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옥아... 그게 무슨 소리니?"초연이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초희옥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뜻을 알렸다."음... 그래. 학문에 뜻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 희지한테 좀 도와달라고 해야겠네."초연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래... 결과가 뭐가 중요하겠니, 중요한 건 경험이지.""아니에요. 이미 희지 오라버니껜 충분히 폐를 끼졌어요. 나머지는 제가 스스로 할게요."최희옥이 맑갛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충분이 자신의 오라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짐작갔다. 하지만 구태여 여기서 더 말을 꺼낼 생각은 없었다. 환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테니, 설명하고자 해도 설명할 길이 없었다. 차라리 진짜 합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빠를 것 같았다. 조황서원 시험 과목은 총 열가지로 나뉘었다. 학과 영역 네 개, 덕(德), 예(礼), 문(文), 산(算) 그리고 기예 부분 여섯 개, 금(琴), 기(棋), 서(書), 화(画), 홍(红), 선(膳).전생, 이 시기의 초희옥은 이 중에 그 어느것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글씨체, 그럭저럭 깔끔한 정도였다.만약 초연이 녹명서원으로 들어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더라면 이 마저도 못했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3일에 한번 집으로 편지를 보내오는 오라비 덕에 답장을 쓰느라 겨우 는 실력이었다. 하지만 후작부에서 쫓겨난 뒤, 살아남기 위해 육희지에게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넉넉치 않는 생계를 꾸려 나가기 위해 그림이나 붓글씨를 대신 쓰며 돈을 벌었다. 하지만 갑자기 입이 두개 늘어난 바람에, 새로운 수단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고서 필사와 해석이었다. 예를 들어 시경(周礼)이나 주례(周礼) 같은 어려운 문서를 초학자도 읽을 수 있도록 풀이하고, 고사나 유래가 나오면 개인적인 깨달음도 덧붙여 설명했다. 육희지의 명성이 나쁘다 보니, 고위 가문 자제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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