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고 팀장도 슬슬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한번 안소현의 목을 훑어보더니 속으로 혀를 찼다.여자를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목에 난 자국은 도무지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안소현은 팀장의 속내를 눈치채고 한쪽에 앉아 시선을 떨군 채 온몸을 더 세게 떨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마치 세상의 모든 억울한 일을 다 떠안은 사람 같았다.결국 팀장은 손을 내저었다.“됐어, 조사 끝나는 대로 보내 줘. 여기 붙들어 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저 연약한 여자인데.”하지만 성한은 그녀가 그렇게 단순하게 보이지 않았다. 꼬박 하루를 함께 부딪치고 지내보니 어떤 사람인지 웬만큼 파악된 상태였고 그녀를 거의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바로 그만큼 알아버렸기에 이 여자를 함부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지금 놓아주면 나중에 큰일이 터질 수도 있다는 불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팀장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그만해. 어찌 됐든 우리한테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게다가 다친 것도 우리 경찰서 안에서 다친 거고 그 책임은 우리가 져야 맞는 거야.”그 말을 남기고 팀장은 자리를 떠버렸다. 떠나기 전에 그는 허종혁을 따로 떼어 독방에 가두라고 지시했다.어쨌든 이미 사람을 다치게 한 이상 이 일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었고 허종혁에게 다른 정신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남은 건 성한과 그를 돕던 경찰 한 명뿐이었고 둘은 잠시 서로 얼굴만 마주 본 채 말이 없었다.허종혁이 끌려 나가고 나자 성한은 자신의 신념이 통째로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유치장 안은 금세 빈자리가 많아져 조금 전까지의 그 갑갑한 혼잡함이 싹 사라졌다.그 모습을 보고 성한은 오히려 의심이 더 짙어졌다.‘이 모든 게 혹시 안소현이 짜 놓은 판이 아닐까. 그저 하루빨리 여기서 나가려고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아닐까.’만약 정말 그렇다면 이 여자는 너무도 무서운 사람이다.그때, 안소현이 몸을 떨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경찰관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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