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소욱을 바라보았다.“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걱정이 돼요. 어쩌면, 우리를 걱정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소욱은 그녀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했다. 곧 그녀가 송려와 봉장미의 결말을 보고, 자신과 소욱의 운명을 떠올린 것임을 직감했다.소욱은 장난치며 매달리던 어린 아들을 살짝 밀어내고는, 봉구안 옆에 앉아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내가 너를 떠날 일은 없다.”그와 봉구안은 결코 그런 비극적인 결말에 다다르지 않을 것이다.봉구안은 심신이 지쳐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부부의 정은 깊었지만, 방금 전에 소욱에게 밀려난 어린 아들은 부친을 향해 볼을 부풀린 채 앙큼하게 노려보고 있었다.……남제 황제가 이곳에 온 사실을 봉장미는 밖으로 알리지 않았다. 송려가 떠난 이상, 남제 황제도 곧 돌아갈 거라 여긴 것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며칠째 눌러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그녀는 여러 번 넌지시 돌아가라는 뜻을 비쳤지만, 남제 황제는 고의적으로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척하였다. 결국 봉장미는 언니를 찾아와 물었다.“언니, 폐하는 대체 언제 떠나실 계획인가요?”“아마도 내가 아이를 낳고 나서일 것이야.”“그럼 며칠 안 남았네요.”봉장미는 스스로를 위로했다.봉구안이 웃으며 말했다.“보기 싫으면, 궁 밖으로 거처를 옮겨 주면 되지 않을까?”봉장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언니는 폐하가 뻔뻔하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서여국을 치겠다는 사람이 날마다 제 앞에서 어슬렁거리니, 차라리…”죽여 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봉구안은 봉장미의 마음속 응어리를 짐작했다.“그 마음을 바꿔 서여국을 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방법일 수도 있지.”봉장미가 한숨을 내쉬었다.“그야 방법이긴 하지만, 설령 이번 세대엔 우리를 치지 않는다 해도,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 남제 황제는 어떨까요? 남이 봐주기를 바라느니, 차라리 스스로 강해져야죠.”봉구안은 잔잔히 미소를 지었다.“정말로 네가 많이 자랐구나.”“언니,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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