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은 곧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길어야 며칠 안에 출산할 모양이었다.봉장미는 언니가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편전전에 머물게 하고, 태의들을 번갈아 불러 살폈다.두 황자들은 편전에 따로 두고, 봉 부인이 직접 돌보았다. 혹여 산모에게 부정이 닿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오늘 봉구안은 오랜만에 아이들이 있는 편전에 가 보려고 했다.문을 막 나서던 찰나, 그녀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시선이 앞에 선 사람에게 꽂혔다.이리 불쑥 나타난 자가 소욱이 아니면, 또 누가 될 수 있으랴.봉구안은 그 자리에 굳어 선 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소욱은 얼굴에 반가움이 번지더니 성큼 다가왔다.“폐하, 어찌…”말을 잇기도 전에 그는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네가 걱정되어서 잠을 이룰 수 없더구나.”허스키한 목소리에 눌러 담은 그리움이 묻어났다.그는 봉구안의 이마에 가만히 입을 맞춘 뒤, 조심스레 놓아 앉혔다.“날을 세어 보니 이제 곧 해산날이더구나. 지난번 황자들을 낳을 때, 나는 곁에 있지 못했지 않느냐.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하고자 왔다.”그는 줄곧 말을 이었고, 봉구안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오랜만에 마주한 그를 보니, 세월이 훌쩍 흐른 듯했다.다시 자란 수염, 한층 야위어 보이는 얼굴까지. 하지만 서른을 넘기고 불혹을 향해 가는 사내의 얼굴에는 침착함과 결단력이 더해져 있었다.이제 그들은 더 이상 남의 뜻에 쉽게 흔들릴 나이가 아니었다.설령 가장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어찌 되었든, 천 리를 달려와 봉구안의 곁을 지키겠다는 마음은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소욱은 편전 안을 둘러보았다.“황자들은 어디 있느냐?”“다른 편전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사람을 보내 데려오겠습니다.”“서두를 것 없다.”그는 봉구안의 불러온 배를 바라보며 눈빛을 깊게 가라앉혔다.“무사히 순산할 것이다.”봉구안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폐하, 혹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신 것입니까?”“네가 떠난 뒤로 불길한 꿈을 자주 꾸었다. 너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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