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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71 - チャプター 380

461 チャプター

제371화

하지만 그녀는 연기준을 대신해 변명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그녀의 부름에 한설은 침상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서인경은 이불을 들추어 발치의 쇠사슬을 가리키며 말했다.“네 손재주가 좋다 들었는데 이것 좀 보거라. 이 자물쇠, 풀 수 있겠느냐?”한설은 그것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가 감히… 감히 마마를 가두다니요? 어떻게... 감히!”서인경은 한설이 금방이라도 연기준과 맞붙을 것 같은 기세를 보고 비로소 자신의 편을 들어 주는 이가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억울한 마음이 치밀어 금세 눈물이 핑 돌았다.“그래, 바로 연기준 짓이다. 지금 나는 대소변도 이 침상 위에서 해결해야 한단 말이다. 더는 사람으로서의 존엄조차 없다. 네가 무슨 수라도 내어줄 수 있겠느냐?”한설은 서인경이 조금이라도 억울함을 당하는 꼴을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곧장 자물쇠를 집어 들고 만지작거리며 뜯어내려 했다.호청은 그 모습에 혼비백산해졌다. 이 한설이라는 아이, 왕야의 분부를 눈곱만치도 가슴에 두지 않았다. 한설은 애초에 자신을 불러들인 것이 서인경의 발을 풀어주라는 뜻으로 착각한 것이다.위험을 직감한 호청은 황급히 몸을 돌려 줄행랑을 쳤다.연기준 또한 전혀 예상치 못했다. 서인경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불러들인 아이가 오히려 그녀의 조력자가 되어 자신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줄이야. 그가 막 왕부 대문을 들어섰을 때, 호청이 헐떡이며 달려와 그를 가로막았다.“왕… 왕야, 어서 가 보셔야 하옵니다. 큰일 났사옵니다… 왕비께서… 왕비께서 무사치 않으시옵니다.”연기준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의 발걸음은 바람을 가르듯 빨라졌고 이내 그의 모습은 호청의 눈앞에서 사라졌다.연풍은 질겁하여 호청의 옷깃을 움켜쥐고 다급히 물었다.“왕비께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이냐?”호청은 겨우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왕비가 아니라… 한설 그 계집아이가… 이건 반역을 꾸미는 것이나 다름없사옵니다!”연기준은 뜰에 들어서자마자 쾅하고 방 안에서 폭음이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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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연기준은 산산이 부서진 침상을 바라보며 얼굴빛이 잔뜩 어두워졌다.“꺼지거라!”평이는 목을 움츠리며 놀라 허겁지겁 달아났다. 문 앞에 다다라 봉한설이 따라오지 않는 걸 보고는 다시 용기를 내어 돌아와 억지로 그녀를 끌어냈다.봉한설은 여전히 발버둥치며 버텼다.“놓으세요! 저는 다시 들어가 왕비를 지켜야 합니다. 그가 왕비를 괴롭히면 어쩌려고 그럽니까?”평이는 필사적으로 끌어당기며 낮게 속삭였다.“우리가 남아 있으면 오히려 왕비께서 제대로 대처 못 하신다.”봉한설은 이해하지 못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게 무슨 말입니까? 설마 겁먹은 겁니까?”평이는 사실 두려웠다. 그러나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날 믿어. 왕야께서는 결코 왕비를 해치지 않으실 거야.”물론 쇠사슬로 묶어둔 일은 아무리 봐도 비열하고 치졸한 짓이었다.그러나 밖의 상황을 아는 평이는 속으로 서인경이 외부 일에 끼어드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왕부 안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곳이었으니.경성에 갓 들어온 봉한설은 밖의 형세를 알 리 없었다. 그녀가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은 건, 단 하나. 연기준을 믿었기 때문이었다.방 안에서는 연기준이 문을 닫자마자 서인경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는 싸늘한 얼굴로 자물쇠를 풀며 낮게 내뱉었다.“너희들, 제법 간이 크구나.”서인경은 뻣뻣해진 발목을 풀며 차갑게 물었다.“왕야께서 불러들인 아이 아닙니까?”연기준은 속으로 이를 갈며 후회했다.“본왕이 곧 그 아이를 돌려보내겠다.”서인경은 태연하게 받아쳤다.“전 그 아이가 꽤 마음에 드는데요. 그 아이를 남겨둔다면 다시는 밖으로 나가겠다고 소란 피우지 않겠습니다.”연기준은 놀라움과 경계가 뒤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렇게까지 마음에 드는 것이냐?”겨우 이 짧은 시간 동안에 그녀가 다른 이를 믿고 좋아하는 마음은 어째서 이토록 빨리 움튼단 말인가? 아니면 무언가 눈치챈 것이 있는 걸까?서인경은 평정한 얼굴로 몸을 돌려 침상에서 내려왔다.“어차피 이 담장 안팎에는 암위들이 겹겹이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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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그럼 난 사양치 않겠네. 올해 배당금을 미리 받는 셈 치지.”맹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밖의 일은 걱정 마세요. 들으니 열다섯 째 황자가 스스로 태황태후의 침궁에 가서 하루 종일 무릎을 꿇고 숙귀비의 제안을 허락해 달라 애원했답니다. 폐하께서도 일품 중신을 불러 다시 의논하셨는데 저희 아버지께서 온갖 반대를 물리치고 숙귀비를 보증하셨으니 이 일은 성사될 가능성이 큽니다.”서인경은 마음속 깊이 고마움을 느꼈다.“돌아가면 맹국공께 꼭 전해 주렴. 조만간 내가 직접 찾아가 정중히 사례드릴 것이다.”맹은영은 손을 저었다.“지금 열다섯 째 황자는 어찌 되었느냐? 태황태후께서 허락하셨단 말이냐?”그 말을 꺼내자 맹은영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드리워졌다. 그 모습에 서인경의 가슴은 덩달아 죄어들었다.“무슨 일이냐?”맹은영은 한숨을 내쉬었다.“태황태후는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막무가내십니다. 열다섯 째 황자를 평생 침궁에 두고 다시는 숙귀비를 어미로 인정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숙귀비에게 맹세까지 시켰지요. 열다섯 째 황자가 서가군 권한의 유일한 계승자라고요. 결국 모자가 함께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습니다.”서인경의 가슴은 옥죄어오듯 아팠다. 노파가 모자를 궁 안에서 억지로 갈라놓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자 속이 타들어갔다.그녀는 문득 연기준을 떠올렸다. 그 또한 어린 시절, 사정 때문에 태황태후의 침궁으로 보내져 친모와 갈라서야 했었다. 그때의 심정은 지금의 열다섯 째 황자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이 노파, 이런 짓을 벌인 게 처음이 아니었다.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고 서인경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잠겼다.평이와 맹은영은 궁중에서 모자가 강제로 갈라진 사정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에 젖어 눈시울을 붉혔다. 오직 봉한설만이 분노로 가득했다.“쳇, 늙은 여우가 몇 년이나 더 산다고 저리 설치는지. 수명이나 깎아먹을 일이지.”평이는 슬픔과 분노를 함께 토해냈다.“그 늙은이 목숨이야 어찌 되든 상관없습니다. 열다섯 째 황자는 아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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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진가이는 단여월의 마당에서 나왔으나 뒤에서는 여전히 찢어지는 듯한 곡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대황자의 몸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태의는 맥을 짚어 보더니 석 달간의 금욕을 권했다. 이 일이 터지자, 단순히 후원에서의 총애 다툼이 아니라 아예 대황자가 후사를 잇지 못한다는 뜻으로까지 번졌다.황후는 분노에 불타 곧장 유모를 보내 대황자부에서 단여월을 현장에서 처단하려 했다. 대황자는 그나마 냉정을 잃지 않고 황후의 사람들을 내쫓은 뒤 단여월을 감금해 두었다.진가이는 단여월의 비참한 꼴을 보고 다시 주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연강헌은 막 약을 들이킨 참이라 침상에 반쯤 누운 채 눈을 감고 기력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몸의 고통 때문인지 조정의 일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진가이는 짙게 풍기는 약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며 탁자 위의 대추 한 알을 집어 연강헌의 입가에 가져갔다.“대황자, 대추 하나 드시고 쓴맛을 가시소서.”연강헌은 눈도 뜨지 않았고 입도 벌리지 않았다. 쓴맛이야말로 어리석은 자들에게 농락당하지 말라는 영원한 경계가 될 터였다.“어머니의 사람들은 쫓아냈느냐?”진가이는 대추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쫓아냈습니다.”말을 마친 후 그녀의 시선은 은근히 연강헌의 하반신을 스쳐 지나갔다.“대황자께서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태의께서도 분명히 말했잖습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잠시뿐이라고요.”그 말을 듣자 연강헌의 얼굴빛은 더더욱 어두워졌다.“단 가에게 금 오만 냥을 가져오라 전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딸의 시신이나 받아가라 하거라.”진가이는 파문 하나 없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예. 곧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연강헌은 눈을 감고 몸을 돌려 누웠다. 더는 말할 필요가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진가이는 눈치껏 몸을 일으켜 물러났다. 자신의 궁로 돌아오자 진가이는 탁자 위 반쯤 비워진 찻잔을 보고 곧바로 경계심을 세웠다.“다들 물러가거라. 난 잠시 쉬어야겠다.”하인들이 나가고 문이 닫히자 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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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진가이의 눈빛에는 질투와 적의가 가득 담겨 있었다.예정임은 비웃듯 웃으며 그녀를 끌어다 허벅지 위에 앉히고 허리를 감아 안았다.“질투하는 것이냐?”진가이는 두어 번 몸부림쳤으나 오히려 더 세차게 끌어안기자 이내 체념하듯 저항을 멈췄다.“팔황자께서 좋아하는 여인을 본받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겁니까?”분명 토라진 말투였다. 예정임은 즐겁다는 듯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었다.“걱정 말거라. 너야말로 본황자가 영영 끊을 수 없는 작은 요괴니까.”그렇게 속삭이며 그녀를 안은 채 침상으로 향했다. 몸을 눌러 덮치려는 순간, 그의 입에서는 서늘한 경고가 터져 나왔다.“진방옥에게 경고하거라. 본황자가 눈독 들인 여인에게 손을 대면 그땐 체면도 봐주지 않을 거라고.”진가이는 이곳이 대황자부라는 사실을 알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차피 연강헌은 지금 몸도 마음도 그녀를 다스릴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예정임의 목을 감싸안고 몸을 비틀어 오히려 그의 위로 올라탔다.“팔황자께서는 염려 마세요. 방옥은 우리 진 가의 유일한 사내라 온 집안이 보배처럼 여기는 아이입니다. 상왕비와 얽히도록 두는 일은 없을 거예요.”예정임은 더는 억누르지 못하고 막 손을 뻗으려는 순간, 문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의 동작은 동시에 멈췄다.진가이는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소리 내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더니 이내 문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무슨 일이냐?”하녀는 그제야 대답했다.“마님, 진방옥 공자께서 뵙기를 청합니다.”그 말을 들은 진가이는 곧장 침상에서 몸을 빼냈다.“알겠다. 전정에서 기다리라 하거라.”하녀가 물러나자 비로소 예정임은 몸을 일으켰다.“그가 무슨 일로 왔느냐?”진가이는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습니다. 나가서 보죠. 팔황자께서는 먼저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예정임은 그녀의 팔을 붙잡아 다시 품으로 끌어당겼다.“서가군의 일은 본황자가 더는 미룰 수 없다. 대황자가 무능하다면 본황자는 다른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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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진방옥은 고개를 저으며 피곤한 듯 걸상을 끌어다 앉았다.“단 가에 느닷없이 외실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뱃속에 사내아이를 품고 있다더군요. 단씨 부인과 큰 형부가 분노해 마당에서 곧바로 단 어르신에게 재산을 갈라 달라며 외실과 그 아이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난리를 피웠습니다. 단 어르신은 끝내 동의하지 않았고 결국 집안은 아수라장이 되었지요. 들으니 그 외실은 폭행을 당해 몸이 다쳤고 뱃속의 아이도 무사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단 어르신은 홧김에 집안의 재산을 모조리 챙겨 외실이 있는 곳으로 가버렸다더군요.”진가이는 묵묵히 그 말을 들으며 사태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어지러울수록 좋다. 단 가는 더 이상 쓸모없다. 이제 예정임이 기대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지.’진방옥은 누이의 낯빛에 이상이 없는걸 확인하자 한참 머뭇거리며 하고 싶은 말을 삼켜버렸다. 진가이는 곧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하고 싶은 말이 있지? 말하거라.”진방옥은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그게… 둘째 누님, 저를 위해 금지된 물건을 좀 구해줄 수 있겠습니까?”진가이는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듯 눈을 가늘게 떴다.“내 기억이 맞다면 넌 예전에 집에서 화약 연구를 즐기다 남의 김치 저장고를 날려버린 적도 있었지. 설마 경성에 들어와서도 그 짓을 잊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진방옥은 당혹한 기색을 띠었다. 하지만 예전의 날들을 떠올리자 오히려 자유로웠던 때가 그리워졌다. 경성에 들어온 뒤로는 모든 것이 조금씩 달라졌다. 큰누이와 작은누이는 이미 출가해 더 이상 옛날의 그들이 아니었다. 그는 천주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누님, 걱정 마세요. 예전처럼 허튼짓은 안 합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일을 해보려는 것이지요.”진가이는 동생을 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지금은 누이가 대황자의 측비다. 금지된 물건이라도 구하려 들면 방법이 없는 게 아니지. 네가 하고 싶은 일, 누이가 다 이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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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측비, 대황자께서 모셔 오라 하십니다.”진가이는 이 말을 듣자 곧장 몸을 일으켰다.서재.그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고 책상 위에는 방금 외부에서 들어온 쪽지가 놓여 있었다.그의 얼굴빛은 며칠 전보다 더욱 음울했다. 진가이가 들어서자 연강헌은 그 쪽지를 그녀 앞에 던졌다.“부황께서 서가군을 숙귀비에게 맡기시려 한다. 네가 방도를 내거라.”진가이는 쪽지를 힐끗 본 뒤, 곧 등잔불에 갖다 대어 태워버렸다.“대황자, 서두르실 것 없습니다. 아직 마지막 국면에 이른 건 아니옵니다.”서강헌은 미간을 얕게 치켜올렸다.“오호? 들어보자꾸나.”진가이는 천천히 그의 등 뒤로 돌아가 가녀린 손을 그의 어깨에 얹어 가볍게 주무르기 시작했다.“서가군은 오직 서 가의 사람만 따른다 하옵니다. 서 가에 한 사람이라도 살아 있는 한 대황자께서 서가군을 손에 넣으신다 해도 결코 온전히 쥘 수는 없을 것입니다.”그 말은 연강헌의 가슴속 깊은 틈새를 정통으로 찔렀다. 그는 벌떡 일어나 진가이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고 곧장 품으로 끌어당겼다.“이 일은 함부로 떠들어선 아니 된다. 은밀히,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하느니라. 며칠 뒤 부황의 최갑연이 있지 않느냐? 그때 너에게 맡기겠다.”진가이는 예상했다는 듯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대황자께서 페하께 청하여 이 일의 결정을 잠시 늦추시도록 하셔야겠지요.”연강헌은 그녀의 붉은 입술이 열리고 닫히는 모양새를 가만히 지켜바라보았다. 바로 이 입술이 그에게 수많은 관원을 끌어들였고 수많은 계책을 내주었다. 비록 그의 몸은 더 이상 뜻대로 되지 않았으나 마음만큼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그는 손을 뻗어 진가이의 요대를 풀어젖혔다. 그녀는 깜짝 놀라 황급히 움켜쥐었다.“태의께서 분명 금하셨습니다. 대황자께서는 하시면 안 되십니다.”연강헌은 손쉽게 그녀의 손을 떨쳐내고 한 손은 옷 속 깊은 곳에 집어넣었다.“내가 안 된다는 것이지 네가 안 된다는 말은 아니지 않느냐?”결국 피할 수 없는 한판의 몸의 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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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이튿날 조정 아침 조회.서가군의 귀속 문제를 두고 다시 한 번 격렬한 논의가 벌어졌다.태황태후가 열다섯 째 황자를 궁으로 데려간 이후로 그녀는 더 이상 숙귀비를 반대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그저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그녀가 이전에 반대한 것은 오직 열다섯 째 황자가 어리고 어머니가 곁에 없으면 염려되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자신이 직접 그를 거두어 기른다면 궁중에서 외롭거나 학대받을 염려가 없으니 이제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명분이었다.백관의 맨 앞에 서 있던 연기준은 그 말을 들으며 낯설지 않은 기억 속으로 잠시 가라앉았다. 아득한 옛날, 자신이 처음 그 궁전에 들여졌을 때, 귓가에 맴돌던 말 또한 바로 이와 똑같았던 것이다. 이제 와서 한 발 떨어져 바라보니 그 말들이 얼마나 가식적이고 허망한지 새삼 뼈저리게 느껴졌다.하지만, 후궁은 정사에 간섭할 수 없다는 조종의 철칙은 여전히 숙귀비 앞을 가로막는 장벽이었다. 늙은 대신들은 목숨을 걸고 반대했고 황제 역시 강행할 수 없어 결국 결정을 미루어야 했다.그 시각, 서인경은 왕부의 문간에 앉아 초조히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양옆에는 평이와 봉한설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한설은 손에 작은 접시를 들고 잘게 썬 사과 조각을 가끔씩 꽂아 집어 서인경의 입가에 가져갔다.“왕비 마마, 방 안에서 기다리시지요.”서인경의 얼굴빛을 바라보는 한설의 눈에 알 수 없는 안쓰러움이 번졌다. 그녀는 지금 아이를 품고 있는데 만에 하나 근심에 지쳐 몸이라도 상하면 어쩌랴 하는 마음이었다.서인경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막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낯익은 그림자를 보자 그녀는 곧장 벌떡 일어나 바람처럼 달려갔다.“어떻게 되었습니까?”“천천히.”연기준은 손을 뻗어 그녀를 붙들었다. 다급히 묻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잠시 깊은 호흡을 삼켰다.“연기되었다.”서인경은 그 말을 듣자 오히려 내려놓지 못한 마음이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폐하께서는 무슨 뜻이십니까? 성 밖의 수만 장졸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는데요.”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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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이제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연기준이 뱃속의 태아를 생각해 서 가에 남은 마지막 핏줄을 지켜 주는 것. 그리고 서인경이 언젠가 그의 고심을 이해해 주는 것.잠시 휴식을 마친 일행. 서회윤은 몸을 일으켜 해가 솟은 방향을 바라보았다.“정신을 가다듬거라. 살 길은 스스로 걸어 나가는 것이다.”장졸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으나 장군의 한마디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고작 몇 걸음 떼었을 뿐인데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뒤를 돌아보니 멀리 솟아 있던 설산의 한쪽이 갑작스레 무너져 내리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눈발이 하늘 가득 흩날리는 가운데 하얀 장막 속에서 서서히 사람의 형체가 걸어 나왔다.남궁열.그는 이 설산에서 며칠이나 서회윤의 흔적을 뒤쫓아왔다. 스산한 설백 속에 널린 백골들을 따라가다 마침내 서회윤의 자취를 찾아낸 것이다.예전 같았더라면 홀로 남궁열이 이토록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서회윤 일행은 설산 속에서 며칠째 갇혀 이미 힘이 다 빠진 상태였다. 그러니 그들을 끝장내는 것쯤은 충분히 자신 있었다.서회윤은 눈앞의 남자가 설산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기이한 술법을 지닌 것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너… 일불락의 후손이냐?”그것은 일불락이 가장 깊이 숨겨 온 비밀이라 세상 밖 사람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일이었다.남궁열은 단박에 자신의 정체를 꿰뚫어 본 서회윤를 보며 눈빛에 살기가 번쩍 스쳤다.“서 노장군, 아는 것이 많으면 오래 살지 못하는 법입니다.”서회윤은 오히려 정체를 알아낸 순간 마음이 묘하게 가라앉았다.“일불락에는 조훈이 있었다. 외부 세력에 절대 기울지 않으며 일생토록 일불락 밖의 자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대는 그 사실을 모른단 말이냐?”남궁열은 분명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일불락은 이미 사라진 이름에 불과합니다. 고루한 자들만 그따위 규율에 매달려 살아가니 산 채로 썩어 가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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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노부인은 마치 서회윤 일행을 보지 못한 듯 시선을 곧게 전방에 두었다. 그 눈빛에는 한 치의 온기도 없어 끝없이 펼쳐진 설산처럼 차갑고 무심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이들은 그저 개미 같은 존재일 뿐.“외인조차 일불락의 규율을 아는데, 일불락의 후손인 네가 감히 그것을 어겼으니 죄가 극악하도다!”그 말에 남궁열의 안색은 순식간에 공포로 물들었다. 무언가 말하려 입을 떼기도 전에 시선은 그대로 굳어졌다.서회윤은 그의 눈길을 따라가 보았다. 노부인의 손바닥 위, 작은 불꽃 하나가 천천히 맺히고 커지며 마침내 눈부시게 이글대는 거대한 불구슬이 되어 빛을 토해내고 있었다.남궁열의 눈동자 속의 두려움은 끝없이 번져갔다.“안 돼… 대장로, 제발 살려주십시오! 제 부친께서 수년간 지하흑시에서 공로를 쌓아온 것을 봐서 제 목숨만은… 아아!”번개의 속도로 불구슬이 튀어올라 천둥처럼 그를 강타했다. 남궁열은 미처 피할 겨를도 없었다. 그의 몸은 강대한 힘에 밀려 수 미터나 나가떨어지고 입안 가득 선혈을 토해내며 눈밭 위로 곤두박질쳤다.노부인의 손 안에서 불빛은 서서히 꺼졌다. 그녀는 눈앞에 엎드린 남자를 내려다보며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무공은 이미 사라졌고 영력도 소진됐다. 네 부친 남궁오의 지난 공적을 봐서 네게 숨통 하나만 남겨두겠다.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네 그 보잘것없는 목숨에 달렸다.”땅바닥에 널브러진 남자의 손가락이 미약하게 떨리더니 결국 두 눈이 감겼다.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자 서회윤은 길게 숨을 내쉬며 안도의 기운을 느꼈다. 그는 두 손을 모아 깊이 읍했다.“노부인께서 구명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감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서 노장군은 알 필요 없다!”노부인의 목소리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노부가 이 일을 하는 것은 그저 사람의 부탁을 따른 것일 뿐, 그대를 구하려 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감사 인사는 불필요하다.”말이 끝나자 그녀의 시선은 주위 장졸들을 스쳤다. 말없이 흘린 그녀의 눈빛은 천 년의 얼음처럼 냉혹하여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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