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Bab 1151 - Bab 1160

1444 Bab

제1151화

고이한이 휴대폰을 쥔 손가락에 살짝 힘을 줬다. 그는 시선을 한곳에 고정한 채 낮게 입을 열었다.“시간이랑 장소 알려주시죠.”“병원 병실에서 기다릴게요.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임현욱의 목소리에는 단호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고이한은 차 문을 열고 올라타자 오후의 햇살이 차창 위로 쏟아졌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기대앉아 흐트러진 생각을 정리했다.이문혁이 도착했다는 말을 전하자 고이한은 짧은 시간 안에 정신을 가다듬었고 곧 차 문을 열어 입원 병동 쪽으로 걸어갔다.임현욱이 머무는 곳은 특급 VIP 병실이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한 남자가 앞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대표님. 임 대위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남자는 앞장서서 병실 앞까지 안내했다.병실 안에는 임현욱이 군복 차림으로 두 손을 뒤에 모은 채 창가에 서 있었다. 평소보다 훨씬 무거운 분위기였다.“고 대표님, 오셨군요.”임현욱은 고개를 들며 자리에 앉으라는 듯 손짓했다.고이한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긴급 임무가 생겨서 바로 출국해야 해요. 한 시간 후면 A시를 떠납니다.”임현욱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고이한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갔다.“이제 막 서로 마음을 정했는데 바로 떠나는 겁니까?”“알고 있어요.”임현욱의 목소리는 낮고 잠겨 있었다.“그분한테 미안한 일을 하는 거죠.”그는 손을 뻗어 옆에 놓인 태블릿을 집어 들었고 곧 화면 속 사진을 고이한에게 보여줬다. 피로 물든 처참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전투복을 입은 군인 몇 명이 결박된 채 온몸에 끔찍한 상처를 입고 있었고 그중 한 사람은 팔까지 잃은 상태였다. 사진 구석에 찍힌 시각은 하루 전이었다.“한 시간 전에 최후통첩을 받았습니다.”임현욱의 손등 위로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48시간 안에 저들이 원하는 사람을 넘기지 않으면 인질들을 처형하겠다고 했어요.”고이한의 목젖이 천천히 움직였다. 사진 속 젊은 얼굴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군인으로서의 의지를 끝까
Baca selengkapnya

제1152화

10분 후 소예지는 컴퓨터 앞에 앉아 방안을 수정하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 알림음이 울렸다. 임현욱이었다.소예지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살짝 올라갔다. 내일 데이트 계획이라도 정하려는 걸까 싶어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예상했던 내용은 아니었다.[예지 씨 긴급 통보를 받았어요. 당장 다국적 군사 훈련에 참가해야 해서 A시를 떠나게 됐어요.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어요. 내일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요.]소예지는 잠시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소집되는 훈련이 있나 싶었다.‘아직 몸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얼마나 가 있어요?]잠시 뒤 답장이 도착했다.[당분간은 확실하지 않아요. 예지 씨와 하슬이 잘 지내고 있어요. 소식 생기면 바로 알릴게요.]소예지는 임현욱의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막 시작된 관계에서 이런 식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하자 마음 한편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군인이었고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과 사명을 짊어진 사람이었다. 결국 더 묻지 않은 채 짧게 답장을 남겼다.[알겠어요. 조심해서 다녀와요.]메시지를 내려놓은 소예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가슴 한켠을 서서히 조여왔다.‘몸에 아직 상처도 남아 있는데.’그 시각 저 멀리 하늘을 가르는 군용기 안에서 임현욱은 휴대폰 속 사진을 마지막으로 한 번 바라본 뒤 조용히 전원을 껐다. 그리고 생사조차 장담할 수 없는 전장으로 향했다.오후 네 시 반.소예지는 컴퓨터를 끄고 고하슬을 데리러 집을 나섰다. 어린이집 앞에 도착하자 검은 마이바흐 한 대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고이한 역시 그녀를 발견하고 차에서 내렸다. 짙은 회색 수트 위로 회백색 머리카락이 유난히 선명하게 드러났다.“왔어.”고이한이 소예지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그의 시선이 잠시 소예지의 얼굴 위에 머물렀다. 어떤 진실은 차라리 모르는 편이 더 안전할 때도 있었다.“이번 주말에 하슬이 데리고
Baca selengkapnya

제1153화

한편, 심유빈의 빌라.심유빈은 보석함 앞에 서서 팔짱을 낀 채 이번 경주 연주회에서 착용할 장신구를 고르고 있었다. 원래부터 유난히 까다로운 습관이 있었다. 한 번 외출에 착용했던 보석은 절대 두 번 다시 사용하지 않았다. 특별함이 사라지는 것도 싫었고 언론에서 구식 보석을 또 착용했다며 떠드는 기사 역시 보기 싫었다.그녀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들어 거울 앞에 대보며 어울리는지 가늠했다. 그 순간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경주 연주회 주최 측 번호였다.심유빈은 곧 표정을 정리한 뒤 우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방 감독님. 공연 순서 확인하시려고 전화하셨어요?”“심유빈 씨...”전화기 너머 방근수의 목소리는 어딘가 망설이는 듯했다.“죄송하지만 조직위원회에서 재심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공연 자격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순간 심유빈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졌다.“뭐라고요?”“조직위 전체 결정입니다.”방근수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공적인 어조로 말을 이었다.“계약에 명시된 위약금 천만 원은 지급해 드리겠습니다.”심유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이유가 뭔데요?”그녀의 목소리 역시 서늘하게 식어 있었다.“취소하려면 납득할 만한 이유 정도는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전화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심유빈 씨에 대한 몇 가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모두 실명 제보였고요.”“실명이요?”심유빈이 이를 악물었다.“누군데요? 이름이 뭐예요?”“죄송합니다. 그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방근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심유빈은 휴대폰을 움켜쥔 채 그대로 굳어 있었다. 하지만 방근수가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누가 한 짓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고수경.그 이름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 심유빈은 휴대폰을 소파 위로 거칠게 던져버렸다. 몇 년 동안 공들여 쌓아 올린 ‘피아노 여신’이라는 이미지와 가치가 고수경 하나 때문에 무너지고 있었다.심유빈은 곧장 서랍을 열어 다른 휴대폰 하나
Baca selengkapnya

제1154화

그때 아래층에서 유미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빈아. 짐 다 챙겼어. 이제 출발해야 해.”곧 유미나가 위층으로 올라왔고 소파에 팔짱을 낀 채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는 심유빈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빈아. 왜 그래?”심유빈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공연 자격 취소됐어.”“뭐?”유미나가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왜?”“고수경이 실명 제보했대. 내가 다시는 무대에 못 올라가게 만들겠다는 거야.”심유빈은 분노를 억누르듯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럼 당장 고 대표한테 연락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너는 피아노로 먹고사는 사람인데 자기 동생이 밥줄 끊는 걸 가만히 두면 안 되잖아.”유미나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심유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고이한한테 연락하자고?”그녀가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었다.“그 남자 눈에는 지금 소예지 그 여자밖에 안 보여.”“그래도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고수경 성격이면 진짜 끝까지 갈 텐데.”유미나 역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결국 자신 역시 심유빈에게 기대 살아가는 처지였으니까.심유빈은 잠시 눈을 감은 채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예전 같았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하종호였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그는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곤 했다.하지만 지금 하종호의 곁에는 엄가온이 있었다.유미나 역시 한참 생각하다 문득 하종호를 떠올린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유빈아. 하종호 씨한테 한번 전화해 보는 건 어때? 고수경한테 이번 한 번만 넘어가달라고 부탁이라도 해보게.”심유빈은 천천히 입술을 깨물었다.머릿속으로는 하종호가 자신을 바라보던 다정한 눈빛과 늘 무너지듯 약해지던 모습들이 떠올랐다.‘정말 완전히 끝난 건가? 적어도 마지막 부탁 하나쯤은 들어주지 않을까...’한참 생각하던 그녀가 낮게 말했다.“예쁜 드레스 꺼내 줘. 직접 가서 이야기해야겠어.”직접 만나야만 했다. 그래야 하종호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Baca selengkapnya

제1155화

심유빈은 별다른 제지도 받지 않은 채 곧장 하종호의 사무실 앞까지 올라왔다.문 앞에서는 비서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심유빈 씨 오셨어요?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심유빈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비서가 열어준 문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은 그대로 굳어버렸다.하종호의 사장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은 하종호가 아니었다.엄가온이었다.심유빈이 들어오자 엄가온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느긋하게 웃었다.“심유빈 씨, 오랜만이네요.”순간 심유빈의 표정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사무실 안을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하종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채 차분하게 말했다.“실례지만 저는 하종호 씨를 찾아왔어요.”“회의 들어갔어요.”엄가온은 우아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무슨 일이든 저한테 말씀하셔도 돼요.”심유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죄송하지만 이건 저랑 하종호 씨 사이의 일이에요.”“그래요?”엄가온이 가볍게 웃었다.“그런데 이제 그의 일은 전부 제 일이기도 하거든요.”심유빈은 그 말 속에 담긴 은근한 도발을 바로 눈치챘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킨 뒤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하종호에게 직접 전화를 걸려 했다.그때 엄가온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심유빈 씨, 전화 안 하셔도 돼요. 여기로 오라고 한 건 저예요. 직접 드릴 말씀이 있었거든요.”순간 심유빈은 사람 앞에서 철저히 농락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굳어진 얼굴로 엄가온을 바라봤다.“엄가온 씨. 정정당당하게 만나고 싶었으면 직접 연락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꼭 이런 식이어야 했어요?”엄가온의 시선이 심유빈이 일부러 드러낸 가슴선 위에 잠시 머물렀다. 그러다 천천히 눈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한 가지 알려드릴 게 있어요.”그녀는 손끝으로 자신의 반지를 가볍게 만졌다.“저랑 하종호 씨는 이미 약혼했어요. 지금 그 사람은 제 약혼자예요.”그 말은 그대로 심유빈의 가슴을 세게 후벼
Baca selengkapnya

제1156화

심유빈은 요즘 아예 어머니 연락을 차단해 둔 상태였다. 그래서 어머니는 유미나를 통해서만 겨우 연락할 수 있었다.유미나는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에이. 이제 공연 기회도 끊겼는데 지난번에 말했던 기저귀 광고 다시 생각해 보면 안 돼? 그쪽에서도 아직 기다리고 있다던데.”심유빈은 짜증스럽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국제 피아니스트라는 타이틀이라도 내세워 광고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한참 침묵하던 그녀가 결국 낮게 말했다.“가서 협상해. 가격 최대한 올리고.”유미나의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알겠어. 내가 지금 바로 연락해 볼게.”바로 그 순간 심유빈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한 심유빈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스미스 박사의 비서였다.그녀는 이를 악문 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심유빈 씨. 내일 오전 아홉 시까지 실험실로 오셔서 채혈 부탁드리겠습니다.”“지난주에도 했잖아요.”심유빈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그대로 묻어났다.“저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습니다. 박사님 지시라서요. 감사합니다.”상대는 일방적으로 말을 끝낸 뒤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심유빈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길게 숨을 내뱉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유미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유빈아. 맨날 이렇게 피 뽑히다가는 진짜 몸 망가져. 이제는 빠져나올 방법 찾아야 하는 거 아니야?”심유빈 역시 고이한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왔다. 약물이나 술로 혈액 상태를 망쳐 부적합 판정을 받게 만들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성양 그룹이 아직도 고이한 손안에 있는 이상 계약을 어길 수는 없었다.심유빈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때 주식 괜히 받았어. 안 받았으면 안씨 집안 망하든 말든 신경도 안 썼을 텐데.”유미나는 예전에 심유빈이 성양 그룹 지분을 받았다며 며칠 동안 들떠 있던 모습을 떠올렸다.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이미 늦은 일이었다.그녀는 한숨 섞인 목소리
Baca selengkapnya

제1157화

내일은 주말이었다.저녁이 되자 고하슬은 소예지 품에 꼭 안긴 채 내일 등산 이야기에 한껏 들떠 있었다. 소예지는 창밖으로 번지는 불빛 아래에서 딸의 통통하고 보드라운 얼굴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엄마의 애정을 느낀 고하슬은 더욱 소예지 목을 끌어안으며 품 안에서 작은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렸다. 그리고 두 손으로 소예지 얼굴을 감싼 채 연신 뽀뽀를 하며 웃었다.“엄마가 제일 좋아요.”소예지는 웃으며 딸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엄마도 하슬이 제일 사랑해.”고하슬은 그 말을 들은 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소예지 품에 파고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잠이 들었다.하지만 소예지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 발코니로 나갔다. 밤공기가 서늘하게 스쳐 지나갔다. 소예지는 한동안 밤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조용히 속삭였다.“꼭 무사히 돌아와요.”같은 시각 도시 반대편의 한 빌라.심유빈은 태블릿 화면을 바라보며 예순이 넘은 한 남자의 인터뷰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있었다.그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테크 기업을 거느린 IT 업계 거물이었다. 나이는 이미 예순을 넘겼지만 정신은 또렷했고 눈빛에는 범상치 않은 기세가 서려 있었다.심유빈은 인터뷰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며 조용히 계산을 굴렸다.방기성.이 남자가 가진 것은 단순한 재산만이 아니었다. 수천억 규모의 자산은 물론이고 고신 그룹과 여러 분야에서 첨예하게 부딪히는 경쟁 관계라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방기성과 고이한은 적대적인 관계였다.만약 자신이 방기성의 여자가 된다면 고이한 역시 더 이상 지금처럼 마음대로 자신을 통제하지는 못할 것이었다. 어쩌면 계약 해지까지 고려할 수도 있었다.심유빈은 차갑게 눈을 내리깔았다.아직 살아갈 날은 길었다. 그런데 평생 고이한 한 사람 손에 쥐여 흔들리며 살 수는 없었다. 더구나 이제는 그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자원조차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새로운 발판이 필요했다.옆에 앉아
Baca selengkapnya

제1158화

차에서 내리자마자 고하슬이 두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와... 너무 예뻐요!”늘 도시 안에서만 생활해 왔던 아이에게 이런 자연 풍경은 그 자체로 신기한 세상이었다.고하슬은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엄마. 저기 큰 나비 봐요. 파란색이에요!”소예지도 아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정말로 푸른빛 날개를 가진 나비 한 마리가 꽃밭 사이를 천천히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뭇잎 사이로 부서진 햇살이 떨어지고 산바람에는 들꽃 향기가 은은하게 섞여 있었다.소예지가 미소 지었다.“진짜 예쁘네.”오늘은 김경환도 정장 대신 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따라왔다. 등산 배낭까지 메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면서도 어딘가 들뜬 분위기였다. 늘 회의실과 일정표 안에서만 움직이다 이렇게 밖에서 업무를 보는 건 오랜만이었다.고이한이 딸에게 설명해 줬다.“파란 제비나비야.”고하슬의 얼굴이 더욱 밝아졌다.“너무 예쁘다!”아이는 곧장 나비를 따라 잔디밭 위를 신나게 뛰어다녔다.소예지는 그런 딸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았는지 휴대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이한은 바로 옆에 선 채 그 모습을 바라봤고 눈빛도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졌다. 경호원들 역시 눈치껏 주변으로 흩어져 세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았다.본격적으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 뒤에도 고하슬은 도중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감탄했다. 이름 모를 야생화와 풀을 볼 때마다 걸음을 멈췄고 다람쥐 한 마리가 나뭇가지 위를 뛰어가는 걸 발견했을 때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소예지는 그런 딸 곁에서 인내심 있게 식물 이름들을 하나씩 알려줬다.“엄마는 아는 게 너무 많아요.”고하슬이 감탄하듯 말했다.고이한은 조용히 모녀의 뒤를 따라 걸었고 김경환은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찍었다. 소예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카메라 속에는 그녀와 고하슬의 모습이 여러 장 담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화면 안에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고이한도 함께 들어와 있었다.사실 고이한이 따로 지시한 적
Baca selengkapnya

제1159화

“아빠, 저기 토끼 있어요.”고하슬이 잔디밭을 가리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이한은 딸이 가리키는 방향을 살폈다. 정말 야생 토끼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딸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손짓한 뒤 살며시 안아 다가갔다.고하슬은 아빠 품에 안긴 채 조용히 토끼를 바라보다 토끼가 달아나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빠, 다음에도 등산 오고 싶어요.”“그래, 시간 되면 아빠랑 또 오자.”고이한이 부드럽게 웃으며 약속했다.일행은 계속 정상을 향해 걸었다. 산길이 점점 가팔라지자 소예지는 딸을 따라가지 못해 김경환과 함께 뒤처졌고 고이한은 딸과 함께 앞서 걸었다.“하슬이 체력이 정말 좋네.”“그렇지, 원래 체력이 좋은 편이야.”소예지가 숨을 고르며 웃었다. 눈빛에는 흐뭇함이 담겼다.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소예지는 지친 몸을 바위에 기대며 앉았고 고하슬은 잔디밭에서 뛰며 놀기 시작하자 김경환이 옆에서 함께 아이를 챙겼다.고이한이 소예지 곁으로 다가와 낮게 물었다.“힘들어?”“괜찮아.”소예지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운동 후 하얀 뺨에는 건강한 홍조가 올라와 있었고 이마에는 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고이한은 무의식적으로 주머니에서 딸의 땀 수건을 꺼내 소예지 이마를 닦으려 했다. 하지만 이내 두 사람은 그 자리에 굳었다.소예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이한을 올려다봤다. 눈빛에는 서로의 거리를 지켜야 한다는 신호가 담겨 있었다.“괜찮아. 고마워.”고이한이 손을 거두며 그녀의 눈빛이 보내는 메시지를 읽었다. 선을 넘지 말라는 신호였다.“미안해.”고이한이 낮게 말하며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김경환 쪽으로 걸어갔다. 김경환은 이미 야외 돗자리를 펼치고 가져온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고 고하슬은 신나서 돗자리 옆에서 돕고 있었다.소예지도 나가 배낭에서 준비해 둔 과일과 간식을 꺼내 나눴다. 야외 식사 중 고하슬은 자연스럽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아이다운 솔직한 말들이 자꾸 웃음
Baca selengkapnya

제1160화

경호원이 백미러로 그 장면을 살피며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췄다. 하지만 이런 순간마저도 이제는 너무 먼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앞차가 갑자기 급제동을 걸었다. 경호원이 재빨리 눈치를 채고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다. 고이한 품 안에 있던 고하슬은 괜찮았지만 소예지는 그 관성에 잠에서 깼다.눈을 뜨니 고이한 어깨에서 살짝 미끄러진 참이었다. 몸이 순간 굳었지만 곧 담담하게 말했다.“무슨 일이야?”“죄송합니다. 앞에 차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경호원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소예지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가다듬으며 앞 도로를 바라봤다. 옆에서 남자의 눈빛이 잠시 생기를 잃는 것을 그녀는 알아채지 못했다. 이렇게 냉정하게 반응하다니 방금 일이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소예지가 딸을 받아 안자 고이한은 그대로 품에 안은 채 안방 침대까지 데려다 눕혔다. 양희순이 물 한 잔을 건넸고 고이한은 거리낌없이 받아 마신 뒤 소예지에게 말했다.“일 있어서 먼저 갈게.”소예지도 차분하게 대답했다.“조심히 가.”고이한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다시 소예지를 돌아봤지만 그녀는 이미 찻잔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아래층 차 안에서 김경환이 물었다.“회사 가실까요?”“응.”소예지는 서재에서 임재석의 전화를 받았다.“소 대표님, 내일 오전 참석하셔야 하는 회의가 있습니다.”“어떤 회의예요?”“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관련 회의입니다.”소예지가 미간을 찌푸렸다.“대신 참석할 수 없어요?”“이번에는 어렵습니다. 초청받은 본인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마 새 회장의 중요한 제안을 각 분야 대표들이 함께 결의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소예지는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알겠어요. 회의 자료 보내줘요. 내일 가볼게요.”전화를 끊고 이메일로 제안 내용을 확인한 순간, 직접 참석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이해됐다. 새 회장이 과학기술 윤리위원회 설립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때 임재석에게서 문자가 왔다.[제가 알기로 고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114115116117118
...
145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