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Bab 1281 - Bab 1290

1320 Bab

제1281화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단은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좋아요.”그렇게 소란은 잦아들었고, 곧이어 자리에는 다시금 흥겨운 분위기가 돌기 시작했다.마치 방금 전 일은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그러나 김단과 최지습은 모두 알고 있었다.목몽설 낭자, 분명히 뭔가 알고 있는 것이다.달빛이 중천에 머무를 즈음, 연회도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그때였다.최지습이 문득 김단의 팔꿈치를 살짝 건드렸다.김단이 고개를 돌리자, 그의 시선은 우문호가 있는 방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김단도 따라 시선을 돌렸고, 이내 연회장 측면의 조각된 느티나무 문이 어느새 조용히 틈이 벌어진 것을 발견했다.깊은 남청색의 무복을 입고, 허리에 장도를 찬 한 명의 호위가 그림자처럼 재빠르게 문틈으로 들어섰다.좌우에 서 있는 여종과 시종들 사이를 단숨에 지나 우문호 곁에 다가가더니, 몸을 숙여 오직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듯한 낮고 급한 목소리로 몇 마디를 속삭였다.우문호는 얼굴의 미소를 전혀 거두지 않은 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유백색 술잔의 표면을 무의식적으로 한 번 쓸어내리고는, 곧 일어섰다.그리고 상석에 앉아 있던 목강수와 자리에 있는 손님들을 향해 몸을 반쯤 숙이며 말했다.“오늘 목 가주님의 극진한 대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본황자는 급히 처리할 일이 생겨 먼저 자리를 뜨겠습니다. 여러분, 계속 편히 즐기시지요.”이 말에, 목강수는 즉시 자리에 있는 모든 목씨 일가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머리를 숙였다.“전하를 배웅하옵니다!”김단과 최지습 역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우문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다소 의미심장한 눈길로 김단을 한 번 바라보고는 몸을 돌려 정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러나, 문까지 채 일곱여 걸음 남짓 남았을 무렵, 그의 몸이 갑작스레 멈칫했다.보이지 않는 거대한 망치로 가슴을 세차게 얻어맞은 듯, 우문호는 두 눈을 부릅떴고, 가슴팍의 현색 옷깃을 손에 힘주어 움켜쥐며 등줄기마다 핏줄이 불거졌다.준수하던 얼굴에서는 피기가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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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챙랑랑——!”이를 갉는 듯한 쇳소리, 검이 칼집을 떠나는 금속 마찰음이 귀를 찢듯 날카롭게 터져 나왔다.원래 연회장 문가에 서 있던 진청색 복장의 호위병 열여섯 명이 일제히 안으로 들이닥쳤고, 그 손에 든 날선 병기들이 일제히 최지습을 향해 겨눠졌다.그들 틈에 붙잡힌 채 있던 호위대장은 최지습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위협하려 했다.아무리 무공이 뛰어난 자라 해도, 이처럼 수많은 무사들을 상대하긴 어려운 법.게다가, 여긴 목씨 가문의 한복판이었다.만약 둘째 황자가 정말 이곳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목씨 가문은 결코 무사할 수 없다.하지만 그의 목은 최지습에게 세차게 조여 있었고, 말을 뱉기는커녕,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그저 최지습의 일시적인 자비에 목숨을 맡길 뿐이었다.목강수는 싸늘한 얼굴로 그 모든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그때, 목설하가 급히 뛰어들어와 소리쳤다.“아직도 칼을 거두지 않고 뭐 하는 거예요! 내 아우의 의술은 뛰어납니다. 틀림없이 둘째 황자께서 살아나실 수 있어요!”그 말에 호위병들의 시선이 최지습에게 붙잡힌 동료 쪽으로 향했다.그 호위는 시선을 내리깔고, 이미 우문호의 맥을 짚고 있는 김단을 힐끗 바라본 뒤, 조용히 눈썹을 찡그리며 무언의 신호를 보내 무기들을 거두라는 뜻을 전했다.그제서야 호위병들이 손에 들었던 장검을 천천히 내려놓았다.최지습 또한 손을 풀었다.간신히 목이 풀린 그 호위는 거친 숨을 두어 번 몰아쉬고, 기침을 몇 번 토해낸 뒤에야 이를 악물고 말했다.“우리 전하께선 이 연회에서 독을 입으신 거다. 오늘 이 자리에 있던 자들, 단 한 사람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진홍색 옻칠된 거대한 대문이 두 명의 호위병 어깨에 밀려‘쿵’ 소리를 내며 닫혀 버렸다.그 외 다른 몇 명의 호위는 바위처럼 문가와 측문, 내당으로 통하는 길을 틀어막았다.긴 칼날들이 다시금 일제히 검집에서 뽑혔고, 흔들리는 촛불 아래 눈부시도록 하얀 칼끝마다 서늘하고도 날카로운 빛이 일렁였다.악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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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손끝은 침의 끝을 떠나지 않은 채, 극히 신묘한 손놀림으로 때로는 비틀고, 때로는 들어 올리며, 가볍게 또는 무겁게 눌러가며 침끝이 혈자리 깊숙이 스며들도록 각도와 깊이를 세밀하게 조정해 나갔다..금침이 한번 움직일 때마다 우문호의 몸이 가볍거나 심하게 한 차례씩 경련을 일으켰다.그의 숨이 끊어질 듯 희미하던 맥박도 이 손놀림에 마치 억지로 생기를 불어넣은 듯 점차 힘을 되찾아갔다.곧이어 강한 피비린내와 썩은 단내가 섞인 탁한 기운이 그의 입에서 확 쏟아져 나왔다.“허——!”거의 동시에 김단의 왼손이 단중혈에 꽂힌 금침을 한층 세게 비틀어 눌러 돌렸다.“푹——!”우문호의 몸은 활처럼 휘며 튕겨져 올라, 물 밖으로 튀어 오르는 물고기처럼 크게 몸을 흔들더니, 진득하고 끈적한 검은 피를 또 한 번 입 가득 토해냈다. 이번엔 방금 전보다 훨씬 많고 진했다.짙은 흑혈과 악취 나는 액체가 그대로 금벽 바닥에, 그리고 김단이 입은 엷은 비취색 치마 자락 위로 튀며 번졌다.그 장면은 보는 이들 모두의 숨을 멎게 했다.“전하——!”호위병 우두머리가 목이 찢어지게 외쳤다.눈이 붉게 충혈되며 거의 칼을 뽑아 들 기세였다.최지습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호위병을 꿰뚫었고,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공간을 찢고 흘러나왔다.“움직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너도, 네 전하도 함께 죽는다.”그 한마디에 호위병 우두머리는 칼자루를 붙든 손에 핏줄이 도드라질 만큼 힘을 꽉 줬다.가슴은 요동쳤고, 억눌린 분노가 지금이라도 터질 듯이 들끓었지만, 이상하게도최지습이 뿜어낸 그 억제된 기운에 눌려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다.그저 이를 악물고 입안에서 딱딱거리는 소리만 새어 나올 뿐이었다.그때 김단은 우문호의 몸에 꽂힌 금침을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럽게 뽑아내기 시작했다.“지금 뭐 하는 거냐!”호위병 우두머리는 급히 외쳤다.분명 목숨을 살리려던 거 아니었는가.그런데 왜, 이제 와서 침을 빼는 것인가?그렇다면… 그만두는 건가?김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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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그 말인즉슨——목씨 관저의 모든 사람을 전부 연금하겠단 뜻이었다!순간, 목강수의 얼굴빛이 철처럼 어두워졌다.우문호란 자는 황족 안에서도 언제나 이질적인 존재였다.다른 종실 공신들이 목가를 대할 때마다 반드시 삼분의 예를 표하는 반면, 유독 이 둘째 황자만은 목가를 향해 그 어떤 존중도, 경외도, 심지어는 눈곱만큼의 체면조차 주지 않았다.목강수는 잘 알고 있었다.우문호가 이런 태도를 공공연히 취할 수 있는 것은, 폐궁 깊숙이 자리한 당국 주상의 묵인이 아니고서야 감히 그 누구도, 이토록 방자한 언행을 펼 수는 없다는 것을.하지만——오늘 이 자리, 목씨 가문의 연회에서 우문호가 독에 중독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록 주상께서 목가가 우문호를 해하려는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자기 관저에서, 수많은 시선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그리 어리석게 행동하지 않으리라는 점은 명백히 알고 있을것이다.지금 이 시각, 주상이라 하여 우문호가 이를 구실로 삼아 목가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을 막을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었다.대기 속엔 정적이 내려앉고,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듯했다.이때, 목설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맑고 단호한 음성이 전각 안을 가르며 울렸다.“전하, 안심하십시오. 오늘 일은 저희 목가가 반드시 전력을 다해 철저히 조사할 것입니다. 오일…… 아니, 사흘 안으로 반드시 전하께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드리겠습니다.”그러나 목씨 관저 전체를 연금하겠다고?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었다!호위의 부축을 받아 우문호는 마침내 차가운 지면에서 몸을 일으켰다.그 몸은 여전히 비틀거리고, 기운은 다 빠진 듯 위태로웠지만 그 눈은 반쯤 감긴 채차분히 목설하를 응시하고 있었다.그 시선엔 방금 전 그녀가 제시한 시한과 ‘책임’이라는 말에 분명한 불만이 서려 있었다.오늘 이 기회야말로 목가를 압박하여 뜻을 관철시킬 절호의 순간이 아니던가.이대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듯 우문호가 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한 줄기 청아하고도 평정한 여성의 목소리가 정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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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김단은 최지습 곁에 서서,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우문호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가 사라졌고, 주위를 둘러보며 목씨 일가를 한 차례 쓱 훑은 뒤, 끝내 명을 내렸다.“관저로 돌아간다.”그 한 마디를 남긴 채, 호위들의 부축을 받으며 몸을 돌렸다.남은 금군들 역시 일제히 그를 따라 물러났다.우문호의 모습이 문 너머로 사라지자, 참았던 숨결이 터지듯 연회장 곳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일기 시작했다.목강수는 문쪽을 바라보며 매서운 눈빛을 거두지 않았고, 그 얼굴에 남아 있던 분노의 기운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그때, 밝고 유쾌한 목설원의 웃음소리가 귀를 찔렀다.“단이는 정말 대단하구려. 오늘 자네 아니었으면 우문호 그자가 틀림없이 끝까지 물고 늘어졌을 것이오.”김단은 잔잔히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일 뿐입니다. 오라버니께서 과찬하셨습니다.”목설하 역시 웃음을 머금고 거들었다.“설원이 과찬한 것이 아니오. 만약 둘째 황자가 목씨 관저에서 숨을 거뒀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두렵지 않소.”“그러게요, 다 김 낭자 덕이에요.”그 순간부터, 이곳저곳에서 김단을 향한 칭찬과 감탄의 소리가 쏟아졌다.허나, 그런 찬사들 속을 가르듯 묵직하고 낮은 목소리가 조용히 퍼져나왔다.“김 낭자가 방금 쓴 건, 혹시 구요현망침이었소?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건 약왕곡의 전설적인 금침 아닌가?”말을 꺼낸 이는 칠숙, 목진림이었다.방금 전 목강수가 그를 ‘소식에 밝은 분’이라 소개했을 때, 김단은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이처럼 방대한 세력을 지닌 목씨 가문이라면 당연히 내부에 정찰과 정보를 관리하는 조직이 존재할 터.이 목진림은 약왕곡 천기당의 모 선생과도 같은 인물이겠지.김단은 아무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칠숙께서 안목이 대단하시군요. 방금 제가 쓴 것은 분명히 약왕곡의 구요현망침이 맞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자리를 지키던 이들의 표정이 일제히 묘하게 굳어졌다.“구요현망침은 역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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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이 말에 연회장은 다시 조용해졌다.정적이 감돌았다.마치 그들 모두가 김단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최지습은 아무렇지 않은 척 사람들의 표정을 눈에 담았고, 김단은 웃으며 말했다. "목씨 가문의 가주께서 저보다 더 욕심이 많으신 듯합니다. 구요현망침만으로도 과분한데, 어찌 더 바랄 게 있겠습니까?"이 말을 들은 목강수는 멋쩍게 웃었다.목설원도 따라서 웃었다. "하하, 단이 말이 맞습니다. 구요현망만침만해도 대단한 일이지 않습니까! 어쩌면 훗날 단이가 정말 약왕곡을 물려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옆에 있던 목진강도 거들었다. "맞소. 김 낭자는 아직 젊음에도 이정도로 훌륭한 의술을 가지고 있으니, 훗날 분명 큰 공을 세울 것이오."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칭찬이 쏟아져 나왔다.김단은 잠깐 웃으며 맞장구 쳐주다 인사를 올렸다.목씨 가문에서 마련해 준 객실로 돌아온 김단은 문 앞에 공손히 서 있는 두 명의 하인을 흘겨보았으나 아무 말없이 조용히 문을 닫아 그들의 시선을 차단했다.최지습은 방 안에 서 있었다. 김단이 가까이 다가왔고, 비로소 긴 시간 이어지던 침목이 깨졌다.그는 목소리를 낮춰 단호하게 말했다. "목몽설은 지금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오."김단은 연회장에서 목몽설이 의미심장하게 했던 말을 떠올렸고, 이내 그녀의 표정도 덩달아 진지해졌다.목씨 가문의 정보망은 그 범위와 치밀함에 있어 약왕곡에 비했을 때 전혀 뒤지지 않았다.그럼에도 그녀가 그들의 눈을 피해 소리 없이 당국의 수도에 도착했으니, 그 '재주'는 목씨 가문 사람들 눈에 결코 평범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고, '김단'의 진짜 정체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더욱 곤란한 것은, 오늘 급한 마음에 '구요현망침'을 꺼냄으로써 그녀가 약왕곡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기정 사실화 시켜 버렸다는 것이다.유일하게 다행인 점은 그녀가 너무도 젊다는 것이었다.모두의 눈에 그녀의 나이로 그토록 신비로운 약왕곡의 곡주 자리를 맡았을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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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김단은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가볍게 한숨을 쉰 뒤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그 시각, 둘째 황자의 저택.우문호는 당국의 황자들 중 유일하게 궁궐 밖에 저택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저택은 황궁에 버금가는 삼엄한 경비는 물론, 어의가 상주하고 있었다.우문호는 저택에 돌아오자마자 어의를 불러들였다.어의가 우문호의 맥을 한참동안 짚고도 결과를 내놓지 못하자, 호위대장은 초조해졌다. "괜찮은 것이오? 황자님 몸속의 독의 진행 상황은 어떠하오?"어의는 손을 거두고 우문호를 보았다. "황자님께서 약간의 혈허 증상을 보이고 계시지만, 독에 중독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말을 하며 그는 옆에 있던 호위대장을 보았다. "우 대감께서는 정말로 황자님께서 중독되신 것이라 확신하시는 것입니까?""내가 어찌 거짓을 말하겠소!" 우달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눈으로 황자님께서 검은 피를 토하며 혼절하시는 것을 똑똑히 보았소! 만약 김 낭자가 아니었다면 황자님께서는 이미 목숨을 잃으셨을 것이오!"우달의 말에 우문호는 앞서 죽을 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그는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곧장 의식을 잃고 끝없는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눈을 떴을 때, 그는 분명 자신이 깨어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저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에 쉽사리 진정할 수 없었다.그 순간, 그는 자신이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생각을 정리한 우문호는 옆에 있는 어의를 보며 물었다. "맥박에 정말로 문제가 없단 말인가?"어의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혈허 외에 황자님의 맥박에는 어떠한 이상도 없습니다. 만약 대감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이는 대감이 말한 대로 김씨 낭자의 의술이 매우 뛰어나 소신의 능력을 넘어 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쩌면 약왕곡 사람일 수도 있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우문호는 깜짝 놀랐다.약왕곡?그 여인이 약왕곡 출신이라니!그는 손을 들어 어의에게 물러나라고 했다.옆에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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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밤은 칠흑같이 어두워졌다.갑작스럽게 밀려온 기억에 흐릿했던 것조차 조금씩 선명해졌다.우문호는 차가운 흑단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촛불이 흔들리며 그의 곱상하면서도 창백한 얼굴을 밝혔다 어둡게 그림자를 드리웠다.그 해, 그는 겨우 다섯 살이었다.어머니와 당시 목씨 가문의 부인 사이에 친분이 있었기에, 그는 종종 목씨 가문에 드나들며 놀곤 했다.목씨 가문의 정원은 황궁보다 훨씬 컸다.인공 산과 흐르는 강, 구불구불한 오솔길이 깊은 곳까지 이어져 있었다.그는 목씨 가문의 아이들과 술래잡기 놀이를 하다가 왜인지 모르게 가장 경비가 삼엄한 구역으로 뛰어들어갔다.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문이 살짝 열린 어느 방 앞에 서 있었다.문틈으로 그는 책으로 가득 찬 책장과 상석의 뒤로 걸린 거대한 초상화를 보았다.그림 속에는 한 여인이 있었다.하얀 옷에 옷자락은 휘날리고 있었으며, 이름 모를 푸른 꽃들이 만발한 언덕에 서 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바람을 타고 날아갈 것 같았다.그녀의 눈은 맑고 밝았으며, 세상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지혜와 연민을 담고 있었다.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지만 웃는 듯 웃지 않는 듯한 초연함이 느껴졌다.그때 어린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이 세상에 정말 이런 여인이 존재할까?'그 생각에 사로잡혀, 그는 그 서재의 주인이 어느새 자신의 뒤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이 기억을 떠올리자 우문호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그는 그 깊고 우물과 같은 눈동자를 평생 잊을 수 없었다. 그 눈은 마치 지그시 그를 바라보며 그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 같았다.그는 자신이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여 연신 사과했지만, 그 여위고 거친 손은 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을 뿐, 그를 꾸짖지도, 캐묻지도 않았다.그 평온함은 어떠한 분노의 외침보다 더 무서웠다.그는 거의 도망치 듯 그곳을 빠져나왔다.궁으로 돌아온 후, 그는 이틀 동안 불안에 떨며 지냈다. 시간이 지나도 황제가 그를 꾸짖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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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아름다운 옥에 먼지가 묻어도 이를 알아보는 이가 닦아줘야 하는 법이다. 최지습 그 무모한 자는 쓸데없이 힘만 가졌을 뿐 여인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데다 풍류에도 무지하고 말솜씨도 무료하여 여인을 기쁘게 해주는 법을 모르지." 그는 경멸하는 말투로 최지습을 쓸모없는 존재로 깎아내렸다. "난 그 자와 다르다. 김단이 내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내 그 은혜를 어찌 입으로만 갚겠느냐? 당연히… '진심을 다해' 갚아 줘야지."우달은 순간 우문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섬뜩함을 느꼈다. "황자님, 그 뜻은…""지금 난 독이 재발하여 위급한 상황인 것이다." 우문호는 여유롭게 명을 내렸다. 그의 눈빛은 더욱 의미심장해졌다. "지금 당장 목씨 가문으로 가 김 낭자에게 곧장 달려와 목숨을 구해달라고 청하거라.""예!" 우달은 명을 받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밖으로 향했다.깊은 밤, 목씨 가문 저택.김단은 침상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최지습이 나간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다행히 목씨 가문 쪽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니, 아직 최지습을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었다.하지만 저택은 너무 넓었다.최지습이 한 바퀴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 있는 와중, 누군가가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하인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아씨, 둘째 황자님의 저택에서 사람이 왔습니다."둘째 황자의 저택이라니?김단은 의아했지만, 이내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하인이 서 있었는고, 그녀를 보자 공손히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올렸다. "아씨, 빨리 가보십시오. 오늘 둘째 황자님을 모셨던 우달 대감이 오셨습니다."김단은 자신의 목에 긴 칼을 겨누었던 그 호위병을 떠올렸고, 순간 저도 모르게 자신의 목을 매만졌다.그녀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안내하거라."하인은 등불을 들고 앞서 걸으며 전각으로 향했다.전각 안에는 목설하와 목설원, 두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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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김단은 우달을 내려다보았다.그의 초조한 모습이 연기 같지는 않았다.하지만 독은 분명 확실히 해독되었는데, 어찌 다시 재발할 수 있단 말인가?혹 다른 독에 중독된 것일까?아니면, 우문호가 만들어 둔 함정일까?"알겠습니다." 김단의 목소리는 평온했고,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우달은 깜짝 놀란 듯한 눈으로 김단을 올려다보았다. 김단이 이렇게 쉽게 허락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옆에 있던 목설하와 목설원은 초조한 표정을 보였다. "단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김단은 두 사람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의원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과 같습니다. 제가 둘째 황자님을 한 번 구해드린 이상, 그분은 저의 환자입니다. 그런데 제가 어찌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오라버니들, 걱정 마십시오. 황자님을 치료하고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목설원은 차마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목설하는 한숨을 쉬며 우달을 보고 말했다. "그럼 사람을 시켜 마차를 준비하겠소…"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달이 벌떡 일어나 말했다.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소. 황자님 저택 소유의 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이오. 두 도령 모두 안심하시오. 황자님께서 회복되시면 내 직접 김 낭자를 모셔다주겠소!"말을 마친 우달은 목설하와 목설원의 표정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김단을 향해 정중한 자세를 취했다. "낭자, 잘 부탁드리오!"밤은 짙었고, 마차는 텅 빈 거리를 질주했다. 마차 바퀴가 돌길을 밟는 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김단은 마차의 장막을 살짝 걷어 올리고 바깥 상황을 살폈다.밤의 어둠이 모든 것을 삼킨 듯했다.하지만 그녀는 영칠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우문호를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의자 위에 비스듬히 기대고 앉아 있었다.그의 옅은 남색 야장을 입고 있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옷깃은 활짝 젖혀져 있었고, 가슴 근육이 살짝 드러나 있었다.머리는 묶이지 않은 채 어깨까지 풀어 헤쳐져 있었으며, 잔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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