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희옥은 진흙 도자기 인형을 품에 안은 채, 만족스러운 얼굴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때, 또 누군가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좀 전에 운진 옆에 있던, 연한 송화빛 자수가 새겨진 도포를 걸친 청년이었다. 그 또한 운진에 비할 바는 못 됐지만, 꽤 호감이 가는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소저, 잠시만요!"초희옥은 그가 좀 전까지 운진과 함께 있던 청년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경계 어린 표정으로 걸음을 멈췄다."무슨 일이죠?""아, 오해 마세요. 운진 형님께서 오늘 아가씨의 식견에 감탄하셔서, 혹시... 어디 가문에서 오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청년은 이 말과 함께 정중히 자신의 신분도 밝혔다."저는 강북의 장회(姜淮)라고 합니다. 녹명서원에서 학문을 배우고 있고요. 그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강북의 사대세가 중 하나인 장씨, 거기다 운진과 가까운 사이라면 만만한 신분이 아닌 것 같았다.하지만 초희옥은 단호히 말을 잘랐다."겨우 한번 본 인연인데, 굳이 제 신분까지 밝힐 이유는 없는 것 같네요."단호한 거절에 장회는 순간 멍해졌다.운진의 이름이 통하지 않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 게요.""잠시만요! 이 초대장... 혹시 관심이 있으면, 꼭 좀 들려주세요."장회가 다급히 초대장을 내밀며 말했다.거기에 적혀 있는 불음관, 초희의 눈빛이 잠시 빛났다.그녀는 어떤 인물들이 이곳에 참석했던지 떠올렸다. 이것은 기회였다. 초희옥은 조심스레 초대장을 받아들인 뒤,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고맙습니다."그리고는 석무와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운진 형님, 제가 방금 저 소저한테 가문을 물었더니, 아는 체도 안 하더라고요. 분명 형님이 누군지는 아는 눈치던데, 아무렇지 않아 하다니... 정말 특이한 것 같아요."하지만 운진은 별 반응 없이 조용히 청화자기를 감상할 뿐이었다. 그저 보물 하나를 먼저 알아본 이에게 건넨 초대장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의 다른 뜻은 없었다."다음 감정회 때, 만약 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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