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는 모든 감정을 평온한 얼굴 뒤에 숨기는 데 누구보다 능했다. 그 누구도 그의 속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없었다.“좋아요, 내일부터 뇌-컴퓨터 팀으로 돌아갈게요.”소예지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고이한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여전히 재촉하듯 덧붙였다.“오늘 일 정리해서 보고하고, 오후에 바로 돌아가세요.”소예지의 눈에 의문이 스쳤다.‘왜 이렇게 급한 걸까.’오늘따라 고이한의 행동이 평소와 달랐다. 갑작스럽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하고, 연구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못 박는 모습이었다.머릿속에 불길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혹시... 임현욱의 실종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아니, 아닐 거야.’소예지는 고개를 저으며 그 생각을 털어냈다. 임현욱은 임무 수행 중이고 이 연구 프로젝트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바로 그때, 소예지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그녀의 호흡이 잠깐 멎었다. 고이한의 눈빛도 날카롭게 반짝였다. 임성국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잠시 전화받아야겠어요.”소예지가 휴대폰을 들어 올리며 자리를 떴다.고이한은 그녀가 급히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깊고 어두운 눈빛 속에 옅은 공허함이 스며 있었다.“고 대표님, 괜찮으세요?”스미스 박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요.”고이한이 고개를 들며 답했다.“박사님, 소예지 씨 후속 연구를 부탁드릴게요.”“걱정 마세요. 계획대로 철저히 진행하겠습니다.”스미스 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속으로는 의문이 일었다.‘왜 지금 소예지를 연구에서 떼어내려는 걸까. 지금 손에 쥔 연구가 결국 그들의 딸에게 필요한 약제인데.’고이한의 얼굴에는 여전히 피곤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스미스 박사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고 대표님, 얼굴색이 좋지 않으세요. 몸 좀 챙기세요.”잠시 후, 소예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얼굴에는 한결 가벼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 고이한은 바로 알아챘다. 임성국이 그녀를 안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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