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세상에!”룸 안의 남자들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해가 서쪽에서 뜨겠어. 강나현이 하이힐을 신어? 웃겨 죽겠네. 하하하!”“강나현, 미친 거야? 미쳐서 하이힐을 신고 나왔어?”강나현은 얼굴에 쓰고 있던 검은 마스크를 벗었다. 진하게 화장했으니 흐린 조명 아래에서 아직 붓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을 들키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계속 나보고 여성스럽지 않다고 하는데, 내가 오늘 여성미를 제대로 보여줄게!”“아이고.”자리에 있던 재벌 2세들이 자지러지게 웃음을 터뜨리며 몇몇은 눈에 눈물까지 삐져나왔다.“강나현, 어디 한번 걸어봐!”“자, 다들 주목! 강나현이 새로 장착한 다리를 보여주겠대. 하하하!”그들은 강나현을 웃음거리로만 대했다.강변대로 교통사고 이후에도 강나현이 여전히 반하준 옆에 나타난다는 건 반하준에게 아들보다 강나현이 중요하단 의미였다.다른 이들도 사실은 반하준의 체면 때문에 강나현을 상대해 주는 것이었다.강나현이 반씨 가문 도련님을 중환자실에 보내고도 용서를 받았으니, 재벌 2세들은 반씨 가문과 얽힌 이익을 위해서라도 여전히 강나현을 반갑게 맞이했다.그리고 강나현도 다시금 그들의 주목을 받으니 꼭 동물원 원숭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무시당하는 것보다 주목받는 편이 차라리 나았다.그녀는 오늘 고문 도구 같은 하이힐을 신고 사람들 앞에 나타난 게 옳은 선택이라고 느꼈다.“하준 씨.”강나현이 반하준에게 다가가 그의 허벅지 옆 소파에 발을 올렸다.반하준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강나현이 신은 검은색 하이힐을 응시했다. 어둠 속에 가려진 그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강나현은 강민아가 올린 영상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확인한 끝에, 강민아가 이 하이힐을 신고 반하준의 몸을 밟았을 때 그가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표정을 드러냈다는 걸 발견했다.반하준의 숨겨진 페티쉬를 발견한 강나현은 당시 강민아가 신었던 것과 똑같은 12센티 하이힐을 구입했다.하지만 반하준이 이렇듯 크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아들,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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