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송려가 서여국을 떠났다고?그녀는 곧장 봉장미에게 물었다. “장미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봉장미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언니,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에요. 그저 부모님이 그리워서 남제로 돌아가 뵙겠다고 하더군요. 연초에 서신을 보내왔는데, 아버님 병환이 깊어 당분간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했어요.”봉구안이 한마디 더 물었다. “너희 사이에 불화가 생긴 건 아니지?”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봉장미가 송려 이야기를 꺼낼 때 예전처럼 설레는 듯한 표정은 사라지고, 대신 근심과 막연함만이 남아 있었다.봉장미는 곧바로 답하지 않고, 곁에 있던 유아를 바라보았다. 유아는 눈치가 빨라 곧 말했다. “저는 아직 읽을 서책이 남아 있어서요!”“어마마마, 이모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그 말만 남기고 그 작은 아이는 총총히 물러났다.그제야 봉장미가 언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언니도 알다시피, 제가 유아를 거둔 뒤로는 오라버니가 우리 곁을 어슬렁거리는 걸 원치 않았어요. 특히 유아에게 영향을 주는 건 더더욱 싫었죠. 오라버니가 서여국에 눌러앉겠다고 할 때에도, 저는 그냥 눈감아 주었어요.”“그런데 오라버니께서 부군을 통해 틈만 나면 유아의 소식을 알아보려 하고, 심지어 직접 만나려 하더군요. 부군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 그 점은 잘 알고 있답니다. 제가 부군과 오라버니의 개인적인 왕래를 막지는 않았지만, 오라버니가 혹여 선을 넘을까 싶어 암위들에게 살피게 했어요.”“그 일로 부군이 자신을 구속한다고 느낀 모양이에요. 그래서 마음을 식히겠다며 남제로 간 거죠. 그래서 저도 그냥 두었어요...”“그런데 어째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네요…”봉구안은 사정을 들은 뒤, 치우치지 않게 말했다. “부부 사이의 일에 내가 끼어드는 건 좋지 않아. 송려가 너에게 얼마나 잘했는지는, 너도 잘 알 터. 무슨 결정을 내리든, 훗날 후회만 하지 않는다면 돼.”봉장미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결정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