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의 얼굴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설명이 그게 전부인가?”용지안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아! 또 하나의 해석이 있습니다. 전하, 금잠곡이라고 들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세상에서 가장 독하다는 곡독입니다. 이 세상에 가장 악질스러운 것들만 모아 만들어낸 저주의 결정체이지요. 파멸의 씨앗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한 나라가 그런 것들로 가득 차 있다면 그 끝이 어떨지. 굳이 말 안 해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그의 몸이 순간 휘청거렸고 창백한 얼굴에는 절망이 서려있었다.그는 용지안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금잠곡, 그건 곧 민씨 가문을 뜻할 것이다. 그들은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주나라의 근간을 갉아먹고 있었다. 때가 되면 왕조는 무너질 것이고 천자는 교체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세자는 결국 그들의 꼭두각시가 되겠지. 기개는 있으나 뜻을 펼칠 능력은 부족하기에 결국 민 가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는 자신의 아들이 어떤 사람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민가 사람들을 경계하지도, 의심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세자도 그들을 충성스럽고 정직한 조정의 중신이라 믿었다.“정말로 방법이 없는 것이냐?”용지안의 입꼬리가 가늘게 올라갔다.“천하의 모든 사물은 상극이 있기에 균형을 이룹니다. 금잠곡이 아무리 독해도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존재가 반드시 있지요. 민씨 가문이 천하를 장악했다고는 하나 그들을 억누를 사람이 없겠습니까?”전하는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런 자가 있다는 말이냐? 민 태사를 제압할 수 있는 자가?”그는 즉시 한 사람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안 돼. 그 자는… 아니다.”용지안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전하께서 그를 두려워하신다는 것도 잘 압니다. 허나 지금 이 국면을 뒤집을 수 있는 건 오직 그 자뿐입니다. 제2의 민 태사가 나올까 염려되긴 하지만 그가 담고 있는 것은 금잠곡보다 더 한 맹약이거든요.”전하는 말없이 그녀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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