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이 안 돌아오시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집사 도우미의 목소리에도 난감함이 묻어났다.윤하경은 한선아가 왔다는 말을 듣자, 무의식적으로 병상에 누운 강현우를 돌아보았다. 조금 가라앉았던 마음이 단숨에 무너졌다. 아마도 강현우 일로 소식을 들은 모양이었다.윤하경은 강현우의 손을 닦던 손길을 멈추고 말했다.“어머님께 현우 씨가 퇴원하면 제가 현우 씨와 함께 인사드리러 가겠다고 이렇게 전해 주세요.”그러자 집사 도우미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그 말씀은 이미 드렸는데도 소용이 없습니다. 사모님께서 시간이 안 되시면, 지금 어느 병원에 있는지만 알려 달라고 하십니다. 직접 가시겠다고 합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윤하경의 머리가 지끈거렸다. 한선아는 그야말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병원까지 오면 또 한바탕 소동이 날 터였고, 지금 강현우에게는 조용한 안정이 최우선이었다.윤하경은 잠깐 생각을 고른 뒤 집사 도우미에게 말했다.“알겠어요.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전하세요. 제가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윤하경은 강현우를 내려다보며 입술을 꼭 다물었다. 그리고 몸을 숙여 강현우의 코끝을 토닥였다.“당신은 얌전히 여기서 나 기다리고 있어요. 금방 다녀올게요.”결국 이런 상대는 윤하경이 직접 상대해야 했다. 윤하경은 우지원에게 병실을 잘 지켜 달라 당부한 뒤, 운전기사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거실에 들어서자 한선아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요즘 밖에서 부대낀 탓인지, 예전에 시댁에서 보던 그 위세는 많이 누그러져 보였다. 한선아는 윤하경을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하경아.”한선아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지 않았기에 윤하경은 잠깐 놀랐다. 정면충돌을 각오하고 왔건만, 한선아의 말투는 뜻밖에 부드러웠다. 윤하경은 오는 길 내내 온갖 대비책을 떠올리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막상 마주하니 힘을 주기 어려웠다.윤하경은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로 오셨습니까?”한선아는 입가를 약하게 당겨 미소를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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