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이와 다른 두 아이는 정시온의 기세에 눌린 듯, 제자리에 얼어붙었다.고윤택도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강민이네 셋이 저렇게 사납고 난폭한데, 저 나쁜 아이는 정말 무서워하지도 않는 걸까?’고윤택의 시선을 눈치챈 듯, 정시온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까만 눈동자엔 고윤택에 대한 경멸이 가득했다.그는 고윤택에게 단 두 글자를 내뱉었다.“쫄보!”고윤택은 전신이 후들거렸다. 그는 정시온에게 반박하고 싶었다. 자기는 쫄보가 아니라고, 엄마를 위해 싸운 적도 있다고. 하지만 도저히 이길 수 없었고 모든 아이로부터 외면당하기까지 했다.엄마가 상처받을까 봐 이 일을 엄마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할머니에게만 털어놨었다.그런데 할머니는 이 모든 게 엄마 탓이라 했다.“네가 그렇게 창피한 엄마를 두지 않았으면 이런 괴롭힘도 없었을 거야.”그러나 변명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강민이가 벌건 눈으로 정시온를 향해 달려들었다.아이들끼리의 싸움은 별다른 기술이 없다. 다만 분명한 건 강민이가 체격은 정시온보다 확실히 컸음에도 오히려 밀리는 쪽이라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민이는 버티기 힘들어졌다.그는 옆에 멍하니 서 있는 두 친구에게 외쳤다.“너희 뭐 해? 얼른 같이 덤벼!”정시온도 결국 다섯 살짜리 아이일 뿐이다.강민이가 두 명의 도움을 얻자, 정시온은 금세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강민이는 신이 나서 입꼬리가 찢어지듯 웃어대며 말했다.“이 새끼야, 내가 널 무릎 꿇게 해서 형님이라고 부르게 만들지 않으면, 내 성을 갈겠... 아악!”헛소리를 다 하기도 전에, 또다시 정시온의 주먹이 강민이의 얼굴에 꽂혔다.정시온은 다른 두 아이의 공격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강민이만 집중해서 때렸다.두 아이가 어떻게 때리든 신경도 안 쓰고 강민이를 물고, 뜯고 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그 모습은 마치 어린 야수 같았고, 눈빛에서는 본능적인 야성이 드러났다.그런 무자비한 싸움 방식에, 공격하던 두 아이도 겁을 먹더니 더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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