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이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 깨닫자, 유등비는 바로 태세를 바꿨다. 그는 초희옥을 그저 오라비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미쳐버린 여자로 몰고 모든 자백을 뒤집었다. 그렇게 관에서조차 미치광이 취급을 받게 되자, 그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초희옥은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황제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지만, 초씨 가문에서 이 소식을 듣고 가로막았다. 10년이라는 세월, 진실은 알게 되었으나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물증도, 목격자도… 그 무엇도 그녀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게다가 유등비가 위협당해 강제로 자백했다는 소문까지, 이제 와서 남은 공모자들이 죄를 인정한다고 해도 또 뒤집힐 게 뻔했다. 그러니 이번만큼은 직접 나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녀는 결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생각이 없었다. 진범들을 수사하고 심문하는 것은 반드시 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강제 수사였다는 등,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죄를 회피하는 일 따위 발생하지 않을 테니까.반년만 기다리면 유등비가 추란에게 했듯이, 동생의 순결을 더럽히게 될 것이다. 이번엔 반드시 그 추악한 현장을 잡아 추씨 가문의 여식도 구하고 오라비의 누명도 벗길 것이다.물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범인들을 잡는다고 해도 실제로 모든 것을 꾸민 진짜 배후, 초씨 가문의 죄까지 무는 건 어려울 터였다. 이들이 잡혔다는 얘기가 들어가는 순간, 초 노부인은 꼬리 자르기를 하며 빠져나가려 들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상관없었다. 피로 얼룩진 십년의 원한, 그녀는 두고두고 천천히 음미하며 되갚아 줄 생각이었다. 현재 시각 삼경(三更), 성경 남쪽 거리에 있는 야시장 외엔 모두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아무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듬성듬성 치안을 책임지는 병사들이 등불을 든 채 순찰을 돌고 있었고, 여인이라도 발견될 경우 심문을 피할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여인이 아닌, 기녀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누구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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