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861 - Chapter 870

933 Chapters

제861화

자리에서 일어난 허종혁은 윤해준을 바라보던 눈빛이 점점 사나워졌다.“다 너 때문이야!”그는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지만 그보다 더 큰 증오가 밀려왔다.“너 때문에 내가 지금 이렇게 된 거야! 안소현 그년도, 절대 용서 안 해. 너희 둘 다 죽어버려.”말이 끝나자마자 허종혁이 달려들려 했다.비록 자신이 이렇게 하는 것이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란 걸 알았지만 그래도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었다.내키지 않았다.‘이렇게 될 운명이 아닌데 어쩌다 내가 이 지경이 되어버린 거지? 도대체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거야?’허종혁이 달려드는 순간 오정우가 곧장 발을 뻗어 차버린 탓에 윤해준의 옷자락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참 웃겼다.‘내가 여기 있는데 감히 대표님께 손대려고? 내 허락부터 받아야지.’오정우는 힘을 주어 가차 없이 걷어찼다.이런 곳에 왔다는 것 자체로 짜증이 나는데 허종혁이 여전히 음침한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이야.도저히 참을 수 없어 단번에 발로 걷어차 바닥에 쓰러뜨렸다.다른 두 사람도 아무 말 없이 있었다.한성한은 좌우를 둘러보며 보지 못한 척 적절히 덧붙여 말했다.“이 방에는 카메라가 없는 것 같네요. 아이고, 유치장이라 카메라라도 설치해 둘 걸. 이따가 윗선에 말씀드려야겠어요.”그 말을 듣고 오정우는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보아하니 이 형사도 꽤 웃기는 사람이었고 눈치도 있었다.이 점은 꽤 마음에 들었다.이러면 뒷수습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아, 그래서 조금 전 청장이 꼭 이 경찰과 함께 가라고 했던 거구나.’이제야 이유를 알겠다.가장 눈치가 빠른 사람을 보낸 거였다.윤해준은 바닥에 쓰러진 허종혁을 차갑게 바라보더니 시선을 천천히 옮겨 그의 몸에서 떨어진 물건을 확인했다.검은색 휴대폰이었다.오정우는 이제야 깨달았다.“허종혁이 계속 이 휴대폰을 숨기고 있었네요. 대표님, 여기에 뭔가 감춰야 할 게 있는 것 같은데요?”윤해준은 얇은 입술을 꽉 다문 채 한심한 눈빛으로 오정우를 흘끗 쳐다봤다.‘눈에 훤히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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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다소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오 비서님, 그게 무슨 뜻이죠?”오정우는 한성한이 이해하지 못하는 걸 보고는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힌트만 주는 정도로 충분했다.게다가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더 얘기했다가 한성한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어떡하나.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일이라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오정우는 혹시라도 존재할지 모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그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대표님이 방금 하신 말씀 잊지 마세요. 이 사람을 잘 지켜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니까.”한성한은 다소 조바심을 내고 있다가 오정우의 미소 띤 눈을 마주하는 순간 갑자기 차분해졌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약속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오 비서님. 반드시 시키신 대로 할게요.”그 모습을 본 오정우는 그의 어깨를 다시 한번 무겁게 두드린 뒤 자리를 떠났다.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조금 전 카메라에 관해 얘기했던 것만 봐도 한성한은 충분히 자격이 있었다.‘이번엔 운도 좋았던 거지.’오정우가 나왔을 때 윤해준은 이미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허종혁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들어 오정우를 바라보며 장난기 가득한 어투로 물었다.“네가 보기엔 허종혁이 진짜 미친 것 같아, 아니면 연기하는 것 같아?’오정우는 운전석에 타기 바쁘게 그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그는 사건의 맥락을 되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았다.“사실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그래?”의아한 표정으로 오정우를 바라보던 윤해준은 정말로 무슨 뜻인지 궁금한 눈치였다.평소 오만한 얼굴에 드물게 호기심이 묻어났다.오정우는 진지하게 말했다.“처음 제가 들어갔을 때 허종혁은 확실히 정신이 나간 상태였어요. 하지만 대표님을 보자마자 상태가 달라졌고 무엇보다 안소현의 이름을 언급하니 반응이 더 격해졌죠.”오정우는 마지막으로 결론을 내렸다.“그래서 전 저 사람이 반쯤 미친 건 맞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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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허종혁이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던 이유는 윤해준에게 직접 휴대폰을 건네주기 위해서였다.하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윤해준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허종혁, 재밌네.’앞으로 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다.윤해준의 입가에 머금은 미소가 더욱 선명해졌다.오정우는 백미러로 그 모습을 보고 어쩐지 몸에 저절로 소름이 돋았다.저 미소는 예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났다.‘그 사람 무덤에 자란 풀이 벌써 1미터가 넘었을 거야.’저 웃음은 윤해준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신호였다.오정우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허종혁이 빨리 자백하거나 이 일에 그가 크게 관여하지 않았기를.그게 아니면 그의 목숨도 끝장일 테니까.윤해준의 성격상 상대를 오래 살려두지 않을 거라는 건 분명했다.지금까지 살려두고 유치장에서 남을 괴롭히게 놔두는 것도 증거를 보존하기 위해서일 뿐 다른 의미는 없었다.윤해준이 병원으로 돌아가자 오정우는 건물 아래에서 기다렸다.안다혜도 그를 본 적이 있는데 함부로 올라가면 윤해준의 신분이 들통날 수도 있으니까.오정우도 아직 윤해준이 신분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눈치껏 아래에서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위로 향하는 윤해준은 무척 기분이 좋았다.안다혜가 계속 침대에 누워 있을 때는 이 병실에 들어가는 게 제일 무서웠다.귀속감이라곤 하나도 들지 않는 이 방에 발을 들이기만 해도 숨이 가빠왔다.그런데 이제는 걱정할 게 없었고 특히 안다혜의 웃는 얼굴을 본 후로는 삶에 활력이 넘쳤다.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에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안다혜를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걸음걸이가 예전보다 몇 배는 빨라졌다.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뭐가 있겠나.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해 주기 위함이 아니던가.문을 열고 들어서는 윤해준의 입가에 미소가 살짝 떠올랐다.방 안으로 몇 걸음 걸어 들어가자 민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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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민초연은 순간 심장이 철렁하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마음 한편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특히 오빠의 표정을 보니 더욱 두려워졌다.“왜 이러는 거야...?”민초연은 찔리는 마음에 좌우를 둘러보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조용히 되물었다.안다혜가 더 묻지 말라는 듯 민초연에게 눈짓을 보냈다.지금 남자의 기분이 눈에 띄게 좋지 않았기에 더 묻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이모건도 이상하게 여겼다.‘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갑자기 이러는 거지?’윤해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민초연, 내가 와서 제대로 돌보라고 했지?”민초연은 좌우를 둘러보며 다소 난처하고 어색한 듯 입을 열었다.“그래요. 돌보러 왔잖아요.”그녀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안다혜를 위해 식당에서 셰프가 막 만든 음식을 포장해 왔다.사자마자 곧장 달려왔는데 뭘 잘못한 건지 민초연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어쩐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면서도 윤해준의 시선을 마주하자 마음이 불편해졌다.사실 민초연 본인도 불안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이모건이 참지 못하고 민초연을 옹호하며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 할 말 있으면 제대로 해요. 초연 씨는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서 다혜를 위해 밥 사러 갔어요. 와서 돌봐주고 밥도 챙겨주면서 하나도 빠짐없이 잘 챙겨줬다고요.”말할수록 이모건은 민초연이 안쓰럽게 느껴졌다.그녀는 누구보다 많은 걸 해줬고 안다혜에게 사고가 생긴 후 제일 괴롭게 지낸 사람이었다.매일 밤 눈물로 지새웠던 걸 민초연 곁에 있던 며칠 동안 다 알 수 있었다.바로 그런 이유로 이모건은 윤해준의 비난이 매우 부당하다고 느꼈다.최소한 민초연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하지만 이런 말들이 오히려 윤해준을 더 자극했고 그는 안다혜를 부축하며 차갑게 꾸짖었다.“안에서 자기들끼리 밥 먹고 다혜 혼자 있다가 넘어지도록 내버려두는 게 그쪽이 말하는 챙겨주는 겁니까? 이게 환자를 돌보는 태도입니까?”윤해준의 매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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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민초연은 재빨리 달려가 안다혜의 상태를 살피려 했다.“다혜야,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그녀는 두려움에 눈시울이 붉게 달아올랐다.민초연 본인도 안다혜를 챙겨주러 왔다가 그녀가 넘어질 뻔한 상황이 벌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렇게 생각하니 무척이나 죄책감이 들었다.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민초연이 자책하는 모습을 보며 안다혜도 마음이 괴로웠다.그래서 윤해준을 흘겨보고는 민초연을 위로했다.“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너랑은 상관없어. 내가 조심하지 않아서 그런 거지 초연이 네 탓이 아니야.”안다혜는 윤해준을 바라보며 설명했다.오늘 이 일에 대해 분명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윤해준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게다가 애초에 본인이 조심하지 않았고 미리 민초연에게 말하지 않은 탓이었다.민초연은 아무 잘못이 없었다.민초연은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어리둥절했다. 고작 밥 먹는 사이에 안다혜가 넘어질 뻔했다니.“다혜야, 내가 날 부르라고 했잖아.”민초연은 안다혜가 왜 자신을 찾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그 말에 안다혜는 괜히 마음이 뜨끔해 고개를 숙였다.“난 그냥 몸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 혼자 움직여보고 싶었어. 회복해야 하니까 굳이 너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어.”민초연은 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넌 도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날 꼭 불러 달라고. 그런데도 내 말을 안 듣네.”안다혜는 민초연의 서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갈 줄은 몰랐다.그녀도 민초연을 붙잡은 채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정말 미안해, 초연아. 내 생각이 짧았어. 그래도 천천히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성급했던 것 같아. 아까 하필 균형을 잃었을 때 마침 해준 오빠가 돌아와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야.”안다혜는 민초연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며 마음이 찢어질 듯했다.“내 잘못이야. 다음부터는 고집부리지 않을게.”민초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안다혜를 바라보았다.“넌 날 한 번도 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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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눈물을 닦더니 금세 웃음을 되찾은 민초연은 얼굴이 엉망이어도 귀여웠다.민초연은 훌쩍이면서 다급하게 물었다.“다혜야, 너 진짜 안 넘어졌지? 괜찮아? 어디 부딪힌 데는 없어?”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그냥 다리에 힘이 풀려서 휘청한 거야.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심각한 건 아니야.”“하마터면 얼굴을 땅에 처박을 뻔하긴 했어.”그 말에 민초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쳤다.“뭐? 얼굴을 땅에 박을 뻔했다고?”그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목소리가 높아졌다. 안다혜를 제대로 돌봐주겠다고 했는데 정작 돌보기는커녕 넘어져서 다치게 할 뻔했다.자신은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 민초연은 더 자책하고 있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이모건도 마음이 불편했지만, 자신은 어디까지나 제삼자의 입장이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게다가 방금 윤해준이 했던 말처럼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결국 이모건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더 다가가지 않기로 했다. 방금 윤해준의 시선이 그를 몹시 난처하게 만들었고 마치 투명 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기분이 들었다.이모건의 복잡한 속마음은 아무도 알지 못했고 그가 선을 넘는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윤해준도 굳이 까발릴 생각은 없었다.다만... 윤해준은 이모건이 선을 지켰으면 하는 마음에 눈빛이 차가워졌다. 만약 이모건이 선을 넘는다면 윤해준은 그를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충격을 받은 민초연의 표정을 보며 안다혜는 윤해준을 한번 흘겨봤다. 나름대로 겨우 달래놨다고 생각했는데 윤해준이 다시 일을 키워버린 셈이었다.‘이 사람은 대체 왜 이러는 거야...?’윤해준 때문에 조금 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안다혜는 다시 민초연을 꼭 끌어안고 달랬다.“됐어, 됐어. 진짜 그렇게 심한 거 아니야. 해준 오빠가 괜히 과장해서 말하는 거니까 듣지 마. 그냥 중심을 잠깐 못 잡아서 휘청한 거야. 아직 근육이 완전히 회복 안 돼서 다리에 힘이 풀렸던 거뿐이야.”민초연은 눈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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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윤해준은 뒤따라가며 조금 전의 일을 계속 떠올리고 있었다.만약 자신이 마침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안다혜가 정말 넘어졌을지도 몰랐다.그랬다면 결과가 얼마나 끔찍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윤해준은 그 결과를 상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히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민초연에게 거칠게 굴었다.한편 이모건은 옆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번 일을 냉정하게 놓고 보면 민초연에게 큰 잘못이 있다고 하기도 애매했다.굳이 따지자면 안다혜가 무리한 탓도 있었다.아무래도 절친한 두 사람이 함께 있노라면 그렇게 딱딱하게 선을 긋고 규칙대로 움직이진 않을 것이다.윤해준은 이모건을 힐끗 보더니 옆을 스쳐 지나가며 차갑게 말했다.“한마디만 더 충고할게요. 양다리 걸치는 건 나쁜 습관입니다.”그 말을 들은 이모건의 눈이 티 나지 않게 힘이 들어갔다.역시 윤해준은 이미 자신을 다 꿰뚫어 보고 있었다. 윤해준 앞에서 속마음까지 다 들킨 기분이 들어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이 생각에 이모건은 숨도 크게 못 쉬고 조용히 있었고 윤해준이 먼저 안으로 들어간 뒤에야 한참을 뜸 들이다가 뒤따라 들어갔다.그는 민초연의 옆자리가 비어 있는 걸 보고 그제야 그곳에 앉았다.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상관없었다.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은 상관없지만 윤해준이 자신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무시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식탁에 앉은 민초연은 마치 조금 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운을 되찾아 있었다.그 모습을 보며 이모건은 민초연이 성격이 좋다는 것을 새삼 감탄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부정적인 감정에 오래 빠져 있지 않고 금세 추슬러 버리는 사람이었다.조금 전 일을 겪은 뒤로 민초연은 안다혜를 더 열심히 챙겼다.“다혜야, 이거 한번 먹어봐. 내가 사장님한테 주문이 들어가는 대로 만들어 달라고 한 따끈따끈한 샌드위치야. 그리고 이 삼계탕도 내가 셰프님한테 오래 끓여달라고 했거든. 진짜 다 맛있는 거야.”민초연은 자기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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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민초연은 말하면서 울컥한 듯 목소리가 떨려왔다.듣고 있던 안다혜와 이모건은 민초연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민초연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많은 일을 겪었어도 사람을 대할 때는 늘 진심이었고 기본적으로 착하고 선한데다가 늘 밝고 긍정적이었다. 친구를 대하는 태도도 한결같이 다정하고 진솔했다.그 모습을 보던 윤해준은 입꼬리를 씰룩거렸다.“뭐야, 지금 분위기를 보니까 내가 완전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데?”불쑥 끼어든 윤해준 때문에 다들 어리둥절했다.그는 말하면서 껍질을 다 깐 새우를 자연스럽게 안다혜의 그릇에 놓았다. 그 행동은 너무 자연스러워 마치 이런 행동이 태생부터 몸에 밴 사람 같았다.민초연이 이쪽을 바라보는 게 느껴지자 안다혜는 괜히 민망해져서 귀가 살짝 빨개졌다.민초연은 윤해준이 진짜 안다혜를 엄청나게 챙긴다고 속으로 감탄했다. 이 정도면 안심이 되었다.그래도 윤해준이 여전히 좀 무서운 민초연은 얼른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니에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 오빠는 제 마음속에서 늘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윤해준은 좋은 말을 쏟아내는 민초연을 무심하게 흘겨보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행히도 자신이 제때 도착해서 큰 사고는 막았으니 민초연에게 따끔하게 몇 마디만 해 주면 충분했다. 그리고 민초연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란 걸 윤해준도 알고 있었으니 이 일에 대해서 계속 물고 늘어질 필요도 없었다. 괜히 그러면 본인이 더 쪼잔해 보이게 된다.윤해준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기에 어떤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고 웬만하면 분위기를 깨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민초연에게는 딱 이 정도의 경고면 충분했다.윤해준이 더 말하지 않자 안다혜는 그가 더는 이 일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그녀는 민초연에게 괜찮다는 의미로 눈짓하면서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그제야 민초연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역시 친한 단짝은 달랐다. 안다혜가 아니었으면 자기 혼자 계속 말하다가 일을 더 키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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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그 말을 들은 이모건은 화가 났던 것도 잠시 잊은 채 윤해준을 바라보았다.지금은 서로 싸움할 때가 아니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외부의 적을 상대해야 할 때였다.이모건도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분별할 줄 알았다.안다혜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든 간에 지금 이모건이 원하는 건 안다혜를 해친 범인을 반드시 찾아내는 것이었다.그게 그가 민초연을 따라 여기까지 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민초연 역시 웃음을 거두고 표정이 진지해졌다.“허종혁 쪽 상황은 어때요?”안다혜는 민초연과 이모건이 가장 듣고 싶어 하던 질문을 대신 꺼냈다.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저도 모르게 자세를 곧게 편 채 눈도 깜빡이지 않고 윤해준을 바라봤다.윤해준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정신 상태에 문제가 좀 생긴 건 맞는 것 같아.”그 말에 세 사람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안다혜도 일이 이렇게까지 흘러갈 줄은 몰랐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허종혁은 멀쩡했고 심지어 그녀 앞에서 당당히 조건을 걸며 협상까지 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모든 게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안다혜는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허종혁과의 인연이 하루 이틀도 아니기에 그런 마음이 들긴 했지만 결국 자업자득이었다. 자신에게 나쁜 짓을 저지르면서 그가 이런 결말을 생각했을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 애초에 이건 허종혁 본인이 자초한 일이었다.윤해준이 말을 이었다.“그래도 경찰서에 갔다가 쓸만한 증거를 하나 얻어 왔어.”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윤해준에게로 향했고 윤해준은 검은색 휴대폰 하나를 꺼내 들었다.안다혜는 곧바로 알아차렸다.“허종혁 휴대폰이에요?”윤해준은 바로 알아차린 안다혜가 대견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몇 마디 오가는 사이에 그 의도를 정확히 짚어내다니,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다웠다.민초연도 손뼉을 쳤다.“허종혁이랑 안소현을 의심하고 있는 거면 결정적인 증거가 그 안에 있을 수도 있겠네요?”민초연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듯 대화의 흐름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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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역시나 윤해준의 날 선 말 때문인지 이모건도 바로 표정이 굳었고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모든 일을 꼭 이익으로만 따져야 하는 거예요?”윤해준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당연하죠. 무슨 일이든 이익이 없으면 나서지 않는 법입니다.”그건 윤해준이 어릴 때부터 뼛속 깊이 새긴 온 진리였다. 그래서 누군가 갑자기 친절을 베풀면 그는 늘 먼저 색안경을 끼고 이유를 따져 보게 되었다.그러니 이모건의 행동이 더 의심될 수밖에 없었다.이모건은 말문이 막혔다. 이제 확실히 알겠다 싶었다. 자신과 윤해준은 애초에 대화가 통할 사람이 아니었고 단순한 일도 윤해준을 거치면 괜히 복잡해졌다.‘그냥 도와주겠다는 건데 왜 이렇게까지 의심하지?’이모건은 겨우 화를 참고 윤해준이 아니라 안다혜를 바라보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다혜야, 날 믿어줘. 나 정말 다른 뜻 없어. 그냥 네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그런 거여. 널 괴롭힌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내는 꼴을 보기 싫어. 그 사람들이야말로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잖아.”안다혜도 이모건을 알고 지낸 지 꽤 되었기에 그의 진심 어린 눈빛을 보니 장난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걸 알수 있었다.게다가 이런 일로 자신을 속여서 이모건이 얻을 건 없었다.결국 안다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모건의 도움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 휴대폰 안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빨리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난 너 믿어.”그 말을 듣는 순간 이모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다혜가 윤해준의 편에 서서 자신을 의심할까 봐 걱정했는데 안다혜는 자신의 판단을 밀고 나갔다.그리고 안다혜는 곧바로 윤해준의 손 위에 자기 손을 포개고는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해준 오빠, 모건이도 내 친구야. 난 모건이를 믿고 기회를 주고 싶어. 그러니까 오빠도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한 번쯤은 대화를 나눠보고 믿어줬으면 좋겠어.”안다혜는 이모건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두 사람 사이의 오해가 더 깊어지기 전에 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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