 지 오백 년이 넘은 대주에도 역모의 불씨가 남아 있었는데, 하물며 이제 막 멸한 동산국이라면 두말할 것 없을 것이다.한참 침묵한 끝에, 사만진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맹세하겠습니다. 남제가 동산국을 평정한 날, 우리 사씨 황족은 모두 자결하겠습니다…”“허.”소욱이 냉소하며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자결이라? 그것으론 부족하다. 나의 뜻을 아직 듣지 못한 모양이구나.”사현진은 어리둥절했다. 남제 황제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사씨 황족이 대를 잇지 못하고 사라진다 한들, 그로써도 의심이 풀리지 않는단 말인가.순간,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번뜩이는 생각이 스쳤다.“그렇다면 남제 황제께서 바라시는 것은… 백성들의 마음입니까.”소욱의 눈빛이 싸늘히 가라앉았다. “그렇다면, 태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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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4화

성벽 위에서 수백 명의 남강 병사들이 아수라장을 이뤘다.“어서! 어서 독화살을 쏴라!”“안 된다! 독화살로는 소용없다!”그렇다. 독화살로 하늘 높이 나는 적을 맞힐 수는 없었다. 더구나 저 기이한 남제의 기계새에 분산되어 탄 병사들을 운 좋게 맞힌다 해도, 고작 한 마리의 기계새에 탄 병사만 해칠 뿐 대군 전체를 멸할 수는 없었다.지금 이 형세는 남강군에게 너무나 불리했다.병사들은 성벽 위에서 날아오르는 기계새들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과 절망만이 스며들었다.“저토록 많은 기계새라니! 남제가 도대체 언제 이런 무기를 만들어낸 것이냐!”어찌하여 오랫동안 국경에만 주둔하며 침입하지 않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모두 다 이 무기를 비밀리에 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어서 비둘기를 날려, 참모님께 급히 보고드려라!”하지만 방금 날아오른 전서구는 이내 날카로운 화살에 맞아 날개가 꺾이며 곤두박질쳤다. 성 위의 병사들은 숨을 죽이며 그것을 바라보았다.그런데 땅에 떨어지기 직전, 누군가 그것을 손으로 받아냈다.그 순간 병사들은 숨을 삼켰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북대영의 장수, 장기양이었다.장기양은 상처 입은 비둘기를 쓰다듬더니, 다리에 매어둔 전서통을 가볍게 떼어내 버렸다. 그리고 성 위의 적병들을 올려다보며 입가에 옅은 웃음을 머금었다.“성문을 스스로 열 것이냐, 아니면 우리 손으로 깨뜨려야겠느냐?”성 위의 남강 병사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식은땀이 흘렀지만 여전히 성을 지키려 버텼다.그때 누군가 고함쳤다.“참모님께서 말씀하셨다! 천하가 통일되면 우리 모두 왕후장상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싸워라!”“싸워라!”그들의 무모한 결연함을 보며 장기양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저 명을 내렸다.“명적을 울려라.”남제군의 신호 화살이 하늘을 가르자, 기계새들의 화살 진법이 발동하였다.남강 병사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찌 된 일인가! 저 남제의 기계새들이 자기들이 가진 것과 똑같았다!장기양이 마지막으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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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5화

담대연은 책상 앞에 홀로 앉아 바둑을 두고 있었다. 검은 돌과 흰 돌이 복잡하게 얽힌 바둑판 위에서 승부는 좀처럼 결판이 나지 않았다.급박한 군사 보고가 들려와도 그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차분한 기색으로 흰 돌 하나를 집어 올려 바둑판에 놓으며 물었다.“국사가 이끄는 대군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느냐?”뒤에 서 있던 장수가 공손히 예를 올리며 보고했다. “국사께서 독화살을 사용하신 탓에 동쪽 관문에서 약쟁이들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동애구 전체가 함락되어 버렸습니다. 저희 군은 이미 국사와 합류하여, 우선 동애구에 집결한 약쟁이들을 소탕한 뒤 대군을 성 안으로 들일 예정입니다.”담대연은 바둑판을 내려다보더니 눈빛에 연민을 띠었다. “소탕이라…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겠구나.”약쟁이들을 없애려면 불태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그 말을 들은 장수가 급히 만류했다. “참모님! 동애구의 약쟁이들 속에는 저희 남강의 장병들도 섞여 있습니다! 그들을 모조리 불태운다면, 우리 군사들까지 산 채로 타죽게 되지 않겠습니까!”담대연은 고개를 들어 장수를 부드럽게 바라보며 되물었다. “그렇다면 좋은 방책이 있느냐?”장수는 말문이 막혔다. 그 역시 차마 아군이 죽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남제 군세가 거세게 몰려오는 상황에서 병력이 턱없이 부족한 판국이었다. 동애구에 갇힌 남강 병사만도 근 2만 명, 참으로 아까운 전력이었다.잠시 망설이던 그가 조심스럽게 청했다. “참모님, 이곳에 약쟁이들의 독을 풀 수 있는 해독제가 있지 않습니까? 사람을 보내 해독제를 동애구로 운반하면 어떻겠습니까?”담대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동애구의 약쟁이들 속에는 양나라 군도 섞여 있다. 그 가운데서 우리 장병만 골라내는 일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위험도 크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동산국을 지켜 남제 군세를 막아내는 일이다. 우리에게는 병력이 절실하다.”“국사 휘하에도 아직 3만이 남아 있다.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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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6화

소무가 약쟁이의 독이 묻은 화살로 병사 하나를 상처 입히자, 진중은 삽시간에 대혼란에 빠져들었다.방금 전 동애구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과, 불에 타 죽지 못하고 약쟁이로 변한 동료들의 참혹한 최후를 똑똑히 목격한 이들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타향에서 공을 세우려던 막막한 심정, 남강의 땅을 빼앗긴 불안감, 고향 가족들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초조함까지... 그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 슬픔 섞인 울부짖음으로 변했다.일순간 진중은 들짐승의 우리처럼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어떤 이는 미친 듯이 도망치고, 어떤 이는 이미 독에 당한 병사를 붙들려 했으며, 또 누군가는 소무를 잡아 죽이려 달려들었고, 다른 이는 그를 지켜야 한다며 막아섰다. 그래도 그는 대주국 황실의 핏줄이 아닌가.소무는 겁에 질린 토끼처럼 팔다리를 휘저으며 뛰어다녔다. 손에는 여전히 독화살을 움켜쥔 채로, 혼란을 틈타 또 한 사람을 찔러 상처 입히고는 오히려 친절한 듯 소리쳤다.“아, 또 다쳤네!”그 순간, 눈앞에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이 나타났다.소무는 겁먹은 듯 히죽 웃으며 중얼거렸다. “숙부님...”소황은 그대로 손바닥을 휘둘러 소무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고개가 옆으로 꺾이며 뺨이 부어올랐다.“이 잡종 같은 놈!”소황이 악에 찬 목소리로 꾸짖었다. 그는 소무의 손에서 독화살을 빼앗아 그대로 꺾어 던져버렸다.이어 허리춤에서 작은 약병을 꺼내며 명령을 내렸다. “저 둘에게 해독제를 먹여라! 나머지는 원위치로 정렬하라! 화살 개수도 전부 확인하거라! 당장!”그의 단호한 지휘에, 방금 전까지 미쳐 날뛰던 장정들이 일순간 진정을 되찾았다.소황은 다시 소무를 움켜쥐었다. 목을 조여 나무에다 힘껏 밀쳐붙이며 윽박질렀다.“이놈아, 살고 싶지 않은 것이냐!”이어 호위에게 소리쳤다. “여봐라! 어서 칼을 가져오거라! 내 당장 이놈의 손을 잘라버릴 것이다!”얼굴이 반쯤 부어오른 소무는, 그 말에조차 겁먹은 기색 없이 씩 웃었다.“숙부님, 진정하십시오. 아까 얼굴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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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7화

소무는 단칼에 부인했다.“아? 전 모릅니다. 어찌 제가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숙부님, 저를 도둑놈 보듯 막으시니, 전 숙부님 곁에 가까이 갈 수도 없었습니다.”“게다가 제 몸엔 아무것도 없는데, 대체 무엇으로 해독약을 바꿔치기한단 말입니까?”소무의 변명이 줄줄이 이어지자, 소황도 잠시 믿을 뻔했다. 특히 마지막 말이 그럴듯했다.생각해보니 그렇다. 이 녀석 몸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약환 같은 게 있을 리 없었다. 바꿔치기하려 해도 쌀 없는 밥 짓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내부에 배신자가 있는 건가!'소황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예전에도 행군 시각을 적에게 흘린 자가 있었는데, 아직까지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군영 속에 숨어든 첩자가 해독약을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컸다.소황이 홀연히 주위를 훑어보았다. 특히 몇몇 장수들을 향한 시선이 매서웠다. 자신의 눈과 귀를 피해 약을 바꿔치기할 수 있다면, 그자의 무공은 보통이 아닐 터. 이때 담대연이 보낸 병사가 다가와 말했다.“국사님, 해독약 일은 뒷전으로 미루시지요. 지금은 우선 증원을 기다리고… 크억!”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황이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 스산한 눈빛이 병사를 꿰뚫었다.“너는 담대연의 사람이다.”“동애구로 들어선 이래 줄곧 우리 곁에 붙어 있었지. 말해라! 해독약을 바꾼 것이 너냐!”생각을 거듭해봐도 담대연의 혐의가 가장 짙었다.병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국사님… 저는 절대 아닙니다, 저는 결코…”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소황의 손아귀에서 목이 꺾이고 말았다.다른 장수들은 그 모습을 보고 모두 숨을 죽였다.‘국사께서 이번엔 해독약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려는 것인가?’‘저 사람도 죽였으니, 우리도 위험하지 않을까…’소황은 어둡게 웃으며 그들을 쓸어보았다. 겁에 질린 눈동자들과 마주하니 오히려 흡족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이후 치료대에 대해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다들 똑똑히 들어라!”“이 길을 오면서 누군가 우리 병력을 꺾으려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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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8화

원담은 먼 길을 달려온 듯 먼지투성이였고, 두 눈은 생기를 잃은 채 담대연을 바라보았다. 담대연은 그 모습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돌아왔구나. 피곤하면 먼저 가서 쉬어라.”원담은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 “태자를… 내가 풀어주었습니다.”담대연은 미소를 머금었다. “음, 알고 있다.”원담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런 반응이라니. 아예 상관없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계책을 숨겨둔 것입니까.”담대연의 입가에서는 늘 웃음이 떠나지 않아, 오히려 보는 이를 불안하게 했다. 그는 몸을 돌려 원담을 정면으로 마주했다.“내 짐작으로는 태자는 곧장 서쪽으로 향했을 것이다. 아마도 남제군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겠지.”원담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담대연이 담담히 말을 이었다.“지금의 결과만 보자면, 태자를 비롯한 사씨 황족은 동산국 백성을 버리고 다른 출로를 찾은 셈이다.”“원담, 아무래도 태자는 네 선의를 저버린 것 같구나.”원담의 얼굴은 싸늘히 굳었다. “헛소문일 뿐입니다. 그분은 그런 일을 할 분이 아닙니다.”담대연의 입술이 비릿하게 휘어졌다. “용서하거라. 난 그분을 헐뜯으려는 뜻은 없다. 다만 나는 과정이 아닌 결과만 볼 뿐이지.”그는 고개를 돌려 원담을 더 이상 보지 않고 곁의 수하에게 일렀다. “객실을 치워 원담이 머물 수 있게 하라.”그리고는 다시 원담을 향해 온화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때도 늦었으니, 우선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내일 황성으로 돌아가거라.”원담은 담대연의 속셈을 헤아릴 수 없어, 곧장 물었다. “공을 들여 잡은 이를 제가 풀어주었는데, 조금도 화가 나지 않습니까?”담대연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오히려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이미 말했듯 나는 결과만 본다. 결과가 내게 유리하다면, 어찌 과정에 매달리겠느냐.”“네가 태자를 놓아주었기에, 동산국 백성은 황실에 완전히 실망하게 되었다. 그것이 내게 해가 될 리 없으니, 오히려 고마워해야지…”“혹여 너 스스로 죄책감을 안고 벌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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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9화

동방세도 즉각 경계심을 드러내며, 봉구안을 따라 귀를 땅에 댔다. “과연 그렇소. 이 소리를 들어보니, 오는 자들이 상당히 많군.”그는 고개를 들어 봉구안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폐하께서 군사를 이끌고 회군하시는 것은 아니겠지?”봉구안은 고개를 저었다. “확실하지 않소. 조심하는 게 좋으니, 먼저 이 시체들을 처리해주시오. 나는 전방을 살피고 오겠소.”말을 마치자마자, 동방세가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발끝이 몇 차례 경쾌하게 땅을 딛더니, 민첩한 여우처럼 잔존한 성벽 위로 몸을 날렸다.밤의 어둠을 은폐막 삼아, 봉구안은 허물어진 담장 뒤에 몸을 숨기고 멀리서 정세를 살폈다. 과연, 대군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방향은 바로 이 폐허의 성으로 향하고 있었다.달빛에 비친 깃발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분명 남제의 군기가 아니었다. 봉구안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이내 성벽 아래로 몸을 내렸다.……동방세는 막 시체를 옮겨 근처에 숨기던 참이었다. 그는 봉구안이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자 곧장 물었다. “어때? 누구 군대인지 확인했소?”봉구안이 눈을 차갑게 모았다. “적군인 것 같소. 아군이 아니군.”동방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들고 있던 시체를 툭 내려놓으며 피식 웃었다. “그거 큰일이군. 자, 이제 선택해야지. 그냥 지켜보겠소, 아니면 선제공격을 하겠소?”그는 봉구안을 오래 알았던 터라, 그녀의 눈빛만 보아도 이미 결심을 굳혔음을 알아챘다.봉구안이 손가락으로 허물어진 성벽 위를 가리켰다. “우선 저 위로 시체들을 옮기시오.”“?”순간 그는 봉구안이 자신을 놀리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자신이 힘들게 시체를 다 숨겨두었는데, 이제 와서 다시 꺼내라니.하지만, 봉구안이 장수로서 전장을 경험한 것은 자신보다 훨씬 많았다. 억지로라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시체들을 성벽 위로 옮겼다. 봉구안은 그것들을 성벽 여러 곳에 분산 배치하고, 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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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0화

남제의 황후, 그녀는 과거 북방을 호령하던 맹 소장군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남강의 장수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후방을 지키는 자가 다름 아닌 맹 소장군일 줄이야.이미 입궁하여 황후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전장에 서있다니!소황의 눈동자가 움찔했다. “봉구안…!”그녀는 정말로 너무도 갑작스레 나타났다.들리는 소문으로는 봉구안이 막 아이를 가져서, 남제 황제가 서여국으로 보내 태교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 정보는 분명 확실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온 것일까? 만약 이곳에서 군을 거느린 자가 봉구안이라면, 이번 전투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셈이었다.하지만 소황은 봉구안과 맞서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다. 다만, 이곳에서 병력을 너무 많이 잃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그는 두렵지 않았지만, 다른 장수들은 달랐다. 장수들이 나서서 간언했다.“국사님, 그 맹 소장군… 아니, 지금의 남제 황후는 용병술이 신묘하고 계략이 끝이 없으니, 우리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국사님, 차라리 이쯤에서 군을 돌리심이 어떠합니까? 지금은 적군이 지키기만 하고 공격하지 않으니, 우리 병력은 보존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곳까지 와서 소황이 물러날 리 없었다.그는 차갑게 내뱉었다. “남제 황제가 그토록 중요한 한 수를 동산국 경내에 배치한 것은, 곧 남제 동방에는 더 이상 주력 대군이 없다는 뜻이었다. 즉, 이곳이 최후의 관문이란 말이지. 지금 당장 이를 뚫고 황후를 베어라!”말은 쉬웠지만, 아무도 호응하지 못했다. 장수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이었다.'국사께서 아직 상황을 모르신단 말인가? 저 여인은 바로 맹 소장군, 예전에 홀몸으로 북방군을 일으켜 세우고, 혼자서 만 명을 막아내던 전설의 장군이 아닌가!'강국 북연조차 그녀 앞에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런데 하물며 우리 같은 군세로 감히 그를 베려 하다니…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니, 그들에게는 북연에는 없던 무기가 있었다. 그 무기는 다름아닌 독화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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