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안다혜가 목소리를 내는 순간 저쪽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던 말들이 순식간에 뚝 끊겼다.김미진은 그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순간 반응하지 못했다.그녀와 마찬가지로 멍하니 있던 이 집사와 눈이 마주치고 서로의 눈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읽었다.알고 보니 두 사람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 한마디에 김미진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그러다 뒤늦게 딸이라면 한 마디만 꺼내도 바로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안다혜가 덧붙여 말했다.“엄마, 미안해요. 그동안 걱정 끼쳐서. 이제 깨어났고 지금 여기서 몸조리 중이에요.”안다혜의 목소리임을 확인하고 그녀의 말을 듣자 김미진은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었는지.이렇게 좋은 딸을 두고 사랑해 주지 못했다.‘다 같은 딸인데 왜 차별을 했을까.’역시 사람은 잃고 나서야 무엇이 진짜 좋은지 깨닫고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게 된다.나이 든 이 집사도 고개를 돌린 채 슬쩍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착한 안다혜는 깨어난 뒤 엄마에게 연락하고 모든 책임을 자기 탓으로 돌렸다.김미진은 안다혜의 말을 듣고 울먹이며 말했다.“바보... 바보 같긴, 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나한테 무슨 사과를 해. 나는 네 엄마야. 아파서 그런 건데 나한테 왜 사과를 해. 난 정말 마음이 너무 아파서...”말하며 김미진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흐느끼는 탓에 뒷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김미진도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하는 입이 원망스러웠다.그녀가 설명하려던 찰나 안다혜 쪽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엄마가 나에게 해준 것들 다 알고 있어요.”그 순간, 김미진은 분명히 깨달았다. 방금 자신이 한 말을 안다혜가 모두 들었다는 것을.그것도 아주 선명하게.김미진은 완전히 무너져 내리며 울부짖었다.“다혜야, 그동안 엄마는 정말 너를 걱정했어. 엄마가 잘못했어, 예전에 너에게 너무 엄격하게 요구했지, 내 잘못이야... 다른 건 바라지 않아. 그저 앞으로 너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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