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꽃비녀 아래, 칼을 숨기고: Bab 11 - Bab 20

40 Bab

제11화

노부인이 격분하는 모습에 초약섬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진정하세요, 할머니. 이러다가 온 동네 다 소문 나겠어요. 다들 다섯째가 풍월방에 갔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쩌려고 그러세요.""셋째 언니, 뭐 하러 말려요. 먼저 기생집에 드나든 것은 그 아이가 아닌가요? 어떻게 이 초씨 가문에서 그런 애를 여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그러다 여기 있는 모두의 명예가 땅에 떨어질지도 몰라요. 당장 잡아들여서 쫓아내야죠."초약봉이 아주 잘됐다는 듯 옆에서 거들었다. "내가 평소에 옥이를 얼마나 아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가문에 먹칠을 한단 말이냐! 이대로 둔다면 난 조상님들을 볼 면목이 없어! 어서 가서 그 아이를 풍월방에서 끌고 오지 않고 뭐하느냐!"초희옥이 실제로 풍월방에 갔는지 안 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그녀를 이 가문에서 쫓아낼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초연은 처형당했을 테고, 초희옥의 명예도 이제 바닥에 떨어졌다. 이제 남은 건 말 더듬이 초혁뿐인데, 이제야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후작 작위는 반드시 내 핏줄이 물려받아야 해.'초 노부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초희옥을 붙잡아 오기 위한 대대적인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을 때였다. 한 하인이 달려오더니, 다급히 전했다."천청관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다섯째 아가씨께서 공개적인 장소에서 통곡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더 몰려들기 전에 데려가달라고 말입니다."초약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이게 무슨 소리야? 초희옥이 왜 천청관에 있지?'순간 안 좋은 예감이 밀려들어왔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초 노부인은 칩착하게 진패분에게 말했다. "패분아, 지금 당장 마차를 보내 천청관에 있다는 그 아이를 데려오거라."천청관은 수고 교외에서 가장 유명한 도관(道观)으로, 사시사철 방문객이 끊이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오늘 같이 이른 아침부터 입구에 사람들이 이토록 많이 모여 있는 것은 일상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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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안타까워? 네가 뭔데 우리 언니를 안타까워해! 당장 여기서 꺼져!"추명이 화로를 뒤엎기 위해 발을 휘둘렀다. 하지만 초희옥이 한발 빨리 앞을 가로막아 향과 저승돈을 지키는 것에 성공했다. 뒤늦게 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런 추명을 붙잡았다. 이러다가 혹시라도 초희옥을 칠까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결국 추명은 사람들의 손에 붙잡힌 채 몇차례 분풀이하듯 발길질을 했다. 그리고 마침 이때, 멀리서 진패분과 초약란도 도착해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다섯째야, 너 대체 왜 이리 말썽을 부리는 것이냐!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진패분이 체면에 간신이 짜증을 참으며 꾸짖었다. 아들을 보지 못해 시어머니인 초 노부인과 사이가 좋진 않았지만, 첫째 집 핏줄들을 모두 충용후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생각은 같았다. 이 셋만 없으면 후작 자리는 그녀의 지아비의 것이 될 테니 말이다."숙모, 전 돌아가지 않아요. 전 지금 추란 아가씨께 오라버니를 지켜달라고 기도하는 중이에요."초희옥이 고집스러움과 순진무구함이 썪인 표정을 연기하며 말했다. 그러자 추명이 기가 막힌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째려보았다. 진패분는 이 난감한 상황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초의옥을 달래었다. "너의 남매가 각별한 사이었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옳지 않아. 이미 다 판결난 사건 아니더냐? 이러는 건 형부의 관리들을 욕보이는 일이다."초약란도 옆에서 거들었다."희옥아, 이만하고 돌아가자. 우리도 오라버니의 죽음은 안타까워. 하지만 죄를 지었으니, 법의 심판을 피할 순 없잖니? 가문의 체면도 생각해야지."모르는 사람이 보면 외모만큼이나 참으로 마음이 좋은 언니의 행세였다. "자자, 오라버니 생각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만 소란 피우자. 그만 언니랑 집으로 돌아가자."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초희옥은 환생 후 처음으로 초약란의 얼굴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천상유수, 사람들을 홀리는 저 말솜씨는 여전했다. 가문에서 쫓겨나기 전엔 초희옥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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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이른 아침, 섭정왕부.호원, 커다란 바위 위, 그르릉거리며 엎드린 채 고양이 세수를 하고 있는 원보, 그리고 그 옆에서 정성스레 빗질을 해주고 있는 섭정왕이 있었다. 정말 한 폭의 그림같이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때, 이들의 평화를 깨며 왕부 장사(长史) 소청풍(萧清风)이 다가왔다."왕야, 형부 상서(尚书) 진종덕(甄从德)이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왕야께서 바쁘셔서 만날 시간이 없다고 알렸는데도 문앞에서 계속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꽤나 준수한 외를 가진 청의의 남자 소청풍은 군야신의 오랜 심복이자 이번 과거에서 탐화(探花)에 뽑힌 인재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남자는 벼슬길에 들어서지 않고 스스로 자처해 왕부의 총관리가 되었다. 너도나도 바라는 꽃길을 마다하고 겨우 왕부의 총관리가 되다니, 어떤 이들은 그를 미쳤다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들여보내."군야신이 예상했다는 듯 덤덤한 표정으로 망했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흘렀고, 진종덕이 호원에 들어섰다. 하지만 원보를 보자마자 뒷걸음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소, 소신... 소신 형부 상서 진종덕, 왕야께 문안 인사 올립니다..."전에 한 관리가 여기서 호랑이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했고, 섭정왕이 약값을 물어줬다는 얘기는 꽤나 알려진 일화였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진 대인, 왕야께서 지금 바쁘시니,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얼른 하시지요."소청풍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바쁘다더니, 이 일 때문이었구나...'진종덕이 섭정왕과 원보를 힐끔거리며 속으로 중얼 거렸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허리를 공손히 굽히며 입을 열었다. "왕야, 무슨 연유로 초연의 사건을 재조사하라고 명령하신 겁니까? 이미 명백한 증거가 나온 사건입니다. 사형집행 날짜까지 나온 사건을 이리 갑자기 개입하시면... 백성의 민심도 안 좋아지지 않겠습니까...."그는 차마 지나치다라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말을 흐렸다. 군야신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원보의 털을 빗기며 말했다. "진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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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사건이 재심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초씨 가문에도 흘러들어갔다.초 노부인은 왠지 모를 불길한 기분을 느꼈다. '설마 형부에서 진짜 뭔가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했나...?'그러나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아주 기쁜 표정을 지었다."참으로 기쁜 소식 아니냐? 여봐라, 어서 동림을 형부에 사람을 보내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거라. 혹시라도 무죄의 가능성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는냐?"초동림(楚东林)은 초씨 가문의 둘째 공자로 현재 정 3품 관리에 올라가있는 인물이다. 또한 현재 이 집에서 유일하게 관직을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셋째 공자는 과거 시험에 닥방하고 장사에 뛰어들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무죄의 가능성이요? 명백한 증거가 있는 사건인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요?"초약봉이 비웃듯 말했다."이렇게 소란 피우다간 사람들이 도리어 우리가 뇌물주고 관리를 샀다고 수군거리겠어요. 이건 저희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짓이에요.""그렇게 명예가 중요하다면, 언제든 후부에서 나가면 됩니다."이제 막 안채에 들어선 초희옥이 그녀의 말을 끊으며 싸늘하게 노려보았다."엄밀히 말해서, 당신은 초씨 집안 사람이긴 해도 후부 사람은 아니잖아요.""너...!"초약봉은 분노가 치솟았지만, 순간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초희옥은 초씨 집안에서 가장 성격이 강하고 고집 센 여식으로 소문나 있었다. 누가 조금이라도 그녀의 오라비나 동생을 욕하면 곧바로 눈을 뒤집고 달려들었다. 초희옥의 성격을 알고 있던 초약봉은 자기도 모르게 살짝 겁먹고 말았다."다섯째 아가씨, 여기 노 부인도 계시는데 자중하시지요."듣고 있던 조씨가 앞으로 나서며 급히 둘 사이를 중재했다.하지만 초희옥은 그저 차갑게 비웃을 뿐이었다. 10년의 풍파, 그녀는 이제 세상물정 모르는 소녀가 아니었다.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조신한척 연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씨 가문에선 그럴 필요 없었다. 이곳에서 겸손보다는 오만함, 연약함보다는 강함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녀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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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초희옥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할머니, 전 어젯밤부터 천청관 앞에 무릎 꿇고 있었어요. 그건 온 성경 사람들이 다 알 거예요. 그리고 저도 나름 명문가의 여식인데 어떻게 감히 풍월방에 발을 들이겠어요? 말도 안 돼요...""아가씨, 어제 분명히 섭정왕께 큰공자님 일로 도움을 요청하러 가신다고 하셨잖아요..."초희옥이 능청스럽게 부정하자 춘도가 당황해 말했다."섭정왕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분인데, 옆에 호랑이도 데리고 다니는 분을 내가 무슨 수로 만나? 춘도, 내가 그렇게 너한테 잘해줬는데... 어떻게 내게 이런 누명을 씌워!"춘도는 상황이 자신한테 완전히 불리하게 돌아가자 다급히 초약란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초약란도 이 상황이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분명한 증인이 있음에도 분위기는 이미 초희옥에게 넘어간 뒤에다. 게다가 그녀가 천청관에서 밤새 무릎꿇고 있었던 걸 목격한 수많은 사람들까지 있다. 심지어 사람들 사이엔 초희옥의 간절함이 추란에게 닿아 재심이 열린 거란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 이 상황에 춘도가 아무리 초희옥이 청루에 있었다고 아무리 주장해봤자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초씨 집안에서 하녀를 이용해 오갈데 없는 어린 아이를 괴롭히고 있다고 손가락질하지 않을까? 게다가 가문에서 누군가를 쫓아내는 건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후작 가문과 관련된 이러한 사항은 반드시 종인부(宗人府)의 허락도 필요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하녀가 어떤 증언을 하던 누가 믿겠는가? 초씨 가문의 다른 일원들만 미움 받을 게 뻔했다. 계획은 완벽했다. 하지만 초희옥이 천청관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들인 바람에 모든 것이 망쳤다. "역시 그렇지? 나도 다섯째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 했어."초약란이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면서 말했다."결국 모든 것이 거짓이었구나! 감히 다섯째를 모함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꾸몄지? 네 혓바닥에 우리가 놀아났구나!"춘도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멍한 얼굴이 되었다. '난 진실만 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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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초희옥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 모든 것을 묵묵히 바라봤다.전생, 그녀 또한 이렇게 맞아 죽었다. 드디어 반격할 기회가 생겼다. 이들 모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만들 생각이었다. 춘도는 그 시작이었다.그렇게 얼마 지났을까, 춘도는 완전히 숨을 멈추었다.그녀를 매질하던 하녀들이 이제는 시신을 끌고 어딘가로 가는 모습도 보였다.초 노부인은 여전히 자애로운 모습을 연기하며 초희옥을 바라봤다."그래도 한밤중에 아녀자가 밖으로 나가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초희옥이 죄송함과 순진무구함이 섞인 표정으로 답했다."저도 제가 잘못했다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할머니께 얘기하면 허락하지 않으실 것 같아 어쩔 수 없었어요. 어떤 벌을 내리시던 기꺼이 받을게요. 그리고 둘째 언니도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제가 너무 간절히 부탁해서 거절할 수 없었을 거예요."그녀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잊혀졌을지도 모를 사실, 그제야 사람들은 초약란 또한 이 소란에 가담했음을 떠올렸다."죄송해요, 할머니."초약란이 영리하게 아무런 변명도 없이 곧장 자신의 잘못을 고해왔다.그러나 초약봉은 이 상황이 내심 불만스러웠다. 초희옥을 쫓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춘도가 모든 것을 뒤집어썼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대로 상황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 없었다."둘의 사이가 좋은 건 알겠지만, 한 명은 알면서도 말하지 않았고, 한 명은 허락없이 밤에 외출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잖아요. 할머니, 이대로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반드시 기강은 잡으셔야죠."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초 노부인이 말했다."봉이 말도 맞다. 너희 둘 다 반성하는 의미로 보름 안에 자수 한 폭씨 완성해 오도록 하거라."그러자 두 사람은 얼른 알겠다고 답했다. 겨우 자수, 초약봉은 가벼운 처벌에 심통이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초 노부인의 편애에 다시 한번 질투심이 불타올랐다.이때, 진패분이 은은한 미소를 띈 채 입을 열었다."이제 춘도가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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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이때, 초약섬이 갑자기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나지막이 말했다."자수는 내가 대신 놓아줄게."수노이는 초씨 가문 여식이라면 모두 기본 소양으로 배우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서로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 이 시기의 초희옥은 초 노부인의 공작으로 거의 모든 과목에 낙제생이었으면, 자수 또한 잔병치례로 수업에 잘 참가할 수 없었던 초약섬보다도 형편없었다."언니는 몸이 안 좋잖아요. 저 때문에 고생하게 할 수는 없어요. 자수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초희옥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던 두 사람 앞에 한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초약란이었다. 초약섬은 그런 초약란을 슬쩍 쳐다보고는 곧 무언가 알아차렸는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둘째 언니, 괜히 저 때문에 같이 벌받게 돼서 죄송해요."초희옥이 미안한 듯 살짝 미간을 모으며 말했다.그러자 초약란이 괜찮다는 듯,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네가 무사하다면, 난 그걸로 됐어. 이 정도 벌이야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야. 자수는 예전처럼 내가 해줄게."과거 초희옥이 기본 소양조차 갖추지 못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노부인이지만, 그 다음은 초약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늘 초희옥이 숙제를 하기 싫어 어리광부릴 때마다 그녀가 대신 모든 것을 도맡아 해줬기 때문이다.어린 시절, 초희옥은 이것을 애정이라 믿었었다."근데 그러면 언니가 무리해야 하잖아요... 보름 안에 자수 두 폭이라니...."초희옥이 걱정 어린 목소리를 연기하며 말했다.그 모습에 초약란은 안도했다. 오늘따라 낯선 모습을 많이 본 터라, 잠시나마 이 모든 것이 자신이 꾸민 일이라는 것을 눈치챘나 했었다."괜찮아. 며칠만 밤 새우면 돼. 근데... 어젯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얼마나 걱정 했는 줄 알아?"어느덧 두 사람은 초희옥의 거처인 람옥헌(揽玉轩)에 도착했다. 초희옥은 모든 하인들을 물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정말 이런 우연도 있나 싶어요. 어제 오라버니의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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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형부의 감옥.초희옥은 초혁의 손을 꼭 잡은 채, 어두운 형부의 감옥에 들어섰다. 그런데 그곳엔 두 사람보다 더 빠른 방문객이 있었다. 바로 육희지였다.그리고 그 맞은편엔 죄수복을 입고 있는 초최한 모습의 초연이 앉아 있었다. 초연은 오래 면도도 하지 못하고 옷도 갈아입지 못해 꾀죄죄 했지만, 뚜렷한 이목구비, 반듯한 눈썹과 느름한 기개만큼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오라버니!"하지만 초희옥은 그 모습을 본 순간,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눈물이 왈칵하고 쏟아져 나왔다.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초연의 고개가 반사적으로 초희옥과 초혁이 걸어오는 방향으로 돌아갔다."아이고, 우리 꼬마 아가씨, 울지 마. 오라버니 아직 안 죽었어. 괜찮아, 괜찮아..."초연이 두 사람 쪽으로 몸을 돌리자 철커덩하고 족쇄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초희옥은 더 서러운 듯 눈물을 터트렸다.'이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단 말이에요...'그녀는 초연 없이 10년이라는 세월을 살았다. 후회와 그리움으로 가득 찼던 악몽 같은 10년이었다. 무수한 밤을 통곡했고,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꿈에서라도 그를 만날 수 있길 기도했다."그만 울어, 희옥아. 달래줬더니, 어째 더 울어. 너 설마 내가 혼낼까 봐 그래? 희지가 다 얘기해줬어. 너 정말 대담하다 못해 너무 무모했어... 아, 아니야! 안 혼낼 게! 맹세해! 정말 안 혼낼게! 우리 동생, 그만 울어... 응? 이 오라비가 이렇게 빈다."상황을 알지 못했던 초연은 자신이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늘어나는 눈물에 당황했다. 하지만 아무리 달래도 멈추치 않자, 이제 거의 애원하다시피 쩔쩔매기 시작했다.다정한 목소리, 다정한 손짓, 어릴 적부터 초희옥이 부모님을 찾아 울어댈 때마다 느꼈던 온기였다. 초연은 늘 어린 동생의 눈물에 약했다. 이 익숙한 상황에 초희옥은 자기도 모르게 울었다가 웃었다가 반복했다."몇 년이 지나도, 오라버니는 여전하네요.""그럼 내가 어디 가겠어?"초연이 조심스레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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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그게 아니라면... 설마 혁이가 어리숙하다고 싫으신 건 아니죠?"초희옥이 이렇게 물어오자, 육희지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진짜... 나라도 괜찮다면, 열심히 가르쳐볼 게.""그렇다면 오라버니, 조금 무례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부탁 하나 드릴게요. 혁이와 함께 진현(津县)으로 가주세요."갑작스러운 부탁에 육희지는 잠시 멍해졌지만, 곧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알아차리곤 고개를 끄덕였다.초씨 가문은 더 이상 안전한 데가 아니었다. 그녀는 초혁의 안전을 위해 밖으로 빼내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초연과 육희지처럼 거리상 먼, 성 외곽에 있는 학당에 다니는 경우가 아니라면, 스승이 집에 와서 가르치는 것이 정상이었다. 게다가 진현은 성경 직할 여섯 군 중 하나인 위군(卫郡)에 속했다. 성경과 엄청 먼 장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왕복하면 반나절이 걸리는 거리였다. 즉, 육희자가 진현에 거처를 마련하게 되면 초혁은 자연스레 공부를 빌미로 거처를 옮길 수 있게 된다. "알겠어. 당장 집 팔아서 진현으로 옮길게. 혁이도 데려가고. 그러면 되지?""아니에요. 오라버니께 그런 폐까지 끼칠 순 없죠. 집과 살림 살이는 제가 마련할게요."초희옥이 뒤에 숨어 있던 초혁을 앞으로 등떠밀며 말했다."혁아, 누나가 널 진현으로 보내려는 건, 그곳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야. 거기서라면 호화롭진 못해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을 거야. 그래야 누나도 안심하고 해야 할 일들을 할 수 있어.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줘. 누나 반드시 오라버니와 함께 널 데리러 갈게. 그때되면 우리 다 같이 전처럼 살 수 있을 거야, 알겠지?"하지만 초혁은 불안한지 육희지를 잠시 쳐다보다가 칭얼거리기 시작했다."싫어... 누나, 나 누나랑... 떨어지기, 싫... 어...""누나도 여기에 안 있을 거야. 하지만 거긴 너랑 같이 갈 수 없는 곳이야... 자주 만나러 갈테니까, 조금만 참아줘."초혁은 내키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설득에 어쩔 수 없이 입을 앙다문 채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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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희옥아... 그게 무슨 소리니?"초연이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초희옥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뜻을 알렸다."음... 그래. 학문에 뜻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 희지한테 좀 도와달라고 해야겠네."초연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래... 결과가 뭐가 중요하겠니, 중요한 건 경험이지.""아니에요. 이미 희지 오라버니껜 충분히 폐를 끼졌어요. 나머지는 제가 스스로 할게요."최희옥이 맑갛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충분이 자신의 오라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짐작갔다. 하지만 구태여 여기서 더 말을 꺼낼 생각은 없었다. 환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테니, 설명하고자 해도 설명할 길이 없었다. 차라리 진짜 합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빠를 것 같았다. 조황서원 시험 과목은 총 열가지로 나뉘었다. 학과 영역 네 개, 덕(德), 예(礼), 문(文), 산(算) 그리고 기예 부분 여섯 개, 금(琴), 기(棋), 서(書), 화(画), 홍(红), 선(膳).전생, 이 시기의 초희옥은 이 중에 그 어느것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글씨체, 그럭저럭 깔끔한 정도였다.만약 초연이 녹명서원으로 들어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더라면 이 마저도 못했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3일에 한번 집으로 편지를 보내오는 오라비 덕에 답장을 쓰느라 겨우 는 실력이었다. 하지만 후작부에서 쫓겨난 뒤, 살아남기 위해 육희지에게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넉넉치 않는 생계를 꾸려 나가기 위해 그림이나 붓글씨를 대신 쓰며 돈을 벌었다. 하지만 갑자기 입이 두개 늘어난 바람에, 새로운 수단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고서 필사와 해석이었다. 예를 들어 시경(周礼)이나 주례(周礼) 같은 어려운 문서를 초학자도 읽을 수 있도록 풀이하고, 고사나 유래가 나오면 개인적인 깨달음도 덧붙여 설명했다. 육희지의 명성이 나쁘다 보니, 고위 가문 자제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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