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apítulo 841 - Capítulo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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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그 말을 듣고 팀장도 슬슬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한번 안소현의 목을 훑어보더니 속으로 혀를 찼다.여자를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목에 난 자국은 도무지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안소현은 팀장의 속내를 눈치채고 한쪽에 앉아 시선을 떨군 채 온몸을 더 세게 떨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마치 세상의 모든 억울한 일을 다 떠안은 사람 같았다.결국 팀장은 손을 내저었다.“됐어, 조사 끝나는 대로 보내 줘. 여기 붙들어 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저 연약한 여자인데.”하지만 성한은 그녀가 그렇게 단순하게 보이지 않았다. 꼬박 하루를 함께 부딪치고 지내보니 어떤 사람인지 웬만큼 파악된 상태였고 그녀를 거의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바로 그만큼 알아버렸기에 이 여자를 함부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지금 놓아주면 나중에 큰일이 터질 수도 있다는 불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팀장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그만해. 어찌 됐든 우리한테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게다가 다친 것도 우리 경찰서 안에서 다친 거고 그 책임은 우리가 져야 맞는 거야.”그 말을 남기고 팀장은 자리를 떠버렸다. 떠나기 전에 그는 허종혁을 따로 떼어 독방에 가두라고 지시했다.어쨌든 이미 사람을 다치게 한 이상 이 일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었고 허종혁에게 다른 정신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남은 건 성한과 그를 돕던 경찰 한 명뿐이었고 둘은 잠시 서로 얼굴만 마주 본 채 말이 없었다.허종혁이 끌려 나가고 나자 성한은 자신의 신념이 통째로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유치장 안은 금세 빈자리가 많아져 조금 전까지의 그 갑갑한 혼잡함이 싹 사라졌다.그 모습을 보고 성한은 오히려 의심이 더 짙어졌다.‘이 모든 게 혹시 안소현이 짜 놓은 판이 아닐까. 그저 하루빨리 여기서 나가려고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아닐까.’만약 정말 그렇다면 이 여자는 너무도 무서운 사람이다.그때, 안소현이 몸을 떨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경찰관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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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실습생 경찰은 안소현이 좀 불쌍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지금 성한이 이렇게까지 그녀를 대하는 걸 보니 더더욱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는 막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실습생일 뿐이라 말을 함부로 세게 할 수도 없었기에 이렇게 에둘러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성한은 그런 실습생을 보며 못마땅하다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도대체 누가 가르친 건지 기본적인 눈치도 없나 싶었다.게다가 용의자 앞에서 자기 동료를 공개적으로 나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는데 이 정도 판단도 안 서는 건지 답답하기만 했다.성한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겨우 참아 가며 말했다.“지금 근무시간이야. 뭐가 먼저인지, 상황 파악 좀 해.”실습생은 뭐라고 더 말하려다가 성한의 서늘한 눈빛과 마주치자 그대로 얼어붙었다.그제야 방금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걸 깨달았다. 어쨌든 성한은 자기가 이 경찰서에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있던 선배였다.그 앞에서 아까처럼 말한 건 솔직히 말해 대놓고 선배 얼굴에 먹칠한 거나 다름없었는데 하필이면 이게 용의자 앞에서 벌어진 일이니 더더욱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결국 실습생은 입만 몇 번 뻐끔거리다가 안소현을 힐끗 한 번 쳐다보며 갈등했으나 곧바로 시선을 돌려 버리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말을 보태 봐야 어차피 자기가 바꿀 수 있는 건 없는데 더 떠들어 봐야 의미가 없었다. 결국 헛수고로 끝날 뿐이었다.입을 꾹 다문 채 침묵해 버린 실습생을 본 안소현은 어이가 없어 마음속으로는 쓸모없는 놈이라고 욕했다.정말 쓸 데가 하나도 없다. 애초에 자기편을 좀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문도 어느 정도 힘이 있겠거니 싶었지만 지금 보니 자기가 상대를 너무 과대평가했던 모양이었다.쓸모없는 남자, 아까 그 표정을 지어 준 게 아까울 지경이었다. 물론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얼굴과 태도에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그만해요, 젊은 경찰관님. 괜히 저때문에 실랑이 벌이지 마세요.”안소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실망한 사람처럼 천천히 머리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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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실습생은 놀랍다는 듯한 표정으로 성한을 바라보며 불쑥 물었다.“경관님, 방금 말씀하신 거 진심이에요?”성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당연하지. 시간이 늦었어. 더 지체하지 말고 움직여.”그렇게 말한 뒤, 그는 유치장을 나가 버렸고 방 안에는 실습생과 안소현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안소현도 사실 꽤 놀랐다. 설마 이 실습생이 정말로 좀 쓸모가 있을 줄은 몰랐고 자신을 여기서 내보내 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상황을 대충 이해하고 나자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안소현이었다.그녀는 실습생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경찰관님, 정말 고맙습니다.”“무슨 감사까지요,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건데요.”실습생은 악의 하나 없이 생각한 걸 그대로 말했다.“게다가 원래도 조사에 협조하러 오신 거잖아요.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그 말을 듣고 안소현의 입가에는 옅은 쓴웃음이 번졌다.“그래도 경찰관님이 아니었으면 제 상처는 아마 치료를 못 받았을 거예요.”말을 이으면서 그녀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목소리는 이미 쉬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얼굴이 가진 힘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여자가 자신에게 기대는 그 느낌이다. 그렇게 해 줘야 비로소 남자의 자존심은 큰 만족감과 동시에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지금의 실습생이 딱 그 꼴이었다.그는 곧바로 안소현을 향해 말했다.“가시죠, 안소현 씨.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치료를 더 늦추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안소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런 남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언제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를 심지어 따로 연구까지 해 본 적이 있었다.그러니 실습생 경찰 정도의 남자는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쉽게 놀아났다.실습생은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줄도 모른 채 마냥 들뜬 얼굴로 안소현을 병원으로 데려갔다.가는 내내 입가의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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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성한은 팀장의 기세에 온몸이 굳어 버렸다. 그는 황급히 두 걸음 물러서더니 허리를 깊게 굽혀 인사했다.“그럴 리 없습니다, 팀장님. 제 마음속에서 팀장님은 언제까지나 제 팀장님이시고 저를 키워 주신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목숨이 열 개라도 감히 그런 짓은 하지 못합니다.”그 말을 듣고서야 팀장은 정말 안심이 된 것처럼 손을 들어 성한의 어깨를 두어 번 가볍게 두드렸다.“됐어, 그냥 장난 좀 쳐본 거야.”팀장은 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허리 좀 펴.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내가 곤란하잖아.”그러나 그 웃음은 진심 어린 웃음이 아니었다. 그리고 성한 역시 그 점을 분명히 눈치챘지만, 끝까지 공손하게 몸을 낮춘 자세를 유지하였고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덧붙이지도 않았다.이럴 때일수록 말이 많아지면 반드시 화를 부른다는 걸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팀장이 어떤 사람인지도 그는 누구보다 잘 아는 편이었다.그래서 더더욱 이렇게까지 몸을 낮춰 예를 갖춘 것이다. 이런 뒷얘기들을 뒤에 들어온 새내기들은 알 길이 없다.성한은 다시 한번 다짐하듯 말했다.“팀장님, 저 정말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냥 우연히 이 사건을 제가 맡게 됐을 뿐입니다.”그 말을 듣고 팀장도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 곰곰이 따져 보면 틀린 말도 아니었다.이 모든 일이 이렇게 꼬인 것도 어찌 보면 그냥 기묘한 우연일 뿐이었다.“그래, 알았어. 얼른 가서 일 봐.”그러더니 한마디 슬쩍 덧붙였다.“새로 들어온 실습생을 어떻게 생각해?”성한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설마 이 질문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했고 무언가를 눈치챈 건가 싶어 긴장감이 맴돌았다.그래서 그는 최대한 무난하게 교과서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성실하고 노력도 많이 합니다. 패기도 있고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분명 훌륭한 형사가 될 겁니다.”팀장은 그 교과서적인 발언을 듣고 잠시 표정이 굳더니 살짝 어이없다는 듯 손을 내저어 그를 보내 버렸다.성한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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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예전의 팀장은 성한에게 이렇게까지 대하지 않았지만 지난 몇 달 사이 뭔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성한도 느끼고 있었다.모든 업무에서 팀장은 은근히 자신을 경계하는 느낌이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성한은 어느 순간부터 굵직한 사건들에는 팀장이 거의 자신을 끼워 넣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내가 본인의 자리를 위협할까 봐, 언젠가 본인의 입지를 흔들게 될까 봐 걱정하는 걸까?’성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조금 전 팀장이 했던 말들과 태도를 떠올려 보았다.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의 추측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사실 마음에 그런 야망 같은 건 별로 없었지만, 어른들의 세계라는 게 원래 복잡한 법이다.그런 생각을 품지 않았다고 해도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면 주변에서 억지로 그런 방향으로 떠밀어 넣기도 한다. 이건 정말 단순한 이치였고 원하든 원치 않든 바깥세상은 끝없이 그런 기대와 부담을 들이민다.성한은 고개를 저어 이런 생각들을 털어 내려고 했지만 조금 전 자신의 추측은 거의 정답에 가깝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물론 그건 아직 앞으로 벌어질 일에 속하는 이야기지만 말이다.성한은 청장실로 가 방금 있었던 일 전부를 보고했다. 청장은 이야기를 들으며 적잖이 놀라긴 했지만, 딱히 크게 반응을 드러내지는 않았다.“그러니까 지금 허종혁은 아직 우리 쪽 유치장에 있는 거지?”성한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청장님. 말씀하신 대로 외부에 전화도 할 수 있게 해 줬습니다. 다만 전화 두 통의 결과가 다 좋진 않았습니다. 부모님께 걸었던 전화도 전부 말다툼으로 끝났고요.”그 말을 들은 청장의 얼굴에 잠시 묘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애초에 그는 허종혁의 배경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간, 자기가 감당 못 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먼저 윤해준에게 연락까지 했던 것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생각보다 허종혁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얼마 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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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민초연은 안다혜의 손을 꼭 잡고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됐어, 다혜야. 아줌마도 적응할 시간이 좀 필요하잖아. 이런 일이 나한테 생겼어도 하루아침에 받아들이진 못했을 거야.”안다혜는 민초연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좀 웃기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다.“알았어,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나도 알아.”고개를 든 안다혜는 이모건과 윤해준, 두 사람의 시선과 딱 마주쳤다.안다혜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두 사람 다 나를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거예요?”안다혜는 어깨를 으쓱했다.“결과가 어떻게 되든 나는 내 인생을 잘 살 거고... 그게 제일 중요한 거죠.”윤해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어 주었다.“그래. 이게 내가 아는 다혜지.”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자기 생각과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고 끝까지 자신의 목표를 붙잡고 나아가는 사람, 그게 자신이 아는 안다혜였다.안다혜는 고개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윤해준을 바라보았다. 머리 위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며 마음속이 살짝 따뜻해졌다.그래, 이게 바로 자신이 아는 그 오빠였다.정말 다행이었다. 알고 보니, 그는 늘 자기 곁에 있었다.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천천히 차근차근 나아가면 될 것이다.이모건은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눈빛에는 부러움이 스쳤지만,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덜컥 끼어들어 둘 사이를 방해하는 건 정말로 불청객이나 다름없었다.그 정도 체면은 지키고 싶었다.그렇게 생각하며 이모건은 살짝 눈을 감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포기하기로 결심했다.앞으로는 그저 안다혜 곁을 지키는 사람으로만 남으면 되는 것이고 그 이상은 바라지 않기로 했다.두 사람의 생활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고 그사이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틈 따위는 없어 보였다. 억지로 끼어들려고 한다면 그건 예의도 없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었다.민초연도 신나게 거들었다.“그럼 그럼, 내 마음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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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다들 성인이고 이 정도 일에 대해서 안다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았다. 윤해준의 행동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화 한 통 받는 것까지 간섭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됐고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민초연은 베란다 쪽으로 걸어 나가는 윤해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중얼중얼 혼잣말했다.“오빠는 누구랑 통화하는 거야? 왜 이렇게 수상하게 나가? 설마 다혜 너한테도 비밀로 하는 거야?”안다혜는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민초연의 코를 톡 건드렸다.“됐어, 우리 다 어른이야. 각자 알아서 할 일은 알아서 하는 거지, 내가 뭐를 어떻게 통제하겠어?”그 말을 듣고 민초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슬쩍 안다혜의 표정을 살펴봤는데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듯한 얼굴이라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사실 방금 했던 말은 일부러 안다혜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꺼낸 말이었고 이런 걸로 안다혜가 기분이 상하는지 안 상하는지 알고 싶었다.만약 정말로 화가 난다면 나중에 윤해준한테 따로 말해서 알아서 잘 달래라고 얘기해 줄 생각이었다.그러니까 방금 민초연이 한 말은 철저히 안다혜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고 민초연은 안다혜가 정말로 개의치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안다혜가 전혀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나서야 민초연은 속으로 진짜 안심했다.신경 안 쓰면 다행이다. 그러면 두 사람이 이런 일로 말다툼을 벌이는 일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이모건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면서 베란다 쪽으로 나가는 윤해준의 뒷모습을 한동안 의미심장한 눈길로 바라보았다.베란다에서 윤해준은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고 수화기 너머로 들뜬 청장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윤 대표님,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다.”윤해준은 짧게 말하라고 대답했다.청장은 그 담담한 톤을 듣고 치솟던 기쁨이 반쯤 식어 버렸다. 자기 기준으로는 꽤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상대도 크게 관심을 보일 줄 알았다.그런데 윤해준의 반응을 보니 정작 본인에게는 하나도 중요한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청장은 깊게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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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알겠습니다.”윤해준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갑자기 한 가지를 더 당부했다.“그리고 병실에 있는 그 사람, 안소현도 철저히 감시하세요. 그 여자는 꽤 간사합니다. 절대 도망가게 두지 마요.”이 말을 듣고 청장은 조금 놀랐다. 윤해준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두려워하거나 경계할 만큼의 상대가 또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의 말투에서 안소현이라는 사람과 감정의 골이 꽤 깊다는 것이 느껴졌다.분명 전에 윤해준도 그녀에게 한 번 크게 당한 적이 있는 게 분명했다.“네, 알겠습니다, 윤 대표님.”윤해준의 말에 청장의 마음도 슬슬 무거워지기 시작했다.원래는 이 일도 이제 거의 정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윤해준과 통화를 하고 나니 사실은 이게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폭풍전야에 불과한지도 모른다.청장은 이미 진 빠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을 대충 넘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이제 와서 무섭다고 아예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럴 수는 없었고 그건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었다.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나니 청장의 기분은 더 요동쳤다.정말이지 요 며칠은 속이 다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허종혁이라는 짐을 처리해 버려야 했다.어딘가로 보내든 죄를 확정 짓든 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가장 좋았다. 그래야 더 이상 이 문제로 끙끙 앓지 않아도 될 것이다.게다가 그렇게 정리해 두면 윤해준 쪽도 확실하게 자신에게 빚지는 셈이 된다. 그러면 나중에 어떤 일을 맞닥뜨리든 윤해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 된다는 건 확실히 큰 이점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청장의 태도는 점점 더 공손하고 비위를 맞추는 쪽으로 바뀌었다.윤해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걸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의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스쳤다.‘참 재밌네. 허종혁이 미친 척하는 수까지 쓰다니.’이제 진짜 막다른 골목에 몰리긴 한 건지 그래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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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무슨 일을 겪고 있든지 간에 특히 민초연만 보면 온 세상이 금세 환해지는 느낌이었다.안다혜는 그런 민초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고개를 들었다가 마침 윤해준의 시선과 마주쳤다.윤해준도 웃으면서 말했다.“봤지? 이건 나랑 상관없어. 초연이가 스스로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거니까 우리도 같이 있어 주자.”안다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병원식 대충 먹어도 상관없었기에 원래는 셋 다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라도 먹고 오라고 할 생각이었다.민초연이 계속 여기서 소독약 냄새만 맡은 것도 신경 쓰였고 건강에 안 좋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안다혜는 이번에 자신이 깨어난 뒤로 민초연의 태도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훨씬 더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고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그래서 안다혜는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너희는 다른 메뉴 시켜도 돼. 나한테 맞추지 말고.”자기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들이 또다시 스스로를 희생하고 양보하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이미 자신 때문에 충분히 많은 걸 감수해 온 사람들이라 굳이 더 보태어 힘들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윤해준과 나머지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모두 안다혜 곁에 남는 쪽을 택했다.그런 그들의 태도에 안다혜는 잠깐 머뭇거렸지만 결국 더 말을 하지 않았다.솔직히 어느 정도 예상하던 일이기도 했다.식사를 마친 뒤, 민초연과 이모건은 호텔로 돌아갔고 윤해준은 침대의 반대편에 누워 있다가 팔을 뻗어 안다혜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가슴에 안긴 익숙한 온기를 느끼고서야 그는 비로소 심장 박동이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았다. 그동안 계속 떠도는 느낌과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불안하던 감각도 조금씩 가라앉는 듯했다.마음이 예전처럼 끝없이 흔들리기만 하지 않았다.안다혜도 얌전히 그의 품에 팔을 둘렀고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해준 오빠, 우리 진짜 엄청나게 멀리 돌아온 것 같아요.”‘오빠, 정말 오빠를 찾아 헤매느라 너무 오래 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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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안다혜는 다 큰 성인이 설마 이렇게까지 충격을 못 견디는 건지 의아했다.윤해준은 낮에 들은 검사 결과를 차분히 설명해 주었다.“병원 말로는 안소현 목이 상처를 입었고 성대도 어느 정도 다쳤대. 완벽히 회복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해.”그 말을 들은 안다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보아하니 허종혁이 안소현의 목을 조를 때 정말 죽을힘을 다해 조른 모양이었다. 중간에 힘을 풀거나 봐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그 말인즉 둘 사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관계가 되어 버렸다는 뜻이었다.“두 사람은 그렇게까지 엉망이 된 거예요?”윤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 정도 상황이면 두 사람의 약혼은 없는 일이 됐다고 봐야지.”이 말을 들은 안다혜는 자기감정을 딱 잘라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허씨 가문이라는 곳이 사실상 호랑이 굴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다.안소현이 그 집 안으로 들어가는 건 결국 스스로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이 결말은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기도 했지만, 안소현은 이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 마치 허씨 가문 전체를 자기 손바닥 안에서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듯한 자신감이 있었다.‘그랬던 사람이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허씨 가문이라는 커다란 먹잇감을 스스로 포기하고 이러한 파국을 택했을까?’그때, 안다혜의 머릿속에 생각이 하나 스쳤고 윤해준과 안다혜는 같은 말을 내뱉었다.“그 약.”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창밖으로 스며드는 달빛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았다.안다혜는 윤해준의 눈동자를 보고 그가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읽어낼 수 있었고 윤해준 역시 조금 흥분한 듯한 안다혜의 눈빛을 보았다.이 순간만큼은 두 사람의 머릿속이 완벽하게 같은 주파수에 맞춰진 듯했다.안다혜는 벌떡 몸을 일으키며 약간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안소현이랑 허종혁은 공범이라는 거네요. 허씨 가문이라는 큰 먹잇감까지 포기하면서 끝장을 보려고 했다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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