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Chapter 1411 - Chapter 1420

1731 Chapters

제1411화

백지유가 눈물 그렁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윤하경은 병실을 나서다가도 끝내 한 번 더 뒤돌아봤다. 침대에 누운 민진혁이 비스듬히 보였다. 아침에 봤던 혈기는 사라지고 수액과 산소관에 연결된 채 숨만 고르게 쉬고 있었다. 윤하경은 가슴이 저며 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발걸음을 옮겼다.윤하경이 병원을 나와 별장으로 향하는 차에 오르자 어느새 날짜가 바뀌어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도시는 안개에 휩싸였고 그 뿌연 기운이 윤하경의 뒤숭숭한 마음까지 덮어씌우는 듯했다. 창밖으로 스치는 가로등 불빛이 차창을 타고 희미하게 얼굴 위로 번졌다.강현우 소식은 여전히 없었고 불안은 서서히 짜증으로 바뀌었다. 윤하경은 휴대전화를 꺼내 우지원에게 문자를 보냈다.[아직 못 찾으셨어요?]답장은 금세 돌아왔다.[아직입니다. 대신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윤하경은 화면을 훑던 손가락을 멈췄다. 이어진 메시지에 적힌 이름을 보자 동공이 본능적으로 수축했다.[오건우입니다.]정말 오건우였다. 며칠 전 가졌던 의심이 기막히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윤하경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쓰고 지우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결국 다른 건 묻지 않았다.[현우 씨 소식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알려 주세요.]윤하경은 짧은 문자를 남기고 전화를 껐다.“사모님, 도착했습니다.”운전기사가 백미러로 확인하며 말했다. 윤하경은 짧게 답하고 축 늘어진 몸을 이끌어 차에서 내렸다.윤하경이 현관을 막 들어서자 가사도우미가 두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가왔다.“사모님, 돌아오셨습니까.”윤하경은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며칠을 퍼질러 다시피 했던 때와 달리, 오늘은 20시간 넘게 꼬박 깨어 있었고 몸이 버티질 못했다.“무슨 일인가요.”도우미는 피곤한 기색을 살피며 조심스레 건넸다.“방을 정리하다가 이것들이 나왔습니다. 베개 속에 숨겨져 있더군요.”윤하경이 받아 보니 하나는 작은 향주머니였다. 윤하경이 끈을 풀어 안을 살피자 낯선 말린 약재들이 뒤섞여 있었다. 윤하경은 곧바로 미간을 좁혔다.“한의사
Read more

제1412화

영상 속 인물은 진짜 강현우가 아니라, 오건우가 가장한 얼굴이었다.윤하경은 순간 몸이 굳더니 반사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본능이 그 남자에게서 멀어지라고 소리쳤다.화면 속 오건우는 강현우의 서재 소파에 앉아, 강현우의 얼굴을 한 채 렌즈를 또렷이 응시했다.“윤하경, 안녕.”마치 지금 이 영상을 보고 있을 사람이 누구인지 미리 알고 있다는 듯, 입꼬리를 스르르 올렸다.“내가 아는 한, 네가 이걸 볼 때쯤이면 나는 아마 이미 죽었겠지.”오건우는 등을 소파에 기대며 한숨처럼 말했고 생사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표정은 한가로운 담소 같았다. 테이블 위 와인잔을 들어 한 모금 넘기더니 미간을 아주 살짝 좁혔다.“가끔은 강현우가 정말 부러워. 태어날 때부터 등 따습고 배부르고 애써 뭘 하지 않아도 집안 재산을 통째로 물려받고. 게다가 나보다 먼저 너를 만났지.”오건우가 잔을 내려놓고 화면 바깥의 윤하경을 향해 비뚤게 웃었다.“생각해 봐. 그게 운 좋은 거 맞지?”그 웃음이 순식간에 뒤집혔다.“하지만 나는 그런 운 좋은 놈이 제일 질색이야.”그는 몸을 앞으로 훅 숙이며 카메라에 바짝 들이댔다.“가만 있어 보자... 지금도 너희는 아직 강현우를 못 찾았겠지?”오건우는 낮게 웃음을 튕겼다.“찾을 필요 없어, 윤하경. 강현우, 내가 이미 죽였거든. 설령 찾는다고 해도 네가 보게 될 건 시체뿐이야.”그 한마디에 윤하경의 가슴이 쿵 하고 가라앉았다.“아니야, 거짓말이야! 현우 씨는 죽지 않아!”그가 들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목청은 먼저 터져 나왔다.오건우는 코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원래라면 너한테는 강현우랑 계속 살 기회가 있었어. 근데 이제... 없어.”그는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한 번 저었다가 눈매를 가늘게 치켜세웠다.“그리고 하나 더. 네 아이, 그걸 내가 얼마나 없애 버리고 싶어 했는지 알아? 응?”이어지는 건 미친 듯 터져 나오는 오건우의 웃음이었다.“하하하하... 하하하하!”한참을 그러더니 힘이 빠진 듯 등 뒤로 푹
Read more

제1413화

창밖에서 번개가 하늘을 가르자, 천둥이 다시 한번 요란하게 울렸다. 불시에 터진 소리 때문에 윤하경은 어깨를 움찔했다. 창밖의 먹구름을 올려다보던 윤하경은, 곧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쿵... 쿵.”“누구세요?”“사모님, 모시라고 하신 한의사 선생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거실에서 기다리시라고 하세요. 바로 내려가겠습니다.”대답을 마친 윤하경은 어깨에 옷을 걸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소파 건너편에는 중년의 한의사가 앉아 있었다. 윤하경은 집사 도우미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집사는 베개에서 나왔던 향주머니를 한의사한테 건넸다.“선생님, 안에 든 약재가 무엇인지 봐 주시겠어요. 뱃속의 아이에게 해가 될까 봐 확인하고 싶습니다.”그러자 한의사가 향주머니를 받아 열어 보더니 집사를 향해 말했다.“깨끗한 접시 하나 부탁합니다.”잠시 뒤, 접시 위에 약재를 가지런히 펼쳐 놓은 한의사의 얼굴에 미세한 주름이 잡혔다. 표정을 읽은 윤하경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윤하경은 몸을 조금 앞으로 숙이며 물었다.“문제가 있습니까?”한의사가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약재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적절하게 사용하면 신경을 가라앉히고 잠을 돕는 조합입니다. 그런데...”“그런데 무엇입니까?”“몇 가지 약재가 과하게 들어갔습니다. 이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윤하경이 숨을 고르며 물었다.“이대로 사용하면 어떻게 됩니까?”“온몸에 힘이 빠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종일 멍하고 졸립니다. 마치 의욕이 없어져 버린 사람처럼 잠만 찾게 됩니다. 오래 지속되면 기운이 가라앉고 정신력도 약해집니다. 잠이 오지 않더라도 이 처방은 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설명이 이어질수록 윤하경의 속이 더 쓰라렸다. 이상함을 눈치챘을 때 윤하경은 오건우가 음식에 무언가를 섞었을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작은 향주머니였다. 윤하경의 마음속에서 자라난 혐오는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래도 이미 벌어진 일이고, 게다가 오건우는 이미 죽었으니 생각을
Read more

제1414화

“아가씨,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세요.”한의사가 차분하게 당부했다.그 말에 윤하경은 쓴웃음을 지었다. 윤하경도 아이를 편히 기르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다만 지금 겪는 일들이 그럴 틈을 주지 않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정을 남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었다.“제 병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윤하경이 고개를 숙였다.“아주머니, 선생님 모셔다드리세요.”윤하경이 눈짓을 하자, 집사 아주머니가 바로 나서서 한의사를 배웅했다. 진찰이 성의 있었다고 느낀 윤하경은 진료비도 넉넉히 더 건네도록 했다.한편 우지원은 청림원 단지 한복판에 서서 오래된 건물들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가는 양쪽 눈썹이 맞부딪혔다. 여기저기 흩어져 수색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와 그의 곁으로 모였다.“형님, 사람 그림자도 없습니다.”“집집이 다 봤는데, 아무것도 못 찾았습니다.”누군가 한숨을 쉬었다.“혹시 방향을 잘못 잡은 것 아닙니까. 오건우가 아예 대표님을 여기로 안 데려왔을 수도 있고요.”우지원은 이를 악물었다.“아니야. 내가 이미 확인했어. 오건우는 어릴 때부터 이 근처에서 자랐고, 손바닥 보듯 익숙할 테니, 분명 대표님을 여기로 끌고 왔을 거야. 게다가 최근 근처 새 상권 쪽 CCTV에도 오건우가 형님 차를 몰고 드나든 게 찍혔어.”하지만 문제는 청림원 쪽은 재개발로 주민이 다 빠져나가며 CCTV가 오래전에 멈춰 있었다. 그래서 단지 안으로 들어온 뒤에는 오건우의 발길을 더 이상 좇을 수가 없었다.우지원이 발치에 굴러 있던 돌을 성에 차지 않아 한 번 걷어찼다. 강현우의 곁에서 마음가짐을 단련해 온 그였지만, 이렇게 속이 바짝 마르는 일은 드물었다.그때 누군가가 툭 던지듯 말했다.“경찰 쪽에 수색견 지원을 요청하죠. 정말 이 근처에 계시면 개가 못 찾을 리가 없습니다.”그러자 우지원의 눈빛이 번쩍했다. 그는 아이디어를 낸 부하의 어깨를 탁 쳤다.“제법인데. 형님 찾으면 네 몫도 톡톡히 챙겨 줄게.”우지원은 불시에 몸에 기운이 돌았다. 경성에서 굴
Read more

제1415화

“어디, 어디입니까?”우지원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떨렸다. 한 경찰이 우지원의 발치 쪽을 가리켰다.“바로 여기입니다.”우지원이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저분한 바닥뿐이었다. 우지원이 눈살을 찌푸리는 순간, 옆에 있던 한 사람이 쪼그려 앉아 바닥을 더듬었다.“여깁니다.”그가 바닥의 쓰레기를 손으로 걷어 내자, 주변과 색이 다른 바닥 타일 한 장이 드러났다. 도구로 타일을 지렛대처럼 들어 올리자 곧 시꺼먼 동굴 입구 같은 게 있었다.“정말 있네!”현장의 모든 사람이 술렁이고 있었고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찾았다, 찾았어!”우지원은 조급함을 참지 못하고 그 사람을 밀쳐내듯 비켜 세운 뒤, 바닥을 더 크게 젖히고는 아래를 향해 소리쳤다.“형님, 거기 계십니까?”“형님!”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우지원이 경찰을 돌아보면서 물었다.“이 아래에 있는 게 확실합니까?”“물론입니다.”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분명히 안쪽에 계실 겁니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색견들이 입구를 향해 짖어댔다. 그러자 경찰은 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맞습니다. 이 아래입니다.”그 말에 사람들은 내려갈 채비를 하려는데, 우지원이 먼저 움직였다. 손전등을 건네받아 구멍으로 뛰어들자, 안쪽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이곳은 오래 방치된 지하실이었다.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한동안 버려져 있었음이 분명했다. 강현우가 이런 곳에 얼마나 있었을지를 떠올리자, 우지원의 속이 꺼멓게 타들어 갔다. 우지원이 이를 악문 채 계단을 더 내려가니, 낮은 문 하나가 앞을 막았고 굳게 잠긴 자물쇠가 달려 있었다.우지원은 총구를 들어 자물쇠를 쏘아 떨어뜨렸다. 그러자 쇳조각이 튀며 잠금이 풀렸다. 곧바로 문을 걷어차 열고, 손전등 불빛을 비추며 안으로 뛰어들었다.빛줄기가 천장 쪽을 스치자, 들보에 매달린 한 남자의 형체가 드러났다.“형님!”우지원이 절규하듯 부르며
Read more

제1416화

의사가 청진기를 떼더니 숨을 고르고 말했다.“심장 박동이 아주 미약하게 들립니다. 호흡이 너무 약하니, 지금 바로 구급차에서 추가 처치를 해야 합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우지원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살아 계시네요. 형님이 살아 계셔...”우지원은 굳었던 얼굴이 풀리자마자 강현우를 번쩍 안아 들고 밖으로 내달렸다.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마치 올림픽에 참가하는 육상선수 같았다.의사의 말대로, 강현우는 장시간 치료를 받지 못한 데다 학대까지 겹쳐 깊은 혼수 상태에 빠져 있었다. 우지원은 구급차 안에서 의료진이 처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입술을 바짝 다물었다. 우지원도 강현우의 곁에서 오래 굴러왔지만, 이렇게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한 적은 없었다.“윙윙...”그 순간, 휴대전화가 짧게 진동했다. 우지원은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갔다. 아마도 윤하경일 것이다.[찾았어요?]‘형님은 찾았는데 지금 이런 모습을 형수님께 알려주면 그냥 걱정만 하시겠지. 그런데 말 안 하면 더 걱정하실 테고...’우지원은 한참이나 화면 위에서 손가락을 머뭇거리다가 결국 답장을 만들었다.[사람은 찾았습니다. 지금 병원으로 이송 중입니다. 큰 문제는 아닐 겁니다. 제가 있으니 일단 편히 쉬십시오.]집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윤하경은 진동과 동시에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편히 쉬라는 말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며칠을 버틴 게 오로지 소식 하나 듣기 위해서였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윤하경은 당장이라도 날아가고 싶었다.윤하경은 곧장 아래층으로 뛰었다. 계단 모서리에서 마주친 집사가 배를 조심하라고 거듭 당부하자, 그제야 숨을 고르고 속도를 조금 늦췄다.“차를 대 주세요. 병원으로 가겠습니다.”차에 오르자마자 윤하경은 우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병원 주소를 보내 주세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우지원은 침상에 누운 강현우를 한 번 더 확인하고는 짧게 머뭇거렸다.“형수님, 차라리 집에서 쉬시는 것이... 여기에
Read more

제1417화

의사와 간호사들이 정신없이 강현우를 구급차에서 밀어냈다.윤하경은 그토록 밤낮으로 떠올리던 얼굴을 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앞으로 달려들었다.“현우 씨!”다시 만나는 날이 이렇게까지 벅찰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예전 같았으면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과장스럽게 연기한다고 비웃었겠지만, 막상 일이 자기에게 닥치니 윤하경은 가슴이 정말로 저렸다.“현우 씨, 눈 떠요. 저 좀 봐요.”들것 위의 강현우는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만큼 망가져 있었고, 몸에서는 좋지 않은 냄새가 났다. 늘 깔끔하고 까다롭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도 윤하경은 눈앞의 사람이 보라 자신의 남편이자 배 속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의사는 윤하경이 잔뜩 흥분한 모습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사님, 여기서 이러시면 구급처치가 늦어집니다. 환자 상태가 심각합니다. 지금은 시간이 곧 생명입니다.”윤하경은 움찔하며 곧장 비켜섰다. 윤하경이 이를 악물고 마음을 추슬렀고 원래 예쁜 눈동자는 또렷하게 붉어진 상태였다.“제발...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해 주세요. 비용이든 뭐든 상관없습니다.”윤하경은 고개까지 깊이 숙였다.“제발 부탁합니다.”윤하경의 말투에는 애원이 가득했다. 지금 순간만큼은 어떤 신분도 의미 없었다. 오직 남편을 살리고 싶은 아내일 뿐이었다.의사가 고개를 끄덕이고 강현우를 응급실로 밀고 들어갔다. 어제는 민진혁 때문에 이곳에 왔는데, 오늘은 강현우 때문이라니. 윤하경은 응급실 문 앞에서 멍하니 문만 바라보았다. 조금 전처럼 감정이 터져 나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고요해서, 곁에 서 있으면 윤하경의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그 모습이 오히려 우지원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형수님...”우지원이 다가가 위로해 주려고 말을 걸었지만, 윤하경은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그러자 우지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조심스레 말했다.“형수님, 지금은 혼자가 아니시잖아요. 뱃속의 아이도 함께 있습니다. 형님은 재수가
Read more

제1418화

윤하경은 머리가 핑 도는 듯 어지러웠다.꼬박 스무 시간 넘게 한숨도 못 잤으니 윤하경은 자신의 몸이 이제 극한에 도달한 것 같았다.평소라면 버텨 냈겠지만, 지금은 뱃속에 아이까지 있었다. 몸을 이 정도로 혹사할 처지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기에 윤하경은 이를 악물고 서 있었다.“지금 당장 강현우 관련 소식은 전부 잠가 주세요. 한 글자도 밖으로 새면 안 됩니다.”윤하경은 단호하게 말했다. 강한 그룹 같은 큰 회사에서 대표의 이런 소식이 퍼지면 어떤 파장이 생길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강현우가 중요하듯, 강한 그룹을 먹여 살리는 수많은 사람도 중요했다. 소문이 돌면 주가가 흔들릴 게 뻔했고,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터였다. 그렇게 생각을 다잡자, 윤하경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명령을 내렸다.그러자 우지원이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네.”윤하경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주물렀다.“우선 그 일부터 처리하세요. 여기는 제가 보고 있겠습니다.”몸은 한계에 가까웠지만, 윤하경은 강현우가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네.”우지원은 대답한 뒤 곧바로 전화를 돌렸다. 원래 이런 일은 민진혁이 맡아 처리했지만, 지금 민진혁도 병원에서 사투 중이었으니 결국 우지원이 뛰어야 했다.지시를 마친 우지원이 돌아서다 말고, 윤하경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는 걸 보고 입을 떼려는 순간, 응급실의 문이 열렸고 의사가 걸어나왔다.“누가 이분의 가족이죠?.”윤하경은 비틀거리는 몸을 추슬러 일어나 의사 앞에 섰다.“선생님, 현우 씨는 어떻습니까?”의사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최근 심한 가혹 행위를 당한 흔적이 많고, 전신 상태가 매우 떨어져 있습니다. 양쪽 팔은 모두 골절로 보이니 당장 수술이 필요합니다.”의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안색이 나빠 보였다. 의사로서 환자가 이런 상태이니 그도 마음이 아팠다.의사는 윤하경을 힐끗 바라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Read more

제1419화

“크게 다친 건 아닙니다. 과로한 데다 큰 충격까지 받아서 잠깐 실신하신 거예요.”의사가 청진기를 떼고 우지원을 보았다.“환자분은 임신 중이니, 무리하지 않게 잘 보살펴 주세요.”우지원이 이마를 짚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우지원은 윤하경의 마음이 어디에 걸려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강현우가 눈을 뜨지 않는 한, 윤하경의 마음도 편해질 리 없었다....윤하경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섯 시간, 여섯 시간은 훌쩍 지난 뒤였다. 윤하경이 잠깐 멍해 있다가도 곧바로 강현우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러자 윤하경은 거의 반사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서둘러 일어서는 바람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하경 씨, 조심하세요!”마침 문 앞에 와 있던 백지유가 재빨리 윤하경을 부축했다.윤하경은 고개만 한 번 끄덕이고는 곧장 복도로 내달렸다.백지유가 따라붙으며 말했다.“하경 씨, 그렇게 급히 가시면 위험해요! 그리고... 현우 씨의 병실은 그쪽이 아니에요.”그제야 윤하경은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 어디죠?”“중환자실 쪽이요. 진혁 씨의 병실 바로 옆입니다.”백지유가 다시 윤하경의 팔을 받쳐 주면서 말했다.“지금은 임신 중이잖아요. 천천히 가요.”백지유의 말을 듣고서야 윤하경은 속도를 조금 늦추었다.백지유의 말대로, 민진혁의 병실과 붙어 있는 중환자실 앞에 도착하자, 문 앞 의자에 앉아 있던 우지원이 꾸벅꾸벅 졸다 발소리에 화들짝 몸을 일으켰다.“형수님, 여기까지 어떻게...”윤하경은 대꾸하지 않고 병실 문부터 밀었다.강현우의 얼굴은 말끔히 닦여 있었다. 날렵하고 강한 얼굴선이 본래대로 드러났지만, 여기저기 남은 상처가 이번에 겪은 고통을 그대로 말해 주고 있었다. 온몸에는 붕대가 겹겹이 감겨 있었고 얼굴만 빼고는 성한 데가 없어 보였다.그런 모습을 보자 윤하경은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고 눈물이 또 치밀어 올랐다
Read more

제1420화

윤하경이 잠깐 말을 멈추자 얼굴에 어색한 기색이 스쳤다.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는 차마 입에 올리기가 민망했다.의사가 미소를 띠면서 말을 이었다.“보아하니 환자분이 바깥 자극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각성에 도움이 될 만한 말을 자주 해 주세요. 반응을 끌어내는 데 효과적입니다.”뜻밖으로 윤하경은 자신이 제대로 짚었다는 걸 알자, 윤하경의 굳은 표정이 눈에 띄게 누그러졌다.‘그렇다면 현우 씨가 당장 큰 고비는 넘겼다는 뜻일까?“그러면... 언제쯤 깨어날 수 있을까요?”“그건 장담하기 어렵습니다.”의사가 고개를 저었다.“기본 체력과 회복 속도에 달렸고, 무엇보다 환자 본인의 살아가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방금 말씀으로 아까 그런 반응이 나타났다면 의지가 강하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그러니 계속 자극을 줘서 외부에 반응하도록 유도해 주세요.”의사는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고 그 순간, 윤하경의 마음도 그만큼 놓였다.“감사합니다.”의사가 했던 말 때문에 윤하경은 마침내 안정을 되찾은 듯했다.의사가 떠난 뒤, 우지원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형수님, 의사 말대로면 형님께서 이미 위험한 고비는 넘기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들어가서 쉬시죠. 여기 일은 제가 보겠습니다.”하지만 윤하경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방금도 들으셨잖아요. 현우 씨한테 자극을 줘야 한다고요. 제가 곁에 있겠습니다.”윤하경은 두 눈을 감은 강현우를 바라보았다.만약에 자신이 지금 떠나고 강현우를 병원에 혼자 내버려두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았다.지난번에 강현우는 윤하경에게 잠깐 일을 처리하겠다고 말하면서 나갔다.결과는 어떠했는가.거의 다시는 못 돌아올 듯했다.그래서 이곳이 남아서 강현우의 곁을 지키지 않으면 윤하경은 절대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우지원이 윤하경을 더 설득하려다가 뒤에 있던 백지유가 살짝 고개를 저어 말리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우지원은 더 말을 아끼고, 대신 강현우를 최상층 VIP 병실로 옮기도록 서둘러
Read more
PREV
1
...
140141142143144
...
17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