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부터 보내 온 메시지였다. 도우미가 보낸 글에는 윤하경이 거의 먹지 않고, 얼굴빛도 말이 아니라고 적혀 있었다.강현우는 그 짤막한 문장을 오래 붙들고 있었다. 늘 사소한 기척에도 민감한 강현우였지만, 한참이나 뒤에 서 있던 우지원의 존재조차 눈치채지 못했다.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우지원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형님, 차라리 집에 가서 요양하시죠. 여기 계셔도 형수님 걱정만 하시잖아요. 몸에 더 안 좋아요.”우지원의 말은 진심이었지만, 끝나기가 무섭게 강현우가 차갑게 눈길을 들었다.“말이 너무 많아. 입 좀 다물어.”그러자 우지원이 이를 살짝 깨물더니, 결국 못 참고 쏟아냈다.“형님, 인제 그만 고집 좀 접으세요. 형수님이랑 여기까지 오는데 무슨 일을 겪었는지 제가 다 봤잖아요. 이제 겨우 함께 사실 날만 남았는데... 이렇게 틀어져서 집으로 안 돌아가시고, 형수님도 안 만나면 그동안의 고생이 다 허사가 되는 거 아닙니까.”그 말에 강현우는 가늘게 눈을 떴다.한참이나 우지원을 바라보았으나 더 이상 독한 말은 덧붙이지 않았다. 대신 휠체어를 살짝 밀어 통유리 앞까지 다가갔다.경성은 평야이고, 남산은 관광지였다. 앞자락은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뒤편은 사유지라 몹시 조용했다. 푸른 숲 위로 여름 햇살이 비추었고, 바람이 스치면 잎사귀마다 잔물결이 번졌다. 몸을 요양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풍경이었다.하지만 강현우의 눈은 그 아름다움을 담지 못한 채, 초점 없이 멍하니 먼 곳만 향했다.우지원은 강현우의 기분이 바닥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우지원은 방금 자신이 말을 너무 세게 했나 싶어 잠깐 후회가 밀려왔지만, 당사자는 늘 상황을 제대로 못 보듯이,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고 자신을 다잡았다.“형님, 형수님은 지금 아이까지 가졌어요. 다른 건 몰라도 이대로 가도 괜찮겠어요?”그러자 강현우는 자조 섞인 웃음을 한 번 흘리더니 무의식적으로 두 다리에 손을 올렸다. 그곳에는 이미 감각이 없었다. 사실 손가락을 조금만 움직여도 아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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