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설날이 되었다.밤하늘에 불꽃이 솟구쳐 오를 때, 윤하경은 강현우, 윤하민과 함께 마당에 앉아 새해를 맞고 있었다. 까만 하늘이 불꽃으로 물들어 찬란한 색으로 번졌고, 집안 사람들도 모처럼 손을 놓고 마당에 둘러서서 함께 불꽃을 올려다봤다.강현우는 올해 유난히 기분이 좋았는지, 정원에 불꽃을 잔뜩 준비해 두고 몇 시간이나 내내 터뜨렸다.윤하민은 고개를 한껏 젖힌 채 손을 휘저으며 신나서 폴짝폴짝 뛰었다.“엄마, 너무 예뻐요!”외국에서는 연말 분위기가 그리 진하지 않았으니 윤하민에게는 이런 새해가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었다. 사방이 붉고 화사하게 꾸며진 것도 신기한데 하늘에 여러가지 폭죽이 터지니 윤하민의 눈에는 그저 마법 같았다.윤하경은 웃으며 가방에서 세뱃돈 봉투 하나를 꺼냈다.“우리 하민아, 새해 복 많이 받아.”윤하민은 봉투를 받자마자 팔을 쭉 뻗어 윤하경에게 안아 달라고 조르더니, 윤하경 볼에 쪽 하고 크게 뽀뽀해 버렸다.그러고는 곧바로 손을 강현우 쪽으로 내밀었다.“아빠, 아빠 세뱃돈은요? 아빠가 저한테 세뱃돈 주는 건 처음이잖아요. 예전에 못 준 걸 다 몰아서 줘야 해요!”몇 글자는 발음이 흐릿했지만, 오만하게 빛나는 표정만큼은 또렷했다. 작은 얼굴에 괜히 행동대장 같은 기세가 붙어 있었다.강현우는 피식 웃으며 윤하민을 내려다봤다. 눈빛에는 한가득 애정이 묻어났다.“자, 여기 있어.”강현우가 봉투 하나를 꺼내 주자, 윤하민이 꾹꾹 눌러 만져 보더니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아빠 너무 적잖아요... 왜 엄마 거보다 얇아요?”억울하다는 얼굴이 너무 진지해서 윤하경은 웃음이 터질 뻔했다.강현우가 윤하민의 코끝을 살짝 톡 건드렸다. 윤하민은 윤하경을 닮아 이목구비가 또렷했고 어린데도 콧날이 괜히 오뚝했다.“이 조그만 놈이 돈 밝히기는...”강현우는 태연하게 덧붙였다.“돈만 주면 재미없지. 열어 봐. 아빠가 뭘 줬는지 궁금하지 않아?”윤하민은 반신반의하면서 봉투를 열었다.그런데 안에는 돈 대신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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