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은 대답하지 않고 손끝으로 주용화의 몸에 희미하게 남은 흉터를 천천히 쓸었다.누가 봐도 그건 오래전에 생긴 상처였다.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약을 써도 사라지지 않을 만큼 선명한 흔적이 남았다는 건 당시 상처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말해 주고 있었다.하지율의 가슴이 저릿하게 아팠다.처음부터 강한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주용화의 강함은 수많은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버텨 내며 얻은 것이었다.그리고 지금 하지율이 누리는 모든 것은 주용화가 자신의 피로 일궈 낸 결과였다.그런데 자신은 우습게도 주용화가 언제나 이기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손형원의 말이 맞았다.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주용화가 어떤 과거를 살아왔는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했다.하지율은 고개를 숙여 주용화의 몸에 남은 흉터에 살며시 입을 맞췄다.순간 주용화의 몸이 단단하게 굳었다.“지율 씨...”하지율은 고개를 들어 주용화를 바라봤다.두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맑은 눈동자에는 물처럼 부드러운 빛이 어려 있었다.하지만 그 눈빛만큼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화야 씨, 오늘은 제가 해도 돼요?”그 순간, 주용화의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였고 눈빛은 더욱 깊고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런데도 하지율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맑고 뜨거웠고 불길이 타오르는 듯 강렬해서 사람의 영혼까지 데울 것만 같았다.주용화의 두 눈동자에 하지율의 아름다운 얼굴이 고스란히 비쳤다.그 순간, 알 수 없는 흥분과 욕망이 온몸을 휩쓸며 피가 끓어오르는 듯했다.하지율의 허리를 감싼 주용화의 두 팔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훗날 주용화는 이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속에 독 가시가 돋은 덩굴이 자라나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다.주용화는 숨이 막히고 심장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었다.그리고 한참이 흐른 뒤에야 주용화는 이런 감정이 증오라는 걸 깨달았다....단보현이 단씨 가문으로 돌아왔을 때는 몸의 상처가 대부분 회복되어 더 이상의 치료는 필요하지 않았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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