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이 대답하고 나가자 윤하경은 소지연의 손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문이 닫히기가 무섭게 소지연이 얼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높였다.“하경아, 너 상태 진짜 안 좋아 보여 현우 씨는? 병원 안 데려갔어?”윤하경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말을 꺼내려던 순간, 침실 문이 다시 열렸다.윤하경이 고개를 돌리자 큰 체격의 오건우가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윤하경의 얼굴빛이 아주 살짝 굳었고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소지연이 곧장 오건우를 향해 물었다.“이렇게까지 컨디션이 안 좋은데 병원은 왜 안 가요?”눈썹을 세운 얼굴에는 걱정과 불만이 그대로 드러났다.오건우가 힐끗 시선을 주며 입꼬리를 스쳤다.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윤하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임신하면 졸음이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잖아요.”그러고는 소지연의 손을 살짝 흔들었다. 이어서 오건우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현우 씨, 저 지연이랑 잠깐 얘기하고 싶어요. 나가 주시겠어요?”윤하경이 이렇게 자신을 부르자 오건우의 눈매가 아주 잠깐 흔들렸다. 그러더니 금세 미소를 걸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다만 나가면서 남긴 시선은 묘하게 길었다. 방을 나서 문이 닫히기 전까지, 그 눈길이 소지연에게 머물렀다.문이 완전히 닫히자 윤하경이 숨을 고르듯 눈을 감았다.“왜 그래?”소지연은 그 표정을 놓치지 않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눈을 맞췄다.“혹시... 너 임신하고 나서 현우 씨가 딴마음 먹은 거야?”억울함이 묻어나는 소지연의 말투에 윤하경은 어금니를 꾹 씹다가 불쑥 소지연을 끌어안았다.“보고 싶었어.”소리가 조금 컸다. 바로 다음 순간, 귓가로 낮게 속삭였다.“지연아, 우지원 좀 찾아 줘. 그리고... 현우 씨를 찾아 달라고 전해줘.”소지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잠깐, 무슨 소리...”“쉿, 지금은 말하지 말고.”윤하경이 소지연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네가 직접 가지 말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우지원에게 전해. 현우 씨 행방이 묘연하다고.”며칠 동안 윤하경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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