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Bab 371 - Bab 380

518 Bab

제371화

하지율의 표정은 냉랭했다.“됐어. 썼던 물건을 다시 나한테 쓰라고 주는 건 역겨워서 싫어.”고지후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하지율!”하지율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그때, 뒤에서 남자의 덤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진 그룹은 곧 파산할 거야.”강진 그룹? 강민이네 가족 말인가? 하지율은 걸음을 멈칫했을 뿐, 다시 천천히 그 자리를 떠났다....고지후가 추첨하는 동안, 장하준은 임채아를 한쪽으로 끌고 가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채아야, 내가 다 준비해놨어! 이따가 경연 때 하지율을 제대로 망신시켜 줄게!”임채아는 그 말에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준비? 무슨 준비?”임채아는 장하준에게 아무것도 시킨 적이 없었다.그녀는 장하준이 하지율과 여러 번 부딪히면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오히려 꿩 대신 닭도 못 얻는 격으로 하지율에게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는커녕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만 주었다.특히 하지율이 고지후과 이혼하러 갔을 때, 장하준은 임채아에게 하지율이 고지후와 데이트를 하러 간다고 알려주었다.나중에 고지후에게서 하지율이 정말 이혼하러 갔다는 것을 확인했다.만약 그의 방해가 없었다면 고지후는 진작에 하지율과 이혼했을 것이고, 그녀에게 200억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비록 지금은 하지율이 그 200억을 받지 못했지만, 그 200억이 없었더라면 얼마 전의 논란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그녀는 자선단체 홍보대사 가 되는 일도, 하룻밤 사이에 그렇게 많은 팬을 얻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또한 민성 그룹과 고성 그룹도 하지율을 향한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그녀를 홍보하며 그녀의 인지도를 높여주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율은 이번 일로 꽤 많은 돈을 썼지만, 명성도 얻었고, 앞날도 밝아졌으며, 골수팬도 많이 확보했다. 앞으로 하지율에게 크게 문제 될 만한 논란만 없다면, 어떤 스캔들이 터져도 열성적인 팬들이 그녀를 옹호해 줄 것이다.만약 그때 하지율이 고지후와 바로 이혼했다면 결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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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이번 외국어 경연대회는 각양각색의 언어들이 넘쳐났다.어떤 아이들은 소수 언어를 선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에덴어, 세느어, 에린어는 한성어와 앵글어 다음으로 인기 있는 언어였다.언어 경연대회는 재능과 실력이 중요한 음악 경연대회와는 달랐다.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외운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음악 경연대회가 재능을 겨루는 것이라면, 언어 경연대회는 노력을 겨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하지율은 이 명문 유치원이 준비한 활동과 교육과정이 제법 괜찮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재력가들이 아이들을 이런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 하는 모양이었다.언어 경연대회는 노력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아직 어렸다. 충분히 준비했더라도 실력은 천차만별이었다. 게다가 어떤 아이들은 무대에 오르자마자 긴장해서 외운 단어를 잊어버리기도 했다.일부 학부모들의 발음도 그다지 정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앞에 나온 몇몇 아이들은 최고 점수가 겨우 85점밖에 안 되었다.유소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지율아, 여기는 행사 때마다 이렇게 심사위원을 많이 초청해? 와, 외국인이 절반 이상이네!”유소린이 대충 세어보니 이번 심사위원단은 무려 스무 명이 넘었다.비록 점수를 매기는 심사위원은 다섯 명뿐이었지만, 이 다섯 명은 뒤에 있는 심사위원단의 의견을 들어야 했다.지난번 하지율이 정시온과 음악 경연대회에 참가했을 때도 심사위원단은 스무 명이 넘었고 모두 전문가들이었다.역시 명문 유치원답게 엄청난 재력을 자랑했다.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심사위원들은 모두 다양한 언어에 능통한 언어 전문가들일 것이고, 소수 언어 전문가들도 초청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점수를 매길 수 있겠는가?고윤택과 임채아 팀이 곧 무대에 올랐다.하지율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지 않게, 고윤택은 안정적으로 실력을 발휘했고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와 함께 연기한 임채아 또한 정확하고 또렷한 발음으로 연기를 선보였다.이런 경연대회는 쉽다면 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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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단종건은 하지율을 보며 말했다.“그렇게 자신만만해? 듣자 하니 저 아가씨, 학벌이 꽤 좋다고 하던데.”유소린은 단종건에게 윙크하며 말했다.“할아버지, 이따가 하지율이 임채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것만 기다리시면 돼요!”단종건의 표정은 더욱 흥미로워졌다.“그거 아주 좋구먼. 나는 통쾌한 장면을 제일 좋아하거든!”두 사람이 속닥거리며 잠시 후 임채아에게 한 방 먹이는 상상을 하자, 하지율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단종건은 나이가 많아도 마음만은 늙지 않았다. 그는 마치 철없는 노인 같았다.잠시 후, 선생님이 하지율과 정시온에게 준비하러 오라고 알렸다.이번에는 장하준, 고지후 일행이 그들을 괴롭히러 오지 않았다.모든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순조로웠다.마치 폭풍 전의 고요함 같았다.정시온조차도 뭔가 어색하다고 느낄 정도였다.두 사람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정시온은 주위를 둘러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지율 이모, 오늘은 왜 그 나쁜 아저씨랑 나쁜 이모가 우리 괴롭히러 안 왔어요?” 하지율은 말했다.“아마 이길 거라고 확신해서 그런가 보지.”고윤택은 그녀가 영어 알파벳도 제대로 모른다고 생각했다.임채아 일행은 그녀가 중졸 학력이라 그녀를 우습게 여겼다.두 사람은 곧 무대에 올랐다.조명이 켜지는 순간, 객석에 앉아 있던 최혜은은 콧방귀를 뀌며 경멸스러운 콧소리를 냈다.“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를 건 격이지! 중졸 학력인 주제에 애 덕분에 우리 고씨 가문에 시집오더니, 이제는 우리 고씨 가문을 발판 삼아 다른 부자에게 빌붙다니, 정말 뻔뻔한 여자야!”고윤영이 작은 목소리로 최혜은의 말을 끊었다.“엄마, 윤택이도 여기 있는데 무슨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해?”최혜은은 뉘우치는 기색 없이 말했다.“내가 뭘 함부로 말해? 그 여자한테 조금이라도 능력이 있었다면, 윤택이가 왜 남을 데리고 경연에 참가하겠어? 이 하지율은 우리 고씨 가문의 오점이야!”고윤영은 고윤택을 힐끗 보며 최혜은에게 계속 눈짓을 보냈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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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앞에도 실력이 형편없었던 팀들이 적지 않았다.심지어 무대에서 대사를 까먹고 아예 생각이 나지 않아 결국 공연이 중단된 팀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형편없는 경우에도 60점의 격려 점수는 있었다.0점은 단 한 번도 없었다.현장은 술렁거렸고, 사람들이 서로 수군거렸다.“무슨 일이지? 왜 0점이야?”“세느어 아는 사람? 혹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나?”“그렇다 해도 말이 안 되지. 실수가 있었더라도 공연은 다 마쳤는데, 적어도 80점 이상은 받아야지.”“정시온 팀, 연기 꽤 잘하지 않았어? 나는 고윤택 팀보다 더 좋았던 것 같은데.” “저 세느어 할 줄 아는데, 방금 공연은 아무런 실수도 없었어요.”무대 위에 서 있던 정시온은 누군가 자신들에게 0점을 준 것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혹시 자신이 어딘가에서 실수해서 하지율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닌지, 그래서 심사위원이 0점을 준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하지율은 정시온을 내려다보며 안심시키는 눈빛을 보냈다.정시온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하지율에게 0점을 준 심사위원은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안경 쓴 남자였다.그는 점수판을 든 채 거침없이 말했다.“하지율 씨, 저는 부정행위를 의심합니다!”“부정행위요?!”사람들의 얼굴에는 충격이 가득했고, 그의 옆에 앉아 있던 심사위원들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런 행사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유치원 경연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이런 꼼수를 가르치면 커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하지율은 심사위원의 명찰을 훑어보았다.반정우.하지율의 얼굴에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고, 마치 날씨를 이야기하듯 평온했다.그녀는 짧게 한마디로 대답했다.“추측만으로는 증거가 될 수 없어요.”반정우는 이 여자가 사람들 앞에서 들통났는데도 이렇게 태연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반정우는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듣자 하니, 당신은 학력이 중졸이라던데, 그 학력으로 세느어를 해요? 이렇게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고요? 부정행위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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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한 사람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여성분은 말하는 것이나 품격이 중졸 같지 않은데요? 혹시 잘못 안 거 아닐까요?”“잘못 알았을 리 없죠. 듣자 하니, 이 하지율 씨는 고지후의 전처인데, 배경도 없고 학력도 높지 않다던데요...”“하지만 한 사람의 인성은 속일 수 없는 거잖아요. 이 하지율 씨는 전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같지 않아요.”“연기하는 거겠죠.”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웅성거렸고, 온갖 말들이 오갔다.반정우의 눈에는 음흉하고 사나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그래서, 부정행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죠?”하지율은 당당하게 무대 위에 서서 사람들의 시선을 담담하게 받아냈다.“네, 인정하지 않습니다.”무대 아래 객석에서 장하준이 또다시 라이브 방송을 켜는 것을 본 임채아는 오른쪽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임채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하준, 지금 뭐 하는 거야?”장하준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라이브 방송이지. 하지율의 팬들한테 하지율이 얼마나 망신당하는지 보여주려고.”임채아가 그를 말렸다.“장하준, 그냥 그만둬. 이따가 지후가 전화받고 돌아와서 네가 이러는 거 보면 또 한 소리 할 거야.”이번에는 진심으로 장하준에게 방송을 끄라고 설득하는 것이었다.장하준이 라이브 방송을 켤 때마다 좋은 일이 없었다.단 한 번도 하지율이 망신당하는 모습을 찍지 못했고, 오히려 하지율만 더 빛나게 해줬다.장하준은 자신 있게 웃었다.“괜찮아. 우리 아빠랑 지후가 계속 하지율 홍보하는 걸 도우라고 했잖아. 이것도 하나의 홍보 방식이지. 방금 그렇게 많은 심사위원이 만점을 줬는데, 누가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고 생각하겠어? 하지율이 망신당해도 내 탓은 아니지.”임채아가 더 말하려는데, 반정우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공연장 전체로 울려 퍼졌다.그는 길게 세느어로 말했다.그 말을 알아들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멍하니 있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최혜은은 세느어를 몰라서 주위 사람들이 웃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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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임채아의 불치병에 대해서는 얼마 전 장하준에게서 임채아의 병이 치료 방법을 찾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완치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하지만 최혜은은 그 말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임채아의 불치병은 분명 고지후에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같은 여자로서 여자의 속셈을 모를 리 없었다.예전 같았으면 고지후 앞에서 이 거짓말을 바로 폭로했겠지만, 지금은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고지후가 아직 하지율과 재결합할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지율이 다시 고윤택의 엄마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최혜은은 이 말을 듣자마자 위기감을 느꼈다.이미 하지율과 사이가 틀어졌는데,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었다.그녀는 차라리 임채아가 며느리로 들어오는 것을 용납할지언정, 절대 하지율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최혜은은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어 눈앞에 벌어지는 좋은 구경거리를 지켜보았다.하지율과 정시온의 공연이 꽤 괜찮았지만, 벼락치기로 외운 것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칠 동안 하지율이 이 대회를 위해 얼마나 밤을 새우고, 얼마나 많은 선생님에게 배웠는지 모르는 일이었다.최혜은은 하지율이 세느어를 할 줄 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바로 그때, 비서와 전화 통화를 마친 고지후가 돌아왔다.그의 일은 매우 바빠서 오늘도 겨우 시간을 내어 고윤택의 공연을 보러 온 것이었다. 하지만 전화는 계속해서 걸려왔다. 그래도 고윤택이 공연하는 동안에는 휴대폰을 끄고 그와 임채아의 공연에 집중했다.고윤택 팀이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고지후에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임채아의 실력을 그 누구보다도 그가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윤택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그들이 1등을 차지하는 것은 거의 확실한 일이었다.방금 걸려 온 전화는 통화 시간이 좀 길었다.돌아왔을 때 무대 위의 공연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고지후는 무대 위 두 사람을 보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하지율과 정시온이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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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그런데 방금 당신의 발음은 매우 부정확했어요. 올바른 발음은 이렇죠...”여기까지 말한 하지율은 잠시 멈췄다가 반정우가 그녀의 학력을 비웃었던 그 말을 세느어로 다시 한번 말했다.하지율의 목소리는 맑고 청아했으며, 단어 하나하나가 유창하고 정확했다.현장의 모든 사람이 멍해졌다.하지율을 농담 삼아 반정우와 함께 비웃던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굳어버렸다.반정우의 얼굴 근육은 무의식적으로 경련했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는 맞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화끈거리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반정우는 수년간 여러 나라 언어를 연구해 온 업계에서 꽤 유명한 교수였다. 그를 보는 사람마다 '반정우 교수님'이라고 존칭했다.그는 문헌 번역이나 학술 연구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회화는 다소 약했다.그러나 그의 회화 실력이 아무리 부족해도 비전문가들과 유치원 아이들을 상대하는 데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그런데 5년 동안 가정주부로 살았던 여자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었다.반정우는 그녀의 문법이나 발음에서 어떤 흠이라도 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어도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었다!이 여자는 중졸 학력이라서 세느어를 모를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몇 년 동안 가정주부로 있었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런데도 그녀의 문법은 완벽하고, 발음은 아주 정확했다. 이 정도 실력은 절대 중졸 학력으로는 불가능했다.무대 아래, 고윤택은 무대 위에 선 하지율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충격에 빠졌다.그가 배우는 세 가지 언어 중에는 세느어도 있었다.고윤택은 방금 반정우와 하지율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심사위원이 하지율을 의심할 때, 고윤택은 심지어 믿을 뻔했다.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하지율이 세느어를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하지율이 세느어를 할 줄 알고,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심지어 하지율의 세느어가 자신의 세느어 선생님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다.임채아와 장하준도 이 상황에 충격받았다.장하준은 반사적으로 핑계를 댔다. “부정행위를 한 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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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고윤택이 말했다.“하지만 제가 선생님께 세느어를 배울 때, 엄마는 한 번도 옆에 오지 않았어요. 그리고...”고윤택은 무대 위에 서 있는 하지율을 보며 말했다.“엄마가 세느어 선생님보다 더 잘해요.”장하준은 꽤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건 그냥 네가 그렇게 느끼는 거야. 만약 하지율의 세느어 실력이 그렇게 좋았다면, 뭣 하러 세느어 선생님을 붙였겠어? 그냥 하지율이 너를 가르치면 되잖아. 내가 보기엔 그냥 운 좋게 몇 마디 아는 세느어가 있었는데, 그걸 자랑하려고 나선 것일 뿐이야...”최혜은은 그들의 속닥거리는 소리를 듣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하지율이 대체 뭐라고 말하는 거야?”임채아는 입술을 깨물며 마지못해 하지율이 말한 내용을 최혜은에게 통역해 주었다.고지후의 눈은 깊은 바다와 같았다.그는 무대 위에 서 있는 그 여자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쳐다봤다.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잊혔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그때, 그들은 고씨 가문의 본가에 있었다.최혜은이 고윤택에게 외국어 선생님을 붙여주는 이야기를 꺼냈다.하지율은 자신이 고윤택을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최혜은의 말에 말을 잇지 못했다.“네가 윤택이를 가르쳐? 우리는 윤택이에게 외국어 선생님을 붙여주는 거야. 너 따위가 뭘 가르칠 수 있다고? 네가 엉터리로 가르쳐서 윤택이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 책임은 네가 져야 할 거야!”그 이후, 하지율은 다시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고지후는 그의 전처가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예상 밖의 일과 놀라움을 안겨줄 줄은 몰랐다.놀라움?이 단어를 생각하자 고지후는 문득 멍해졌다.그에게 하지율은 늘 밍밍한 맹물 같은 존재였다.그는 그녀에게서 어떤 놀라움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그에게 사랑과 결혼은 원래 별개의 문제였다.지난 몇 년 동안 하지율에 대한 사랑은 없었지만, 그는 남편의 의무와 책임을 다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그는 하지율을 이해하려고 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무대 위에서 빛나고 있는 하지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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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두 사람은 막힘없이 대화를 나누었다.이 노아라는 금발의 외국인은 올해 서른 살로, 본토 F국 사람이었다.그가 말을 건 목적은 반정우처럼 하지율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었다.하지율의 세느어 실력이 실제로 얼마나 뛰어난지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그는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의 실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꽤 기교 있는 질문들을 했다. 하지율은 모두 막힘없이 대답했다.마지막으로 노아는 가볍게 박수를 치며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유창하고 정확한 한국어로 말했다.“이 분은 100점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언어 전문가이자 정통 F국인인 노아의 발언은 반정우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정우는 감히 불만을 표시할 수도, 반박할 수도 없었다.노아는 F국 4대 명문가 중 하나인 집안 출신이기 때문이었다.이 가정주부는 무슨 행운이 따랐는지 노아의 인정을 받았다.노아는 명문가 출신이니 당연히 눈이 높았다. 평범한 여성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는 매우 까다로워 사소한 부분까지 트집을 잡기 좋아했다.임채아와 고윤택 팀에게도 96점밖에 주지 않았다. 그런데 하지율에게는 무려 100점을 준 것이다.반정우는 여전히 하지율을 깔봤다.이 여자는 학력도 중졸이고 버림받은 여자라고 들었기 때문에 임채아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그는 평소 임채아를 매우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기꺼이 장하준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멍하니 있었다.“죄송합니다, 제가 오해했군요.”반정우는 마지못해 하지율에게 사과하고 0점을 100점으로 수정했다.결국 하지율은 만점인 100점으로 대회를 마쳤다.하지율 뒤에도 공연할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녀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았다.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한 후 정시온의 손을 잡고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고윤택 일행의 표정은 모두 좋지 않았다. 당연히 1등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지율에게 역전당했기 때문이다.임채아는 자신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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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결과적으로, 하지율은 또다시 뜻밖의 1등을 차지했다.이건 또 하지율을 홍보해 준 꼴이 아닌가?이때 장하준의 라이브 방송에는 온갖 댓글과 선물 효과가 쏟아지고 있었다.장하준은 하지율에게 망신을 주려고 작정했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함께 하지율을 조롱할 때 버퍼링이나 화면이 꺼지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까 봐, 방송 성능이 가장 좋은 휴대폰으로 바꿔 방송하고 있었다.상상은 아름다웠지만, 현실은 냉혹했다.이번 일로 하지율은 또다시 수많은 팬을 얻었다.동시에 많은 네티즌들이 반정우가 비리 심사위원이라며 분명 뇌물을 받고 하지율을 일부러 괴롭히는 것이라고 욕했다.장하준은 허둥지둥 라이브 방송을 껐다.임채아는 이 광경을 보고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일은 제대로 못 하면서 망치는 재주만 있는 이런 바보 같은 놈과 같은 편이라니!그녀가 미쳤다고 장하준의 말을 믿었을까?장하준의 계획이 성공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매번 하지율에게 호되게 당하고, 오히려 하지율의 훌륭함만 더 돋보이게 하지 않았던가?여기까지 생각하자 임채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녀는 급히 옆을 쳐다보았다.고지후와 고윤택은 무대에서 내려온 하지율이 있는 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임채아는 마음이 불안해졌다.이제 하지율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점점 느끼고 있었다.설마...정말 그 사람을 찾아가야 할까?바로 그때, 임채아의 휴대폰이 울렸다.임채아는 무언가 낌새를 눈치채고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발신자는 알 수 없는 번호였다.메시지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해결하지 못하겠으면 돌아와. 내 문은 언제나 너에게 열려 있으니.”임채아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고, 휴대폰을 그만 바닥에 떨어뜨렸다.고지후가 그녀의 이상한 행동을 알아차리고 물었다.“채아야, 왜 그래?”“아, 아무것도 아니야...”임채아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여기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더니 몸이 좀 힘들어서.”임채아의 ‘불치병’은 회복 중이었다.하지만 이렇게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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