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속에 소예지가 자리에 앉았다. 누군가가 고이한에게 한마디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대표님, 앞으로 과학 연구계를 어떤 방향으로 지원하실 계획이신가요?”고이한이 마이크를 받아 들었다.“상공회의소는 언제나 혁신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힘써왔습니다. 학술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을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고이한의 입장이 명확하고 힘 있었다. 말하면서 시선이 소예지에게 닿았다. 분명 소예지가 그가 말하는 인재 중 한 명이었다.그 말에 소예지도 고개를 들었다가 그의 깊은 눈빛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금테 안경 너머 그 눈에 소예지가 읽어내기 어려운 감정이 더 담겨 있었다.잠시 후 고이한이 자리를 떠나 인공지능 분과로 이동했다.점심에 소예지는 이 박사 일행과 함께 식사를 했다. 고이한은 국제 손님들을 접대하고 있었는데 마침 같은 식당에서 마주쳤다. 그는 거리를 두고 이 박사 일행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각자 별실로 들어갔다.오후 세션도 비교적 일찍 끝났다. 소예지가 막 회장을 나서려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고수경이었다.소예지는 잠깐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소예지 언니, 오빠한테 들었는데 포럼 참석하셨죠? 오늘 저녁에 제가 하슬이 데리고 우리 집에서 밥 먹어도 될까요? 엄마랑 할머니가 하슬이 많이 보고 싶어 하세요.”소예지는 고씨 본가가 유치원에서 멀지 않다는 것을 생각했다. 딸도 여러 번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했었다. 소예지가 웃으며 답했다.“그래요. 다섯 시 십 분에 데리러 가요. 제가 나중에 데리러 갈게요.”“네, 제때 데리러 갈게요.”고수경이 기뻐하며 말했다. 소예지는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시간이 비어 있었는데, 뭘 해야 할지 순간 막막했다. 그때 또 전화가 울렸다. 확인하니 한서영이었다. 소예지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사모님.”“소예지 씨, 오늘 저녁 공식 만찬에 올 거죠?”“사모님, 저는...”전화 너머에서 한서영이 거절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말을 꺼냈다.“소예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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