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Bab 361 - Bab 370

518 Bab

제361화

장하준이 말했다.“그게... 난 그저 저 나쁜 아이가 윤택이를 계속 괴롭히는 게 못마땅해서 말을 한 건 맞아. 다만...”장하준이 급히 덧붙였다.“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뿐인데 누가 오해한 것 같아...”정기석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오해인지 아닌지는 조사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지요. 고지후 씨, 혹시 친한 친구 편만 들 생각은 아니시죠?”정기석은 보통 사람이 아니기에 쉽게 속지 않았다.고지후와 장하준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기에 장하준이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고지후는 실망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장하준, 어른 일에 아이를 끌어들이지 말았어야지. 이번 일은 네가 잘못했어.”장하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고지후가 조사하기만 하면 이런 일들은 절대 숨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 나는 그냥 혼 좀 내주려던 거였어. 윤택이를 계속 괴롭히니까.”사실 그는 하지율이 철처히 고지후와 고윤택을 잃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정기석이 계속 하지율을 돕고 있어서 하지율을 무너뜨리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지난번에도 하지율의 부동산과 자금을 봉쇄했지만 정기석이 자기 이름으로 그 부동산을 넘겨받아 버렸다.최근에 몇 번이나 하지율을 겨냥했지만 되려 역효과만 났다. 지난번에는 온갖 비난을 받으며 악인이 되어 국민의 적으로 몰렸고 심지어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거의 묻힐 뻔했다.민성 그룹 주가가 며칠째 하한가를 내리치자 장 회장님께서는 분노하셔서 그에게 가혹한 가법을 내리셨다.지금도 등에 맞은 채찍 자국이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다.그를 가장 괴롭히는 건, 명예 회복을 위해 회장님께서 요즘 마치 모든건 계획된 대본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지율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장하준을 향해 따끔하게 경고까지 했다.“이 일로 또 문제를 일으키면 내가 직접 너를 처단할 것이야!”장하준은 이 상황이 아니꼽기만 했다. 생각 끝에 하지율 뒤에서 지켜주고 있는 정기석 부자를 처리하면 하지율을 밟는 건 개미를 밟는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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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정기석은 고개를 숙여 정시온을 바라보았다.“아들, 이 일에 대해 아빠가 너를 위해 어떻게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까?”정시온이 대답했다.“이 일의 시작은 결국 지율 이모가 윤택이 형아 생일잔치에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발을 걸어 넘어졌기 때문이에요. 아빠가 정말 나를 위해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면 지율 이모를 망신 준 사람들을 벌해 주세요.”정기석이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그렇다면 그날 지율 이모를 넘어뜨린 사람들을 모두 여기로 불러서 먼저 지율 이모에게 사과하게 하자꾸나. 처벌은 당신들이 알아서 하도록 해요.”고지후의 눈동자에 뜻밖의 빛이 스쳤다.“지금 정시온을 위해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건가요? 아니면 하지율을 위해서 이러는 건가요?”정기석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시온이의 억울함은 내가 대신 풀 필요 없어요. 스스로 해결하겠죠. 게다가 따돌림 정도야...”그의 의미심장한 눈빛이 장하준을 스쳐 지나갔다.“시온이가 정말 견디지 못하면 스스로 나에게 말했겠죠. 시온이가 말하지 않은 것은 이 일이 그렇게 큰 일이 아니라는 의미예요. 그러나 겨우 다섯 살 난 아이에게 그런 짓을 했다는 건 정말 비열하기 짝이 없는 짓이네요.”“고 선생님, 한마디 해도 될지 모르겠군요.”고지후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말해 보세요.”정기석이 말했다.“고지후 씨는 대단한 인물이지만, 이렇게 머리가 단순해서 계속 문제만 일으키는 친구를 두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친구가 한 사람의 품격을 보여주는 법인데 고지후 씨의 안목은 정말 별로군요.”장하준은 정기석의 비꼼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가 분노가 얼굴에 서린채 따지려 하자 임채아가 막아나섰다.임채아는 고개를 저으며 장하준에게 신호를 보냈다. 장하준은 불만스러웠지만 참을 수밖에 없어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켰다.정기석은 장하준의 행동을 눈치채고 눈썹을 살짝 올렸다.“장하준 씨가 스스로 이 일에 책임지고 싶은가 보군요.”장하준은 표정이 굳어진 채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정기석이 그더러 책임지라면 여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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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그동안 침묵하던 하지율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의 아들 강민이가 이전 유치원에서부터 줄곧 제 아들 고윤택을 집단 따돌리며 괴롭혔습니다. 오늘은 시온이와 말다툼하다가 싸움이 났고요.”하지율은 어리둥절한 강진석 앞에 CCTV 영상을 내밀었다.“이것이 사건 발생 영상입니다. 강민이 아버님께서 먼저 한번 보시죠.”강진석은 하지율이 건넨 핸드폰을 받아들며 아첨 어린 미소를 지었다.“사모님, 감사합니다.”고윤택 생일파티에 참석했던 강진석은 하지율이 창피당하는 장면도 직접 보았다. 하지만 그는 사업가답게 아내보다 훨씬 처세술에 능하고 노련했다. 그는 하지율을 조금도 경멸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아첨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변지은의 눈동자는 휘둥그레졌다. 마음 한켠에 불안감이 스며들기 시작했다.‘아까 하지율을 대한 내 태도... 과연 괜찮을까?’영상을 보는 강진석의 얼굴빛이 철벽처럼 변하더니 휴대폰을 쥔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그의 아들은 고지후 아들을 괴롭혔을 뿐 아니라 정기석 아들과도 주먹다짐을 벌인 것이었다.얼굴 근육이 몇 차례 경련을 일으키더니 급히 웃는 표정을 지었다.“정 선생님, 고 대표님, 아이들이 너무 어리고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그런 겁니다. 저희가 두 분과 두 분 아드님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어떻게 해야 용서받을 수 있을지 말씀해 주세요.”강진석은 자세를 낮추며 매우 겸손한 태도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허리가 무릎까지 굽혀질 듯했다.변지은의 눈이 충격으로 더 크게 떠졌다.그녀는 본능적으로 변명했다.“하지만 정시온 저 아이가 먼저 손을 댔잖아요? 강민이가 그 아이에게 얼마나 심하게 맞았는지 보세요.”변지은은 강민이를 강진석 앞에 끌고 가며 언성을 높였다.“입 다물어!”강진석은 날카롭게 그녀를 노려보았다.이를 본 정기석이 느긋하게 말했다.“내가 왔을 때 당신 부인이 지율 씨와 내 아들더러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더군요.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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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강진석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상황판단을 하여 순순히 하지율에게 사과했다.“하지율 씨,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일은 저희 잘못입니다! 당신 아들을 괴롭히고, 심지어 정시온 어린이까지 때린 것은 저희가 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그는 오늘 정기석 부자가 강민이 일로 크게 화를 내지는 않은 것 같다는 걸 어렴풋이 눈치챘다. 그들이 진짜로 분노하는 건 바로 하지율이 받은 수치 때문인 듯했다.그런데 이 여자는 고지후의 아내 아닌가? 정기석 부자가 그녀를 위해 나설 필요가 있나?마음속으론 의문이 넘쳐났지만 강진석은 그걸 캐묻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다.한쪽에 멍하니 서 있는 아내가 보이자 그는 화가 치밀어 또 한 대를 갈겼다.“뭘 기다리는 거야? 하지율 씨 앞에 무릎 꿇지도 않고?!”‘이 멍청한 년이 자기 아들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고, 또 하지율 앞에서 함부로 굴지 않았다면 어찌 고지후와 정기석을 건드릴 일이 있었겠는가!’변지은은 마음 한편이 불만으로 가득 찼지만 지금 무릎 꿇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거라는 것도 잘 알았다.부잣집 사모님의 삶을 잃는 건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다. 변지은은 더는 하지율에게 불손하게 굴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동안 얼마나 오만했으면 지금은 그만큼 비굴했다.“하... 하지율 씨... 정말 죄송합니다. 방금 한 말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대인배의 아량으로 너그럽게 넘어가 주세요.”명예와 체면은 돈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강진석이 이렇게까지 굽실거리는 걸 보니 눈앞의 정시온 아버지라는 사람이 정말로 강진 그룹을 무너뜨릴 힘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이 순간 변지은은 후회가 밀려왔다. 시댁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이 여자가, 이토록 운이 좋아 또 다른 든든한 배경을 얻을 줄은 몰랐다. 이들 부자가 하지율을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었다.하지율은 땅에 무릎 꿇은 두 사람을 보며 바로 입을 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불안해진 강 씨 부부는 더욱 초조해졌다.잠시 후, 하지율이 입을 열었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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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정기석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율 씨, 그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에요? 가업에 타격 주거나 오다를 뺏는 건 식은 죽 먹기고... 망하게 하는것도 문제없어요.”장하준이 비꼬듯 말했다.“아, 하지율이 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결국 남자 힘 빌리는 거네?”하지율은 장하준을 한 번 쳐다보고 담담히 답했다.“남자 힘 안 빌려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정기석을 향해 계속 말했다.“제 손에 음주 운전, 뺑소니, 싸움, 강간 등 불법 증거들이 있어요. 정기석 씨는 제가 이 증거들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막히지 않게 도와주기만 하면 될 거 같아요.”하지율도 생일 파티에서 큰 굴욕을 당하고서 그냥 참을 리 없었다. 그녀는 이미 은밀히 그 몇몇 난봉꾼들의 불법 증거를 모아두었다. 적절한 때에 치명타를 날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적기다.정기석의 의미심장한 시선이 고지후와 장하준을 훑었다.“어려울거 없어요. 아무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해도 결국 정의는 승리하는 법이지요.”하지율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정시온을 내려다봤다.“시온아, 너는 바라는 거 있어?”정시온은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지율 이모. 우리 그만 집에 가요. 이모가 만든 쿠키 먹고 싶어요.”하지율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래.”그녀는 정시온의 손을 잡고 교무실을 나왔다.정기석도 나른한 미소를 지으며 뒤따랐다.고지후 옆을 지나며 정기석이 속삭였다.“당신이 지율 씨를 위해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하니 내가 대신 하지요. 앞으로 하지율 씨에 관한 모든 일은 제가 맡습니다.”고지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정기석을 노려봤다.하지만 정기석은 이미 방을 나서고 있었다.하지율이 정시온의 손을 잡고 그 뒤를 정기석이 따르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조화로움이 느껴졌다. 마치 진짜 한 가족 같았다....고가 본가의 샹들리에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최혜은이 소파에 웅크린 채 불쾌한 표정으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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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고윤택은 서둘러 이 사실을 할머니께 말씀드렸다.하지만 할머니는 이 이야기를 듣고도 공정하게 해결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고씨 가문의 체면을 구겼다며 하지율을 질책했다.고윤택의 아빠 또한 이 사실을 알고는 장하준에게 몇 마디 했을 뿐, 결국 흐지부지 넘어갔다.고윤택은 눈물을 꾹 참으며 입술을 깨무는 엄마의 굴욕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 순간, 그는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엄마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 섞인 시선이 마치 바늘처럼 그의 몸을 찔렀다.고윤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연자실했다.아무도 그에게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최혜은의 경멸하는 듯한 목소리가 고지후의 생각을 끊었다.“의도했든 안 했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네가 하지율 편을 들어줄 수 있기나 해? 그 사람들 다 네 절친들의 지인들이잖아! 네가 정말 하지율을 그렇게 아꼈다면, 장하준 친구들이 감히 그녀를 괴롭힐 수 있었을까? ”“장하준만 해도 그래. 만날 때마다 하지율을 비꼬고 조롱했잖아. 하다못해 유치원 아이들까지 하지율을 비웃는 일이 생겼는데, 그것도 네가 남편으로서 역할을 소홀히 한 탓 아니니? ”“네가 매일같이 임채아랑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이지만 않았어도, 그래서 모두가 네 아내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않았어도, 누가 감히 하지율을 욕할 수 있었겠어? 명백히 남편으로서 네가 잘못한 일을 이제 와서 나를 탓하는 거야? 나는 그런 억울한 누명은 안 쓸 거야!”최혜은은 장황하게 늘어놓은 말로 고지후를 할 말 없게 만들었다. 그의 눈에는 옅은 당혹감이 스쳐 지나갔다. 정말 평소에 자신이 하지율에게 너무 소홀했던 걸까?...다음 날, 장하준과 그의 불량한 친구들 관련 검색어가 다시 한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고급 외제 차를 몰고 있는 젊은 남자 몇 명이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사람을 치고도 뻔뻔하게 구는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내가 음주 운전이라고? 그래, 음주 운전이다! 내가 너를 차로 치어 죽여도 법적 책임은 안 져!”“왜냐고? 우리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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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장하준은 하지율과 엮인 이후로 계속해서 손해를 봤다.그가 민성 그룹 회장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고지후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는 진작에 매장되었을 것이다.고지후의 말에 장하준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그가 말하는 소위 ‘절친한 친구들’과 고지후를 비교하면 당연히 고지후가 더 중요했다.그는 어젯밤 하지율이 자기 면전에서 친구들의 일을 폭로하겠다고 말한 것에 화가 났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하지율은 정말 그 일을 폭로해 버렸다.하지만 장하준은 이 일로 고지후나 그의 회사에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이런 이해관계는 장하준도 알고 있었다.장하준은 사과했다.“지후야, 미안해.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어. 그 친구들 일이 너한테까지 피해가 갈까 봐 검색어를 내리려고 했던 거야.”고지후는 냉담하게 말했다. “일이 우리에게 얽히지 않게 하려면, 실시간 검색어를 내리는 것은 물론, 오히려 우리가 먼저 입장문을 내서 입장을 밝히고 그들과 관계를 확실히 끊어야 해.”장하준은 즉시 대답했다.“알았어. 당장 사람 시켜서 그렇게 처리할게.”...그와 동시에 하지율은 함우민의 전화를 받았다.“지율 씨, 죄송해요. 제가 요즘 출장 중이어서 장하준이 한 일들을 잘 몰랐어요. 그래서 미리 알려드리지 못했네요.”하지율은 함우민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그동안 여러 번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함우민 씨, 여러 번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함우민은 몇 초간 조용히 있다가 말했다.“지율 씨, 예전처럼 우민 씨라고 불러줄 수 있어요?”하지율은 호칭에 연연하지 않았다.“좋아요, 우민 씨.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꼭 미리 알려주세요.”함우민의 목소리가 멈칫하더니 말했다.“사실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요.”하지율이 물었다.“무슨 일인데요?”함우민이 말했다.“음악회를 열고 싶다고 들었는데, 자리 좋은 표 한 장 남겨줄 수 있을까요?”하지율은 민성 그룹과 고성 그룹이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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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외국어 경연대회 날이 금세 다가왔다.이번에 단종건은 유치원 행사를 우연히 알고는 들뜬 마음으로 따라왔다.단종건이 말했다.“나처럼 나이 많은 노인네는 애들 보는 걸 좋아해. 어차피 은퇴했으니, 앞으로 유치원에 무슨 행사가 있으면 와서 구경하고 싶네.”단종건이 자신을 응원하러 온 것을 보고 정시온은 단숨에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오셨어요!”단종건은 웃으며 정시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시온이 경연인데, 할아버지가 직접 와서 응원해 줘야지.”단종건은 어린아이 같은 성격이라 정시온과 죽이 잘 맞았고 심지어 함께 놀기도 했다.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정기석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그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엿보였다.그의 시선을 알아차린 단종건은 그를 힐끗 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정시온에게로 시선을 돌려 이것저것 물으며 정겹게 대화를 나눴다.정기석의 깊은 눈은 더욱 어두워졌다.단종건은 그의 정체를 눈치챈 것 같았다.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모른 척하며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정기석은 시선을 돌려 하지율을 바라보았다.예전부터 정시온에게서 이른바 ‘할아버지’에 대해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그저 의술이 뛰어난 노인인 줄로만 알았다.하지만 지난번에 만나고 나서야 단종건이 단아 그룹의 창시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는 수십 년 동안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었다.정기석이 그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것도 우연한 계기였다.그는 하지율이 이런 대단한 인물을 우연히 알게 된 것이 놀라웠다.무언가 생각난 듯 정기석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이자 선배인 강병주의 배경 또한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절친인 유소린은 아직 특별한 점을 찾아내지 못했다.정기석은 하지율 옆에 서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정시온, 단종건, 유소린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은 어둠에 물든 듯 옅은 안개가 서려 있었다.하지율 자체가 특별한 사람이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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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그런데도 아직 저렇게 건방 떨고 있을 기분이 난다니!”하지율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고지후가 그를 도와주는 한, 계속 저렇게 든든한 뒷배를 믿고 설치겠지.”유소린이 말했다.“하지만 내가 보기엔 고지후도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아. 장하준의 그 친구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고지후는 그들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관계를 끊었잖아.”여기까지 말하며 유소린은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속이 다 시원하다! 나는 그 역겨운 남자들 진작부터 마음에 안 들었거든!”고윤택의 생일 파티에 그녀도 갔었다.그 역겨운 남자들이 하지율을 넘어뜨리는 것은 못 봤지만, 예쁜 여직원을 희롱하는 모습은 똑똑히 목격했다. 정말 역겨움 그 자체였다.다행히 하지율은 그저 당하고만 있지 않았고, 몰래 증거를 모아 통쾌하게 복수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정말 답답해 죽을 뻔했다.하지율은 장하준에 대해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에게 장하준은 그저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다.세 사람이 대기실에서 준비하고 있을 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추첨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하지율은 추첨하러 오는 사람이 또 임채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고지후였다.그는 원래 아이들 행사에는 잘 오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최근 두 번의 행사에서 모두 그의 모습이 보였다.임채아의 지위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모양이었다.고윤택의 소원도 다 이루어졌을 것이다. 예전에 그는 아빠가 자신의 경연나 공연에 와서 응원해 주길 간절히 바랐다. 이제 임채아가 있으니 그의 모든 소원이 이루어졌다.하지율은 고지후를 못 본 척 덤덤하게 시선을 돌렸다.이번 추첨은 별다른 일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하지율의 운은 여전히 좋지 않아 뒷순서를 뽑았다.고지후는 다섯 번째 앞 순서를 뽑았다.현장에서 순서를 등록한 후 하지율은 추첨실을 나와 돌아가려 했다.“하지율.”고지후가 갑자기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와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율의 아름다운 눈썹에 옅은 비웃음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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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하지율의 표정은 차갑고 눈빛은 평온했다.“우리 이제 아무 관계 아니잖아.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 없어.”고지후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나는 그저 너에게 내가 임채아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고, 그 일들은 단지 언론이 과장한 것임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예전 같았으면 그는 이런 일들을 굳이 설명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지후는 미동도 없는 하지율의 표정을 보며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췄다.“미안해. 장하준 친구들 일이 너와 윤택이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줄 거라고는 정말 생각 못 했어.”하지율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비아냥거렸다.“작은 물이 모여 큰 강을 이루는 거야. 당신은 그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무시하는 이유가 단지 이번 일 때문이라고 생각해? 장하준이 당신 눈앞에서 나를 무시한 게 하루이틀 일도 아니었잖아. 당신은 ‘그만해’, ‘이 일은 이쯤 하자’ 같은 의미 없는 말 몇 마디 말고 또 뭘 했는데?”하지율은 무표정하게 고지후를 바라보았다. “윤택이가 나 때문에 무시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고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지. 지후 씨, 나는 당신처럼 가족과 자식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친구를 감싸는 사람은 처음 봐. 당신이 장하준을 계속 그렇게 내버려둔다면 윤택이는 조만간 당신들 때문에 망가질 거야.”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듯 고지후는 그녀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말했다.“앞으로 장하준을 제대로 제어할게.”하지율은 입술만 비죽거릴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고윤택이 괴롭힘을 당한 일에 대한 고지후의 대답은 그저 장하준을 '제어하겠다'는 한마디뿐이었다. 이 남자는 뼛속까지 그녀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그녀는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또 할 말 있어? 없으면 먼저 갈게.”고지후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하지율, 윤택이가 아직 어려서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해. 네가 없는 동안 많이 힘들어했어. 내가 예전에 너를 소홀히 한 것은 알아. 앞으로는 가정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게.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제 그만 화를 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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