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그 자리에 잠깐 멍하니 서 있었다.눈앞의 풍경이, 한때는 꿈에서만 본 장면 같아서였다.사람은 원래 좋은 것에 본능적으로 끌린다.그로 인해 상처투성이가 되었던 기억이 있어도, 막상 손에 쥐게 되면 결국 소중히 품게 된다.지금이 딱 그랬다.강현우와의 지난날이 얼마나 삐걱거렸든 윤하경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슴이 무엇인가로 꽉 차오르는 걸 느꼈다.“엄마, 뭐 해요? 멍때리지 말고 빨리 오세요!”윤하민이 해맑게 손을 흔들었다.“빨리 와요!”윤하경은 생각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인 뒤, 윤하민에게로 걸어갔다.윤하민은 보물이라도 보여 주듯 윤하경의 손을 잡아끌었다.“엄마, 이거 봐요. 제가 아빠랑 같이 그네 만들었어요. 예쁘죠?”윤하민은 반짝반짝하는 눈으로 올려다보았다.그 눈동자가 귀중한 보석처럼 맑고 예뻐서 괜히 시선을 떼기 힘들 정도였다.윤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예뻐.”그러자 윤하민은 더 신이 나서 윤하경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그럼 엄마도 앉아요. 엄마가 저를 안고 앉으면, 아빠가 밀어줘요!”불과 몇 시간 떨어져 있었을 뿐인데, 윤하민은 강현우를 부르는 말투가 더 다정해져 있었다.윤하경은 무심코 강현우를 바라봤다.그런데 강현우도 고개를 숙인 채 윤하경을 보고 있었다.깊은 눈동자가 유난히 선명하게 빛나서, 오히려 숨이 턱 막힐 정도였다.윤하경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둘 다 어린 나이는 아닌데도 심장이 괜히 빨라졌다.윤하경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시선을 거두었다.그리고 윤하민에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윤하경은 윤하민을 안아 그네에 앉혔다.이제 경성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마당에는 바닥 난방이 깔려 있어도 탁 트인 곳의 나뭇가지 끝에는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아 있었다.과하게 예쁠 만큼 겨울이 차분히 내려와 있었다.윤하경이 윤하민을 품에 안고 그네에 앉자, 강현우가 옆으로 다가가 천천히 밀어주었다.가끔 도우미들이 지나가다 그 장면을 보고는 시선을 번쩍 들었다.너무도 다정하고 아름다워서 한참을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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