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011 - Chapitre 1020

1062

제1011화

허허… 용강한 그는 도대체 무슨 헛된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인가!“참 못났습니다. 벌써 죽을 생각부터 하시는 겁니까?”용강한은 한심한 표정으로 이육진을 쳐다보며 말했고 이에 이육진이 대꾸했다.“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소. 하지만 난 결국 죽게 될 것이오.”금성이 죽기 전에 보였던 그 사악하고 수상한 미소를 생각하면 이육진은 자신이 결국 죽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지금 유일한 희망은 심소균이 야랑국에서 고충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자를 데리고 오는 것인데 심소균은 경성을 떠난 지 한달밖에 되지 않는다.아무리 순조롭다고 해도 절대 한달 내에 돌아올 수는 없다.이육진이 지금 가장 걱정되는 사람은 소우연과 자신의 아들딸이었다.“앞으로 소신한테 더 잘하셔야 합니다! 자꾸 말도 안 되는 질투를 해서 마마를 난감하게 하지 마십시오!”용강한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이육진에게 말했고 이육진이 허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허허,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오. 만약 이 세상에 영혼이 존재한다면 난 두 사람이 오손도손…”이육진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그러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화제를 돌렸다.“난 몸이 폭파해서 죽고 싶지 않소. 그래서 지금 마지막으로 연이를 한번 보고 대감께 다시 찾아올 것이오. 그때 가서 날 너무 고통스럽게 죽게 내버려두진 마시게.”“그럼 다시 태어나길 바라시는 겁니까 아니면 영혼이 영원히 이 세상에 남아 마마 곁에 있길 바라시는 겁니까?”용강한의 물음에 이육진은 생각이 많아졌다. 그는 소우연 곁에 남고 싶었다.예전에 회남왕이었던 시절에 용강한과 사람의 사후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영혼으로 남아 소우연의 부담이 되긴 싫었다.이육진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냥 날 황천길로 보내주오.”그때가 되면 이육진은 멀리 하늘나라에서 소우연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이때, 용강한이 허리춤에서 태극구를 빼서 곁에 툭 던졌고 경문은 빠르게 태극구를 손으로 받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용강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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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재빨리 달려간 경문과 진우는 함향이 소우연을 부축한 걸 보고 나서야 시름이 놓였다.한편, 허공에서.용강한은 소우연을 힐끔 쳐다보고는 이내 손가락으로 부적 하나를 적은 뒤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다음 순간, 주문이 적힌 부적은 금빛을 번쩍이더니 이육진을 향해 무섭게 돌진했다.푹!이육진의 입에서 까만 피가 분사했다. 그 속에는 심지어 까맣게 타버린 유충들이 보이기도 했다.용강한은 강한 염력으로 다시 주문을 외우더니 이육진과 같은 수평선에 둥둥 떠있었다.그러고는 다시 한번 천둥번개를 다스려 자신과 이육진을 가격했다. 번쩍거리는 불꽃에 맞은 이육진은 다시 한번 까만 피를 토하다가 지면으로 빠르게 추락했다.용강한은 극심한 통증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빠르게 날아가 추락하는 이육진을 번쩍 안아 들고는 서서히 지면으로 내려왔다.어두컴컴하게 깔려 있던 먹구름은 서서히 흩어지고 있었고 어느새 햇빛이 비추기 시작했다.마치 조금 전의 모든 것이 환각처럼 느껴졌다.한편, 진우와 경문을 빠르게 달려가 용강한과 이육진을 부축했다.소우연도 급하게 뛰어갔다.“부군! 오라버니!”그녀는 이육진의 손을 꼭 잡은 채 용강한을 쳐다보며 물었다.“전하께서는 어떻게 되신 겁니까?”“전하는 괜찮… 푹!”말을 하던 용강한을 새빨간 피를 왈칵 토하더니 바닥에 쓰러졌고 이를 발견한 경문은 재빨리 용강한을 부축했다.진우도 얼른 이육진을 부축했다.“오라버니, 오라버니!”용강한은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소우연을 보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전하께서는 죽지 않을 겁니다. 절대 죽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친 용강한은 그대로 기절해버렸고 이에 화들짝 놀란 소우연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그녀는 한 손으로 용강한을 위해 진맥을 하면서 다른 한 손은 이육진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소우연은 두 사람이 아직 살아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맥 결과, 두 사람 중 누가 더 위험한 건지 알 수 없었다.한편, 함향은 밖으로 뛰어나가 어의를 불렀다.“얼른 어의를 부르십시오! 전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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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용강한은 평소에도 늘 이런 걸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평소에 태극구를 자주 빼면서 혼자서 이런 고통을 견뎌온 것이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소우연은 이내 눈물을 뚝뚝 흘렸고 이에 진우와 함향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소우연은 이내 눈물을 쓱 닦고는 멀지 않은 방구들을 보며 말했다.“함향아, 가서 저기 방구들을 깨끗하게 치우거라. 그리고 진우 너는 전하를 방으로 옮기거라.”이육진은 큰문제가 없으니 몸상태가 많이 안 좋은 용강한을 침상에 편하게 눕혀야 한다.고개를 끄덕인 진우와 함향은 바로 소우연이 시키는 대로 했다.조금 뒤, 욕실로 들어간 소우연은 용강한의 창백한 얼굴을 보게 되었다. 백발보다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려 있었다.그 모습에 소우연은 심장이 찢어지듯이 아팠으며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한편, 소우연을 발견한 경문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옆으로 물러났다.이때, 소우연이 물었다.“오라버니께서 평소에도 태극구를 자주 빼놓았느냐?”“네, 마마.”“도대체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이야… 분명 바둑도 졌으면서.”바둑을 졌으니 이런 일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이 일을 관여하지 않았다면 용강한은 이렇게까지 크게 다치지 않았을 텐데 만약 용강한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육진은 진작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소우연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듯이 아팠다.‘이 모든 게 금성 그놈 때문이야! 그놈 대체 정체가 뭐야!’조금 전, 궁에 있던 소우연은 궁 밖에서 까만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순간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이제 곧 날이 밝아지고 있는데 이육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상황을 보고하러 온 신하도 없었다.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소우연은 결국 함향과 호위병들을 거느리고 염만 저택과 수현 저택으로 향했다.그곳에 도착해보니 두 저택은 불에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소우연은 혈충인이 경성 성내에 퍼졌다는 얘기를 듣고 김조윤에게 사람을 보내 경성 백성들에게 절대 외출하지 말라고 확실하게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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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경문은 이내 속옷만 입은 용강한을 업고 침상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러고는 침상에 준비해둔 이불을 전부 용강한 몸에 덮어주었다.“전에는 증상이 이렇게 빨리 바뀌지 않았다고 하였느냐?”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경문에게 묻자 경문이 고개를 끄덕였다.방안 분위기는 암울했다.그리고 경문은 그제서야 자신이 조금 전에 마음이 너무 급해서 소우연 앞에서 용강한의 옷을 벗겼다는 사실이 떠올랐다.하지만 조금 전 상황이 너무 긴박했기에 경문은 딱히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가서 몸조리에 좋은 보양 탕약을 준비하거라. 전에 오라버니를 위해 처방했던 보약이 저택에 아직 남아있느냐?”소우연의 목소리가 많이 피곤해 보였다.“네, 마마. 아직 남아있습니다. 지금 당장 약을 달여오겠습니다.”경문은 바로 방을 떠났다.한편, 진우는 소우연이 용강한을 걱정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돌려 병풍 밖에 어렴풋이 보이는 황제를 힐끔 쳐다보았다.함향이 황제 곁을 지키고 있었다.이때, 이 원사가 어이들을 데리고 급하게 찾아왔다. 그들 중에는 간석도 보였다.어의들은 바로 황제를 위해 진맥을 짚었다.황제가 타박상을 크게 입었을 뿐, 다른 후환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한 그들은 약을 처방하고는 하인들에게 약을 달여오라고 했다.이때, 간석이 함향에게 물었다.“황후마마께서는 어디 계신 것이냐?”이에 함향이 울먹이면서 대답했다.“용 대감께서 전하를 구하시느라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황후마마께서는 용 대감 곁을 지키고 계십니다.”고개를 끄덕인 간석은 이 원사에게 말했다.“전 용 대감께 가보겠습니다.”간석과 이 원사는 황후에게 인사를 올리러 방에 들어왔다.그러다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화들짝 놀란 두 사람은 바로 고개를 푹 숙였다.황후가 용강한 침상 앞에 앉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용강한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이건… 뭐라고 얘기하기 힘든 상황이다.간석과 이 원사는 황후와 용강한 그리고 황제 세 사람은 생사를 함께 겪은 남다른 사이라는 것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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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한 시간 뒤, 용강한의 몸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잔뜩 긴장한 소우연은 바로 진우를 불렀다.“진우야, 진우야! 몸이 뜨거워지고 있어!”진우는 바로 용강한을 등에 업고 미리 준비해둔 욕조에 담갔다.“얼른 가서 경문을 부르거라. 이 정도 얼음으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네, 마마!”진우가 재빨리 돌아서서 경문을 찾으러 갔다.다시 돌아왔을 때, 경문의 손에 약을 들고 있었다.“약을 달여왔습니다.”경문은 소우연이 곁으로 물러난다면 자신이 용강한에게 약을 먹여주려고 했지만 소우연은 바로 약을 건네 받았다.“내가 먹이면 된다. 넌 얼른 가서 얼음을 가져오거라.”“네, 마마.”약그릇을 소우연에게 건넨 경문은 바로 욕실을 나섰다.소우연은 용강한 뒤로 다가가 그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고는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오라버니, 약을 드셔야 합니다. 입을 벌리십시오.”말을 하던 소우연은 한 손에 약그릇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용강한의 입을 조심스럽게 벌렸다.다행히 약은 순조롭게 입안으로 흘러 들었다.한편, 지푸라기로 묶은 얼음을 들고 들어온 진우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화들짝 놀란 채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난 아무것도 못 봤어. 아무것도 못 본 거야.”사실 경문이나 다른 사람을 시켜 용강한의 시중을 들게 할 수 있지만 소우연은 굳이 자신이 시중을 들려고 하고 있다.진우는 황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에 최대한 못 본 척하려고 노력했다.그는 평생 마음속에 썩혀두고 절대 입 밖에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을 것이다.“전하께서는 괜찮아지셨느냐?”소우연이 진우에게 물었다.진우는 커다란 얼음을 깨고는 한 조각씩 욕조에 넣으며 대답했다.“전하께서는 큰문제가 없는 듯합니다.”진우는 여태까지 황후 곁을 지키느라 황제의 상황을 살필 겨를도 없었다. 황후도 황제의 몸상태를 그리 걱정하지 않는 걸 보면 황제의 상세는 용강한보다 훨씬 약하다는 뜻이다.진우는 그렇게 생각했다.이에 고개를 끄덕인 소우연은 계속 용강한의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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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용 대감께서 큰 공을 세우셨습니다.”간석의 말에 이 원사도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소우연은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조금 전에 극도로 긴장한 탓에 영혼이 이탈한 느낌이었다.그녀는 이육진의 어깨에 기대고는 간석과 이 원사 그리고 함향을 향해 손을 내둘렀다.세 사람은 바로 밖으로 물러났다.소우연은 결국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녀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제발 이육진이 빨리 깨어나길 바랐다.소우연은 용강한에게 변고가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웠지만 그녀의 의술로는 용강한이 받은 천벌을 완벽하게 알아낼 수가 없었다.소우연은 그 많은 의서들을 읽고 또 읽었고 지금까지 의서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언젠가 용강한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희망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그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 만약 용강한이 짧은 시간 내에 증상을 계속 이렇게 반복한다면 결국 몸이 버티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부군, 제가 어찌해야 합니까… 오라버니는 저토록 선하고 좋은 사람인데 왜 이런 천벌을 받아야 하는 겁니까? 제 환생이 처음부터 잘못된 걸까요?”소우연이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에 대답해주지 않았다.얼굴을 깨끗하게 씻고 용강한의 흰옷으로 갈아입은 이육진은 흑갈색의 피부색이 유난히 눈에 띄어 참 우습기도 했지만 소우연은 전혀 웃음이 나지 않았다.되레 마음이 너무 아팠다.그렇게 구들에 쪼그리고 앉은 소우연은 허리를 숙여 이육진의 어깨에 기대고는 그의 팔을 조심스럽게 잡았다.어젯밤, 이육진이 궁을 나선 뒤로부터 소우연은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그러다가 오늘 아침 경성 내에 까맣게 피어오른 연기와 이리저리 도망치는 백성들을 보며 더할 나위 없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소우연은 바로 용강한의 저택으로 달려와 겨우 이육진을 만났지만 이런 상황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런저런 생각에 눈물을 줄줄 흘리던 소우연은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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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진우는 결국 용강한 몸 위에 덮고 있는 이불을 잘 정리해준 뒤, 급하게 몇 입 먹었다. 그는 자신이 얼른 먹은 뒤, 소우연을 바꿔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소우연은 밥 생각이 전혀 없었으며 그저 용강한 곁을 지키면서 가끔 이육진의 상태를 살폈다.“마마, 드셔야 합니다. 마마까지 쓰러지면 누가 전하와 용 대감을 보살피겠습니까?”진우는 결국 용강한까지 내세우면서 소우연을 설득할 수밖에 없었지만 소우연은 고개를 저었다.“난 입맛이 없다.”그러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보탰다.“가서 야채죽을 준비해주거라.”생각해보면 진우 말도 일리가 있다. 이렇게 계속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결국 끝까지 버틸 힘이 없을 것이다. “네, 마마.”진우는 침상에 누운 용강한을 힐끔 쳐다보고는 밖으로 나갔다.“연아…”이때, 용강한이 낮은 목소리로 뭔가 중얼거렸지만 소우연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용강한이 표정은 잔뜩 긴장해 보였다.“가지 마… 제발 가지 마…”소우연은 재빨리 용강한의 손을 덥석 잡았다.“오라버니, 오라버니! 왜 그러십니까?”용강한은 미간을 확 찌푸리다가 이내 조금씩 진정되는 듯싶었다.용강한은 꿈을 꾸었다.흠천감 마루에 앉아있는 그는 온몸이 너무 따스했다. 특히 꼭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은 더욱 따스했다.용강한은 소우연의 손을 잡고는 흠천감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순간, 등 뒤에 있던 흠천감이 서서히 사라지더니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곳 같았다.용강한은 자신이 언제 어떻게 소우연의 손을 잡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그러다가 화면이 갑자기 바뀌었다. 소우연은 금빛 용포를 몸에 두르고 있었고 용강한은 1품 관직이 되어 있었다.만인지상의 존재가 된 것이다.용강한은 조정에서 나오자마자 영화궁으로 가서 소우연과 바둑을 두기도 하고 영이와 유치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이목구비가 잘 보이지 않는, 영이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한 남자애가 용강한을 숙부라고 불렀다. 이 사내는 이천이 분명하다.그렇게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났을까?언제부턴가 용강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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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임세안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대답했다.“마, 마마, 거의 다 잡아들인 것 같습니다. 잡은 혈충인들은 당장에서 바로 불태워 후환을 없앴습니다.”당시 상황이 아수라장이었기에 놓친 혈충인이 없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밖으로 도망친 혈충인은 대략 스무 명 정도였고 그보다 몇천 배는 더 많은 호위무사와 병사들이 그들을 쫓았기에 아마 전부 죽였을 가능성이 크다.“다행입니다. 그래도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요 며칠동안 순찰을 더욱 강화하고 백성들에게 입에 들어가는 음식에 유독 조심해야 한다고 전하십시오. 그리고 수상한 상황을 발견하고 고발하는 자한테는 상금 백 냥을 준다고 전하십시오.”이에 임세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마마.”소우연은 몰래 도망친 혈충인이 남아있을까 봐 상금까지 건 것이다. 이를 발견한 백성이 제때에 고발하지 않으면 더욱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이때, 진우가 야채죽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진우를 본 임세안은 왠지 안도감이 들었다.‘그래, 진우도 봤으니까 죽더라도 진우와 함께 죽는 거야!’“마마, 야채죽이 준비되었습니다.”진우도 용강한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소우연을 보자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최대한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오늘 하루 종일 이 저택 안에서 많은 광경을 봐왔기에 크게 놀랍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소우연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용강한은 목숨 걸고 황제를 구한 사람인데 이 정도도 이해하지 못하겠는가!진우와 경문은 전에 이육진이 용강한한테 자신은 곧 죽을 거라고 얘기했던 것을 똑똑히 들었다. 그리고 용강한에게 황후와 공주 그리고 태자까지 부탁하는 것도 들었다.심지어 이육진은 자신의 황제 자리까지 용강한에게 물려주겠다고 했다.이 정도 우정이면 뭔들 이해할 수 없겠는가!한편,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소우연은 깊게 찌푸리고 있던 용강한의 미간이 조금 풀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이 여전히 차가웠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온기가 조금 느껴졌다.소우연이 손을 빼려고 했지만 상대방이 그녀의 손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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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소우연은 손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임세안에게 말했다.“용 대감은 지금 추위를 많이 타고 있으니 잘 지켜보고 계셔야 합니다. 손이 밖으로 나오게 해서는 안 됩니다.”“네, 마마.”넋이 나간 표정으로 대답한 임세안은 용강한이 잡고 있는 손을 이불 속으로 넣었다.한편, 진우는 서둘러 소우연에게 야채죽을 건넸다. 소우연은 그릇을 들고 먹으면서 이육진의 상태를 살피러 방구들로 향했다.임세안은 그런 소우연과 진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그와 달리 그리 놀라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세상에, 이게 다 무슨 일이란 말인가!그러다가 진우와 눈이 딱 마주쳤다. 진우는 방구들을 힐끔 쳐다보다가 이내 임세안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용 대감께서는 전하를 살리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위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요.”그리고는 용강한 저택에서 있었던 일을 구구절절 임세안에게 전부 얘기해주고는 그를 토닥였다.“그냥 못 본 척하십시오.”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린 임세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마마께서 용 대감을 바라보는 눈빛이 잔뜩 긴장해 있었습니다.”이 생명의 은혜와 그들 사이의 우정은 이미 생사를 초월했다. 임세안은 이런 세 사람의 감정이 너무 부러웠다.“연아… 연아… 이것 좀 보거라…”용강한의 중얼거리는 혼잣말에 진우와 임세안은 얼굴이 퍼렇게 질려 버렸다.“아무것도 못 들은 겁니다. 아무것도!”진우가 당황한 표정으로 낮게 말했고 임세안도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네, 알겠소.”흠칫하다가 이내 진우를 확 잡아당기며 말을 이어갔다.“와서 용 대감 손 좀 잡아주게. 난 진규 장군과 이 두독에게 말을 전하러 가야 하네.”이에 고개를 끄덕인 진우는 자연스럽게 임세안 대신 용강한의 손을 꼭 잡고는 침상 곁에 앉았다.그러다가 왠지 살짝 소름이 돋기도 했다.밖으로 나간 임세안은 소우연에게 인사를 올렸다.“마마, 진우가 용 대감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소신은 마마께서 내리신 명을 수행하러 가야 합니다.”그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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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경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 아닙니다. 황후마마께서 목숨까지 바치시라는 게 아닙니다. 단지… 단지…”말을 하던 경문은 우물쭈물하기 시작했고 소우연은 그런 경문을 다그쳤다.“얼른 말해보거라. 오라버니를 살릴 방법이 있다면 어서 말하거라!”경문은 품에서 태극구를 꺼내 두 손으로 소우연에게 건넸다.“마마, 대감께서는 이 고충들이 도술을 억제하고 심지어 도술을 집어삼키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감께서는 자신의 몸이 허약해질 때 절대 이 고충들을 대감님 몸에 놔두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하,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소인은 대감께서 버티지 못하고 이대로 변고를 당할까 봐 너무 두렵습니다. 마마, 소인이 아니라 마마께서 이 고충들을 대감님 몸에 달아 놓아서 대감님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대감님은 아무리 화가 나도 마마를 용서하실 겁니다. 그리고 대감님 자신도 용서하실 겁니다.”경문이 엉엉 울면서 말했다. 그는 용강한이 나중에 깨어나면 함부로 결정을 내린 그를 죽일 거라고 확신했다.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경문을 저택에서 쫓아내어 평생 다시는 보지 않을 것이다.“대감께서 도술에 집착하는 이유는 사실 황후 마마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대감님께서는 나중에 마마와 마마께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지킬 능력이 사라지게 될까 봐 많이 불안하고 초조해 하셨습니다. 때문에 아무리 뼈를 깎아내리는 고통과 괴로움이 찾아와도, 몸이 불에 활활 타오르는 듯 뜨겁다가 얼음장 마냥 차가워져도 대감께서는 도술이 사라지지 않게 지키려고 했습니다. 마마, 나중에 대감님께서 소인을 원망하고 탓해도 소인은 상관없습니다. 소인은 죽음도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대감님께서 깨어나셨을 때 도술을 잃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깊은 자책에 빠질까 봐 두렵습니다…”경문은 결국 모든 사실을 구구절절 얘기했다.이에 너무 놀라서 넋을 잃은 소우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네 뜻은 오라버니께서 도술을 잃을까 봐, 앞으로 날 도울 수 없게 될까 봐 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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