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치풍이 말하기를, 네 어머니는 강요에 의해 경양백의 외실이 된 것 같다고 하더구나. 난 네 어머니가 과거 정혼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다. 괜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거라. 넌 이제 내 사람이니 네 신분이 어떻든 나에겐 중요하지 않다. 내일 경양백부로 가서 네 어머니를 모셔오마.”“나으리는 참 좋은 분입니다.”연경은 그의 얼굴을 잡고 살포시 입을 맞추었다.그녀는 사랑이 농익을 때는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중에 애정이 식으면 사소한 실수 하나라도 문제가 될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가 진심으로 자신을 대해주는 이 순간만큼은 그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부드러운 손길이 손기욱의 옷섶 안으로 들어왔다.손기욱은 몸이 후끈 달았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더 이상의 움직임을 차단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나중에 많이 즐기게 해줄 테니, 오늘은 좀 피곤하구나.”연경은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푹 숙였다.잠시 후, 손기욱은 그녀를 안고 침상에 누워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치풍 그 자식, 일을 이렇게 망쳤으니 벌을 줘야겠어!’괜한 불똥이 치풍에게 튄 밤이었다.연경은 잠에 들자마자 악몽을 꾸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깨를 다독여주는 손길이 있고 귓가에 부드럽게 달래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천천히 악몽도 흩어지면서 그 뒤로는 단잠에 빠졌다.다음 날, 연경이 침상에서 일어났을 때, 손기욱은 이미 저택을 나간 후였다.그녀는 살짝 기분이 상해 서란과 서령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나으리께서 나가시는데 옷시중도 못 들어드리고… 내 몸이 점점 게을러지는 것 같구나. 내가 못 일어나면 앞으로 너희들이라도 제 시간에 나를 깨워주거라.”“이랑, 너무 걱정 마세요. 나으리께서는 송학당으로 사람을 보내 오늘은 문안인사를 못 드린다고 말씀을 드리고 경양백부로 가셨어요.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오후에 돌아와 같이 점심도 함께하신다고 하셨답니다.”연경은 재빨리 일어나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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