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울음이 한 번 터지자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품에 안긴 윤하경을 내려다보던 강현우는 늘 날카롭던 눈빛이 서서히 누그러졌다. 손을 들어 윤하경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붕대에 깁스까지 한 두 손은 좀처럼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한참 울고 나서야 윤하경이 겨우 몸을 떼었다. 감정을 추스르고 나니 쑥스러움이 뒤늦게 밀려왔다.“이제 울 만큼 울었어?”강현우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의 눈가에는 다정함이 가득했다.윤하경은 코를 훌쩍인 뒤 웃으며 입을 열었다.“저를 놀리지 마세요.”그러더니 다시 강현우의 가슴으로 얼굴을 파묻었다.어른이 되어 흘리는 눈물은 늘 더 민망한 법이었다.“허허...”강현우가 낮게 웃자, 윤하경은 주먹으로 가볍게 그의 가슴을 톡 하고 쳤다.“아...”강현우가 참지 못하고 짧게 신음했고 그제야 윤하경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아직 아픈 건가요? 제가 너무 세게 쳤나요?”강현우는 조금 전보다 한결 안정된 윤하경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가를 살짝 올렸다.“아프긴 해.”그리고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덧붙였다.“그러니까... 다 나으면 나한테 제대로 보상해 줘야지.”순간 윤하경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부끄러운 줄 좀 아세요!”‘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이런 소리부터 하다니...’윤하경이 흘겨보자 강현우가 태연하게 받아쳤다.“뭘 말하는 줄 알았어? 난 보양식이나 좀 해달라는 얘기였는데...”뜻밖의 대답에 윤하경이 멈칫했다가 어색하게 웃었다.“아... 그, 그래요?”“그럼. 설마 내가 다른 뜻으로 말한 줄 알았어?”“아니, 전혀요.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보신하겠다는... 뭐 그런 얘기겠죠. 끓여줄게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현우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스쳤다. 명백히 윤하경을 놀리는 눈빛이었다. 윤하경이 이를 콱 깨물고 한마디 더 하려는 순간,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윤하경은 바로 입을 닫고 고개를 돌렸다.“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담당 의사가 들어왔다. 윤하경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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