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1001 - Chapter 1010

1062 Chapters

제1001화

“상운국의 사람이 어찌 야랑국의 주술사를 알 수 있단 말이오? 짐은 전에 심소균 장군을 시켜 남다른 능력을 지닌 자를 찾아오라고 했을 때에도 오랜 시간을 들여 겨우 야랑국에서 찾아오게 되었소.”이육진의 말에 용강한이 물었다.“그럼 혹시 이자가 전하께 원한을 지닌 자라고 의심하시는 겁니까?”“짐은 이렇게 의심하고 있소. 안 그러면 이자가 굳이 이렇게 오랫동안 공을 들여 염만 그자와 친해지고 염만에게 달라붙어서 경성을 무너트리려고 할 리가 없지 않소?”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육진이 말을 이어갔다.“아니면 혹 그자들은 더욱 많은 혈충인을 만들어내서 짐의 이 나라를 무너트리려는 걸 수도 있소.”“전하의 걱정도 일리가 있습니다.”용강한이 담담하게 대꾸했다. 그러고는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부적을 꺼냈다.“이 부적들이 군에 도움이 될 겁니다.”이육진은 이내 장우주를 불러왔다.“이 부적들을 임세안 장군과 진우 그리고 진규 장군에게 가져다주거라.”“네, 전하.”장우주는 바로 부적을 받고 돌아서서 떠났다.장우주가 떠난 뒤, 소우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용강한을 쳐다보며 물었다.“오라버니, 오늘 기색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러지 말고 일단 흠천감으로 돌아가십시오. 저와 전하께서 이곳을 지키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소우연의 말에 용강한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소신을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마. 소신은 괜찮습니다. 요즘따라 꿈자리가 수상하고 왠지 모르게 불안해질 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혈충인 사건이 해결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혈충인 사건이 해결되면 용강한도 마음 놓고 푹 쉴 수 있을 것이다.한편, 이육진은 소우연의 걱정을 잘 알고 있었으며 그도 용강한의 몸이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연이 말이 맞소. 용 대감은 이만 돌아가서 쉬고 있게. 무슨 일이 생기면 대감을 부르겠네.”이육진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용강한이 되레 물었다.“소신은 이리로 올 때 임세안 장군께서 급히 궁밖으로 나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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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살짝 화가 난 소우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육진 쪽으로 몸을 기대고는 말했다.“부군, 오늘 어떻게든 오라버니를 이기셔야 합니다. 그래야 오라버니도 어쩔 수 없이 말을 들을 겁니다.”“알겠다. 내 연이의 뜻대로 하겠어.”말을 하던 이육진은 이내 고도의 집중력을 보였다. 한편, 소우연은 용강한에게 다가가 그에게 점심 식사는 했는지 묻기도 하고 다과나 차를 건네기도 했다.“오라버니, 예전에 저희의 첫만남이 기억나십니까?”“당연하지요.”“그럼 자세히 얘기 좀 해주십시오. 그때 당시 저는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시녀는 데리고 있었나요? 혹 그때도 제가 많이 초라하고 비참해 보였습니까?”“마마께서는 그때 당시 여덟 살 정도밖에 안 되는 어린 소녀였습니다. 초라하거나 비참할 리가 없지요.”“그럼 제가 그때와 달라진 점은 있습니까? 혹 많이 못 생겨진 건 아니지요? 오라버니, 제 얼굴을 제대로 보고 얘기해주십시오. 제가 어렸을 때가 예쁩니까 아니면 지금이 더 예쁩니까?”소우연의 말에 용강한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에 소우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오라버니, 왜 그런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십니까? 전 단지 어렸을 때의 제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뿐입니다.”잔뜩 서운한 소우연의 표정에 용강한은 이내 목청을 가다듬었다.“마마께서는 어렸을 때 매우 귀여우셨습니다.”이때, 이육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용 대감, 아무래도 흠천감으로 돌아가야 할 듯 하오.”말을 하던 이육진은 손에 들고 있던 검은색 바둑알을 바둑판에 툭 내려놓았다. 이번 판을 이긴 것이다.이에 용강한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전하께서는 역시 실력이 대단하십니다. 소신이 졌습니다.”이육진이 손을 번쩍 들자 소우연은 빠르게 다가와 그의 손을 덥석 잡고는 이육진 곁에 털썩 앉았다.“연이는 용 대감을 쉬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오. 어쩔 수 없이 필요하지 않는 이상, 대감께서 자신의 몸을 망가트리지 않았으면 좋겠소.”이에 용강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꾸했다.“전하, 마마, 감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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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전하, 주 승상께서는 수 내관을 도와준 일 말고는 딱히 잘못을 저지른 게 없습니다.”간석의 보고에 이육진은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그래, 이 일이 잘 해결되면 그자를 강남으로 보내거라.”“알겠습니다, 전하.”대감들은 이내 무릎을 꿇으며 대답했다.이육진은 간석을 쳐다보며 말했다.“가서 수현 그자와 주 승상을 데려오거라.”고개를 끄덕인 간석은 이내 절뚝거리는 수현과 주 승상을 데리고 돌아왔다. 하루 종일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던 두 사람은 무릎이 잘 펴지지도 않았다.한편, 이육진은 곁에 서있던 이 두독과 장우주 두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이두독과 장 대감은 주 승상의 호위무사로 위장하여 이 두 사람을 궁밖으로 데리고 나가 수 내관의 저택까지 호송하여라. 그리고 그 저택에 있는 강이를 제압하여 바로 고문 취조를 하여라. 확실한 정보를 알아내게 되면 바로 짐에게 보고를 하여야 한다.”“네, 전하.”자리에서 일어난 이육진은 고개를 돌려 수현과 주 승상을 쳐다보았다.“너희 두 사람이 이번에 공을 세운다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수현과 주 승상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이육진은 이내 시선을 거둔 뒤,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는 소우연을 데리고 떠났다.“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소우연의 물음에 이육진이 대답했다.“영이를 보러 가는 것이다.”“부군, 설마 직접 상황을 지켜보러 가시려고 이러는 겁니까?”소우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이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니 난 반드시 가야 한다.”혈충이 얼마나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존재인지 이육진은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이 일을 한 시라도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큰 재앙이 들이닥칠 것이다.한편, 소우연은 입술을 살짝 오므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속으로 이 혈충 사건이 빨리 마무리되길 기도할 뿐이다.한편, 금융궁에서.정연과 우옥명 두 사람이 두 아이를 씻겨주고 있었다.소우연이 도착했을 때, 아이들은 마침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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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사부님, 주 승상.”강이는 주 승상까지 직접 찾아오자 살짝 놀란 표정이었다.주 승상은 곁에 서있던 이 두독을 힐끔 쳐다보았고 이 두독이 고개를 끄덕이자 장우주는 바로 한걸음 다가가 강이를 제압했다. 그리고는 강이의 입에 천을 쑤셔 넣었다.“읍…!”눈이 휘둥그레진 강이는 자신이 왜 제압을 당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수현을 멍하니 쳐다보았고 수현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버러지 같은 놈! 사실대로 얘기하면 육체의 고통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한편, 이 두독은 침상으로 다가가 이불을 확 거뒀다. 이불 속에는 한 소녀가 숨어 있었고 얼굴이 심각할 정도로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한 눈에 봐도 약에 취한 모습이었다.“옷 제대로 입고 나오거라!”명령을 내린 이두독은 이내 밖으로 나왔다.“저 여인은 약에 취한 듯합니다.”이두독의 말에 수현은 안색이 확 굳어버렸다. 그는 저 여인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한편, 많이 놀란 소녀는 겨우 옷을 챙겨 입은 뒤, 몸을 휘청거리며 나왔다.수현은 하인에게 소녀를 부축하라고 한 뒤 말했다.“일단 징벌방으로 끌고 가거라.”그렇게 그들 일행은 징벌방으로 향했다.징벌방은 작은 폭실 그 자체였다. 잘못을 저지른 하인은 이곳에서 징벌을 받거나 갇히게 된다.주 승상은 수현을 보며 말했다.“수 내관, 저택이 크지 않아도 있을 건 다 있네요.”“이 저택은 전하와 마마께서 하사하신 것입니다…”이에 주 승상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수 내관 덕분에 난 오늘부로 강남에 가서 현지사를 맡게 되었습니다.”“미안합니다.”수현은 진심으로 미안했다. 평생 전전긍긍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왔는데 결국 강이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오늘이 지나면 수현도 경성을 떠나야 한다.한편, 이두독은 강이의 입에서 천을 빼냈다. 그러자 강이는 바로 수현 앞에 무릎을 꿇더니 애걸복걸 빌기 시작했다.“사부님, 사부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어떻게 된 일이냐고? 당장 사실대로 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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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소인 다 알고 있습니다. 그 악마는 지하에 비밀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 안에는 어린 소녀들과 젊은 남자들 그리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말을 하던 소녀는 머리를 감싸 쥐고는 괴로운 표정으로 바닥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대감님, 제발 소인을 살려주십시오. 제발 저희를 살려주십시오!”“그 지하가 어디에 있느냐?”“바로 이곳에 있는 지하입니다.”망연자실한 강이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모든 게 끝났다.이두독은 강이를 소녀 앞에 끌고 와서 말했다.“너희 두 사람, 함께 사실을 확실하게 고해야 할 것이다. 단 한 마디라도 거짓을 얘기하면 그땐 죽을 줄 알아!”이두독은 강이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고 이에 겁을 먹은 강이는 애원했다.“소인이 어찌 감히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전부 사실대로 얘기하겠습니다.”그 뒤로 강이는 모든 사실을 구구절절 얘기했고 조용하게 듣고 있던 사람들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그, 그럼 금성 그자가 지하에 혈충인 군단을 만든 것 외에 다른 비밀은 없느냐?”강이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나머지는 소인도 정말 모릅니다. 모든 비밀이 전부 지하에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전부 염만과 금성에게 보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그럼 염만과 금성 그자들의 목적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소, 소인이 느끼기엔 금성 그자가 전하를 매우 증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뼛속 깊이 증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말을 하던 강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수현을 바라보았다.“사부님, 주 승상, 제발 소인을 살려주십시오. 소인은 알고 있는 사실을 전부 말씀드렸습니다.”“앞장서서 우리를 그곳에 데려가거라!”이두독의 말에 주 승상이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이두독, 아무래도 이 일을 일단 전하께 보고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혈충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이두독은 주 승상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혈충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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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전하, 소신과 진우가 들어가겠습니다. 전하께서는 이런 모험을 하시면 안 됩니다.”진규의 말에 이육진이 대꾸했다.“짐은 전장에서 물러난 뒤로 궁에 정변이 일어났을 때에만 손에 피를 묻혔다. 오늘 짐은 금성 이자가 대체 어떤 인물인지, 왜 짐에게 이토록 큰 적대감을 보이는 건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고 한다. 아이들에 이어 이 나라의 백성들까지 해치고 있는 그자는 죽어 마땅한 자이니라!”말을 하던 이육진은 이내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는 빈 술통을 진우에게 건네며 말했다.“가자.”한편, 진우와 진규는 각자의 호위무사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만에 하나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황제부터 지켜야 한다고 눈으로 지시를 내렸다.두 사람은 이내 염만 저택의 대문을 두드렸고 어눌해 보이는 하인 한 명이 대문을 열었다.세 사람이 마당에 들어서자 금성이 걸어 나왔다.이육진을 발견하자 실눈을 살짝 뜬 금성은 이내 진우와 진규에게 인사를 올렸다.“주 대감님, 진규 장군님.”이육진은 두 사람 앞에 서있었기에 이 사람은 분명 그들보다 신분이 높은 사람 일 것이다.그리고 이육진은 나이가 꽤 젊어 보였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금성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설마, 이자가 바로 이육진인가?’마음속에 거센 파도가 치기 시작했지만 겉으로는 최대한 차분하고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다.“이 늦은 시간에 대감들께서 이곳엔 어쩐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제 부친은 이미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혹 대청에서 차라도 한 잔 하시겠습니까?”“그럼 참 고맙겠소.”이육진이 대답했다.금성의 안색은 보기 거북할 정도로 창백했다. 핏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마에 핏줄이 심각하게 튀어나와 있었다.그의 창백한 안색은 용강한과 거의 흡사했지만 얼굴에 튀어나온 핏줄들은 매우 수상했다.“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말을 하던 금성은 대청을 떠났다.진우가 바로 뒤따라가려고 했지만 이육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바로 행동을 멈추었다.한편, 대청을 떠난 금성은 하인에게 말했다.“귀한 손님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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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관심이 없지만 이육진 이자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금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제 부친은 마음씨가 선한 분입니다. 벙어리들이 힘들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서 결국 전부 저택에 들인 겁니다.”“아, 선하신 분이셨네요.”진우는 피식 웃으며 진규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금성에게 말했다.“이 저택에서 나이 어린 시녀들도 꽤 많이 사들였다고 들었는데 몇몇 말을 못하는 하인들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소녀들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전부 풀어주었습니다.”금성은 태연하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대답했다.“풀어주었다고요? 아닌 것 같은데요? 이 저택에서 소녀들이 나오는 걸 본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하자 금성이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주 대감님, 혹시 오늘 저를 심문하러 오신 겁니까?”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 제 동무들도 알고 싶어 하거든요.”이육진이 신분을 밝히지 않았기에 진우는 동무들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다.조금 전까지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이에 금성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주 대감님께서 한발 늦게 오셔서 보지 못한 겁니다.”이때, 하인이 차를 들고 나타났다. 이육진은 찻잔을 힐끔 쳐다보았다. 날씨가 꽤 쌀쌀했지만 찻잔에는 뜨거운 김이 피어나지 않았다.“차를 드십시오.”금성의 말에 진우가 물었다.“이제 막 끓인 차인데 왜 이미 식은 것 같죠?”“세 분은 귀한 손님인데 당연히 식혀서 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진우는 고개를 돌려 이육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이육진은 이 상황이 참 지루하게 느껴졌다.금성 이자가 아직까지도 그들에게 독을 탈 생각을 하고 있다니.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던 이육진은 손을 쓱 휘둘러 찻잔을 바닥에 떨어트렸고 찻물이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독은 없는 듯합니다.”진우가 이육진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고 이에 진규가 피식 웃으며 똑같이 낮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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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암실 안으로 더욱 깊숙하게 들어갔을 때, 몸싸움을 하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다.조금 뒤, 이 두독과 장우주 그리고 몇십 명의 호위무사들이 금성 그리고 가면을 쓴 수상한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가면을 쓴 자들은 싸움 실력이 상당했으며 아픔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이 밀실 안은 코를 자극하는 악취와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이육진은 하마터면 구역질을 할 뻔했다.“장군님은 남아서 전하를 지키십시오.”말을 하던 진우가 호위무사들을 거느리고 빠르게 달려갔다.진규는 진우 대신 나서고 싶었지만 상대방은 이미 피 터지는 전쟁 속에 뛰어들었다.혈투가 한창이던 그때, 금성이 갑자기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순간, 악마의 포효를 방불케 하는 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은 이 굉음에 흠칫 놀라게 되었다.이육진은 바로 진규에게 말했다.“당장 가서 지원군을 부르거라!”“하지만…”“어명이다! 그리고 만약 혈충인이 이 밀실을 빠져나가게 되면 바로 이 저택과 수현 그자의 저택에 불을 지르거라! 얼른 움직이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네, 전하!”바로 돌아선 진규는 지원군을 부르러 떠났다.“전하, 아무래도 일단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곁에 있던 진수한이 말했지만 이육진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는 명령을 내렸다.“절대 저자들이 이 밀실을 벗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그러고는 허리춤에서 검을 빼 들더니 밀실 안으로 달려갔다.이와 동시에, 밀실 속 깊은 곳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아이들과 소녀들의 처절한 비명소리도 들렸다.그러다가 순식간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면을 쓴 자들이 나타났다.그들 손에는 잘린 팔과 다리를 들고 있었으며 입가에 피가 가득했다. 그 모습은 마치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괴물 같았다.그들은 아픔이나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감각이 없는 괴물이었다. 팔과 다리가 잘려도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이 광경에 사람들은 소름이 쫙 돋았다.“전하를 모시고 나가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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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진우와 이두독 그리고 장우주와 진규까지 전부 달려와 생기가 전혀 없는 혈충인들과 혈투를 벌였다.그러던 중, 이육진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혈충인에게 살해될 위기에 놓였다.이때, 금성이 한걸음에 달려와 이육진의 목을 꽉 조이더니 품에서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네가 이 나라의 군주면 어때. 나중에 복부가 터져서 죽을 때 얼마나 자극적이고 재밌을까?”말을 하던 금성은 유리병 안에 있는 물건을 이육진 입에 쑤셔 넣으려고 했다.한편, 그런 금성을 힐끔 쳐다보던 이육진은 온 힘을 다해 한 손으로 금성의 손을 덥석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금성의 가슴을 파고 들어 그의 심장을 끄집어 냈다.이와 동시에, 금성도 온 힘을 다해 유리병 안에 있던 물건을 이육진 몸에 뿌렸다. “하하하하! 너도 이제 죽을 거야!”눈을 동그랗게 뜬 채 큰소리로 외치던 금성은 이내 바닥에 툭 쓰러졌다.“전하, 전하!”화들짝 놀란 사람들은 한걸음에 달려와 이육진의 상태를 살폈다.한편, 금성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혈충인들은 여전히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이때, 임세안이 병사들을 거느리고 나타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면서 술과 화약으로 이곳을 폭파시켜 버렸다.순간 불길이 활활 타올랐고 연기가 까맣게 피어올랐다.거리에 있던 백성들은 이리저리 도망치기 바빴으며 혈충인들은 마주치는 사람마다 잡아서 잔인하게 피를 빨아먹었다.경성 전체는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반드시 빠져나온 혈충들을 전부 잡아서 후환을 없애야 한다!”이육진의 말에 신하들이 바로 대답했다.“네, 전하!”진우는 이육진 곁에서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고 그를 지켰다. 그리고는 근처에 있는 집안에 찾아가 빠르게 이육진의 몸을 씻겨주면서 괜찮을 거라고 기도했다.“용 대감은 지금 흠천감에 있는 것이냐 아니면 저택에 있는 것이냐?”이육진이 평온한 목소리로 물었다.“저택에 계십니다.”“그럼 용 대감 저택으로 가자.”이내 말에 올라탄 이육진은 고고한 자태로 진수한을 쳐다보며 명을 내렸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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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용강한 저택의 대문을 들어설 때, 이육진은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먹구름이 가득했고 비가 크게 내릴 것만 같았다.진우도 이육진을 따라 고개를 들어 하늘을 힐끔 쳐다보았다가 이내 흠칫 놀란 표정이었다. 조금 전에 염만의 저택과 수현의 저택이 불에 활활 타오를 때 날은 이미 밝았고 지하 암실에서 도망쳤을 때 길거리에 점포들도 영업을 시작했다.그런데 왜 갑자기 날이 이렇게 다시 어두워진 걸까?두 사람은 긴 복도를 지나 한참 걷고 나서야 대청 밖의 마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이육진은 멀리서 자주색 도포를 입고 손을 등진 채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용강한을 발견하게 되었다.마치 그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그리고 용강한의 주위에는 진법이 분포되어 있었고 상야등도 켜져 있었다.부적이 양의 뿔에 눌려 있었지만 바람이 풀어오자 삭삭거리는 소리가 났다.“전하, 오셨습니까?”용강한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올리면서 이육진을 쓱 살폈다.그러다가 온몸에 피가 흥건한 이육진을 보자 미간을 확 찌푸렸다.이육진은 입을 열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손을 내둘렀다.“형님, 허리를 펴십시오.”이는 이육진이 오랜만에 용강한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이때, 진우가 용강한에게 인사를 했다.“용 대감님.”이에 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주 대감께서는 진법 밖에서 이곳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고개를 끄덕인 진우는 가까이에 서있는 경문을 보자 다가가 경문의 곁에 자리를 잡았다.“형님.”진우가 먼저 인사를 하자 경문은 이내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주 대감님.”호위병인 경문은 관직이 전혀 아니었기에 감히 진우와 형 아우 사이로 지낼 수 없었다.경문은 오랜만에 만난 진우에게 정연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남녀가 유별하기에 이내 입을 꾹 다물고는 진법 안에 있는 황제와 용강한을 쳐다보았다.진우도 입술을 살짝 오므린 채 진법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곁눈질로 경문을 몇 번이나 힐끔거렸다.몇 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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