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귀인도 그 사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걸고 모험을 해본 것이지. 그녀의 아이가 떨어졌든 아니든, 어찌 되었든 원빈이 향낭에 사향을 넣어 태아가 불안정해졌다고 밝혀지면 결국 죄를 물을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용지안이 천천히 말했다.“그런데 어의는 어찌 그 일을 알게 된 것입니까?”진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양 귀인은 어의를 은밀히 매수해 중전의 눈을 피하려 하였지. 허나 그 어의라는 자는 양 귀인에게서 은을 받아 놓고 다시 그 사실을 중전에게 고해바치더구나. 이런 자라면 백 번을 죽여도 아깝지 않지.”용지안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그럼요!”진여도 분노에 찬 목소리로 응했다. 잠시 머뭇거리다, 진여는 조심스럽게 용지안을 올려다보았다.“아가씨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사정을 다 아시게 되었습니까?”용지안은 미소를 머금고 손에 든 야명주를 굴리며 답했다.“이 세상에서 내가 모르고자 하는 일 외에, 내가 모르는 것은 없지.”용지안의 말에 곽옥현과 진여는 동시에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아가씨께서 움직이시는구나’ 진여가 다시 물었다.“사실 아가씨께서는 원빈을 구하지 않으셔도 됬습니다. 그간 편히 지내셨으니 무엇 때문에 굳이 민씨 가문들과 얽히려 하십니까?”용지안이 진여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답했다.“진여, 네가 내가 선왕께 어떤 약조를 했는지 잊은 것이냐?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종대군이 민가의 손에서 나라의 절반을 되찾았으나 그만큼으로는 역부족이지. 내가 나서서 거들지 않으면 민씨 가문이 언제든 다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호랑이의 송곳니를 뽑으려면 우선 후궁에 있는 민씨 가문 세 여자의 기세를 하나하나 꺾는 게 상책이지.”곽옥현이 미소로 화답했다.“그렇지요. 대왕대비, 민 대비, 중전, 이 셋이 뒤에서 버티지 않으면 민씨 가문은 더는 큰일을 도모할 수 없겠지요.”진여도 고개를 끄덕이며 탄식했다.“서종대군께서도 그리되면 단숨에 민가의 뿌리를 뽑고 무용 가문의 왕좌를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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