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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가장 가까운 배신: Capítulo 291 - Capítulo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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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심씨 가문이면 어떻습니까?”하지만 고영욱은 심건모를 두려워할 리 없었다.“리안이는 내 딸인데 내 딸을 감금이라도 하겠다는 겁니까?”“서윤아, 심 국장님이 널 정말 사랑한다면 가족들이 이렇게 널 모질게 대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고영훈은 송서윤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녀가 자신을 한 번이라도 봐주기를 바랐다. “둘은 아무 감정도 없잖아.”“나한테 화가 나서 날 아프게 하려고 이러는 거잖아.”“정말 잘못했어, 서윤아.”“나랑 같이 돌아가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고영훈은 사람들 앞에서 비굴하게 애원했다.그는 송서윤만 있으면 어떤 체면도 필요 없었다.이윤영은 눈이 반짝이더니 핵심을 정확히 짚었다. “감정이 없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혹시 가짜 부부인 건가요?”이정희는 머리가 어지러워 쓰러질 뻔했다. 다행히 심경욱이 부축했다.“건모야, 너와 서윤이 대체 무슨 사이니?”“처음에 왔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같이 있는 것도 우리를 속인 거니?”“세상에, 청첩장은 이미 다 보냈는데. 심씨 가문의 체면이 다 구겨지겠구나.”심경욱은 이정희를 달랬다. “우리 심씨 가문의 체면이 구겨져도 이씨 집안 체면은 괜찮을 거야. 너무 흥분하지 마.”이정희는 심경욱을 노려봤다. “자식 잘못은 아비 탓이야. 당신이 키운 훌륭한 아들을 좀 보라고.”“우리의 기대를 산산이 무너뜨렸어.”“그 정도로 심각한 일은 아니야.” 심경욱은 이정희를 진정시켰다.송서윤은 순간 죄책감이 들어 눈가가 붉어졌다.심건모는 송서윤을 품에 안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충분합니까?”그의 시선이 연회장을 훑자 모두가 숨죽이고 조용해졌다.“삼촌, 정말로 아버지와 리안이의 친자 확인 검사를 하셨습니까?” 심건모가 이태석을 바라봤다.이태석은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했어.”“건모야, 그런 일로 어떻게 장난칠 수 있니?”“맞아, 함부로 누명을 씌우지 마.”이정희는 너무 화가 나서 이태석을 감쌌다.“장난이 부족하셨어요?” 심건모의 담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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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송서윤은 고영훈의 손을 뿌리치며 비아냥거렸다.“미련이 남아있다고?”“널 너무 과대평가하네.”“네가 기증한 건 리안 빌딩이 아니라 쌍둥이 빌딩이었지.”“하나는 13년 전에 날 위해 청원대학교에 기증했고 다른 하나는 8년 전에 네 내연녀를 위해 기증했잖아.”“내가 다 회수해서 청원대학교에 다시 기증했고 그 후에 리안이의 이름이 붙여졌어.”“너와는 아무 상관 없어.”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리안이는 네 딸이 아니야.”과거사를 언급하자 고영훈은 후회스러웠다. 그때 허연수를 위해 건물을 기증하는 대신 몇억 원만 기부했더라면 송서윤에게 들키지 않았을 텐데.고영훈은 아크릴 열쇠고리를 꺼내 들며 필사적으로 만회하려 했다. “서윤아, 리안이가 하준이랑 이렇게 닮았는데 어떻게 내 딸이 아닐 수 있어?”송서윤은 바로 열쇠고리가 당시 호텔방에 떨어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고영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돌려줘.”고영훈은 송서윤의 손을 잡으려 했으나 심건모와 눈이 마주치자 열쇠고리를 송서윤의 손바닥에 놓았다. “네가 봐도 리안이는 하준이뿐만 아니라 눈매가 나를 닮지 않았어?”고영훈은 기뻤다. 이리안이 송서윤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갈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송서윤이 출산하느라 겪었을 고통과 이미 쇠약해진 그녀의 심장을 생각하니 이리안이 원망스러웠다. 또 그녀를 데려가 잘 돌보지 못한 심건모도 원망스러웠다.송서윤은 열쇠고리를 되찾아 손바닥 안에 꽉 쥐었다.송서윤이 대답하지 않자 고영훈은 그녀가 받아들인다고 여겨 속으로 기뻐하며 말했다.“리안이를 만나고 싶어.”“헛된 꿈 꾸지 마!” 송서윤이 감정이 격해지자 심건모가 그녀를 안아주었다.심건모는 송서윤이 흥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녀의 등을 쓸어내리며 달래고 고영훈에게 말했다. “내 아내를 계속 괴롭히면 그 끝을 감당할 수 없을 겁니다.”고영훈은 개의치 않았다.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으니 아내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죠. 하지만, 서윤이는내 아이의 엄마입니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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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고영훈은 대답하지 않고 심건모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리안이와 친자 확인 검사를 해야겠습니다.”“심 국장님 권력으로 보고서를 위조했을 가능성이 있어요.”“고 대표님, 이 보고서가 어떻게 가짜일 수 있습니까? 국가 기관이 장난이라고 생각하십니까?”심경욱은 동의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여진이와 친구이기 때문에 우리가 고 대표님을 관대하게 대하는 겁니다.”“분수를 좀 아시고 수습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일을 몰고 가지 마십시오.”“여진아, 손님을 배웅해라.”“오빠, 가자.”심여진은 고영훈을 끌어당겼다. 혹시라도 그가 심경욱까지 화나게 할까 봐 걱정했다.만약 심경욱이 정말 화가 나 고영훈과의 교류를 막거나, 훈련 기지에 보내거나 혹은 유학을 보내 돌아오지 못하게 할까 봐 두려웠다.“병원에 가서 사인해야 한대. 하준이가 계속 머리 아프다고 하니 빨리 가서 봐줘.”이 말을 듣자마자 고영훈은 즉시 송서윤의 반응을 살폈지만 그녀는 그저 차가운 얼굴이었다.그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고 대표님, 쫓겨나고 싶지는 않으실 겁니다.” 비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경호 팀장과 조대웅 부부도 앞으로 나서서 만류했다.“일단 돌아가시죠.”“사모...”조대웅은 순간 송서윤을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부적절함을 깨닫고 급히 말을 돌렸다. “의사 선생님이 하준이의 보호자를 만날 때, 고 대표님과 송서윤 씨 모두 참석해야 합니다.”“두 분 관계가 껄끄러워지면 힘든 건 하준입니다.” 그의 아내도 적절한 타이밍에 목소리를 냈다.그녀의 말 속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고하준만 있다면 고영훈은 언제든 송서윤을 만나게 될 것이다.이렇게 말하지 않았다면 고영훈을 설득해 떠나게 할 방법이 없었다.고영훈은 어두운 눈빛을 진정시키고 그제야 마지못해 밖으로 걸어 나갔다.심여진도 그들을 따라나섰는데 몇 걸음 걷지 않아 뒤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고영훈은 걸음을 멈추고 연회장 쪽을 바라봤다.연회장 문 앞에 하얗고 발그레한 작은 그림자가 나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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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심건모는 심경욱과 이정희를 쳐다보았다. 보고서를 받아 들려던 이정희는 황급히 손을 거두었다.‘또다시 이윤영을 믿다니. 정신을 못 차렸구나.’이정희는 자책하며 한탄했다.비서가 앞으로 나서서 보고서를 받아서 들었다.이윤영은 어쩔 수 없이 건네주면서 이정희에게 힘주어 말했다. “제가 드린 말씀 전부 진실이에요. 보고서에 그대로 쓰여 있습니다.”이정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천우진과 넌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심건모가 차분히 입을 열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니.”그 말은 이윤영의 심장에 비수처럼 꽂혔다.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듣는 혹독한 질책.이윤영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고 눈꼬리가 붉게 물들었다. “오빠, 나는 단지 손주를 향한 아버님, 어머님의 간절한 바람이 무너질까 봐 두려웠을 뿐이야.”“너와 결혼하면 그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심건모의 말은 조금의 배려도 없었다.“꼭 이렇게 모질게 말해야만 해?”“이렇게 나한테 상처를 줘야 하냐고!”“내가 누구 때문에 불임이 된 건데!”“오빠가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지.”“네 오빠가 약을 먹이지 않았다면 넌 아무 일도 없었을 거야.” 심건모에겐 인정에 호소하는 것 따위 통하지 않았다. 오직 도리만을 따졌다.“네가 원망하고 증오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어.”이윤영은 눈시울이 완전히 붉어져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난 줄곧 오빠에게 시집갈 날만을 기다려왔어.”“오빠도 나와 결혼할 거라고 약속했잖아.”“그런데 왜 고작 송서윤과 한 번 마주쳤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버린 거야!”“내가 어떻게 모든 것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어?”“나의 스무 해 청춘과 스무 해 감정은 대체 무엇이었어?” 이윤영은 심건모의 곁에 무너져 내리듯 엎드려 애원하며 그의 손을 붙잡았다. “오빠...”“왜 나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는 거야? 내가 송서윤보다 못한 게 대체 뭐야?”“내가 송서윤보다 안 예뻐? 내 배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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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생각이라니, 뭘 생각한다는 거야?”이정희는 심경욱이 또다시 소극적으로 굴자 결국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제가 무슨 생각을 할 것 같으세요?”“서윤이와 결혼하지 않는 것?” 이정희가 물었다.심건모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어머니의 뜻에 따를게요.”심건모는 방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이정희는 말을 내뱉자마자 후회했고 그를 뒤쫓아갔다.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해야지!”심경욱이 걸어 나오며 말했다. “서윤이랑 결혼 안 하겠다는데 또 뭐가 불만이야?”“뭘 안다고!”“방금 윤영이가 한 말 못 들었어?”“약혼을 취소한 게 서윤이를 만났기 때문이라잖아.”“벌써 십년 넘었어.” 심경욱은 생각에 잠겼다.“서윤이를 십 년 넘게 마음에 품었는데 서윤이와 결혼하지 않으면 다른 여자와 결혼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정희는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리안이라도 생겼으니 애를 못 낳으면 못 낳는 대로 살아야지.”심경욱은 어딘가 미심쩍었다. “건모가 이런 일을 벌일 만한 아이라고 생각해? 결혼도 안 하고 남의 집 귀한 딸을임신시킨 거 말이야.”“내가 리안이 생일을 족보에 올리려고 육아 도우미에게 물어봤어.”“리안이는 두 살이 아니라 두 살 두 달이라고 하더군.”“시간을 따져보면 건모의 아이가 아닐 가능성도 있어.”이정희는 심경욱의 분석을 들으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그녀는 친자 확인 보고서를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았다. “내일 당장 전화해서 물어봐야겠어.”“기관 원장이 당신 제자 맞지?”“응.”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 안으로 향했다.심경욱은 이정희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피로를 풀어주려 했다.“내가 말해줄 게 있는데 아까 건모가 서윤이랑 큰길에서 키스했다더군.”“평소 무뚝뚝한 건모와는 좀 거리가 멀지.”“혼전 임신도 어쩌면 너무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 않겠어.”심경욱은 고개를 저었다. 남자의 사고방식이 여자와 어찌 같을 수 있을까. 오히려 더 사랑할수록 더욱 소중히 대하는 법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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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심건모는 손바닥이 송서윤의 허벅지에 닿고 나서야 그녀가 오늘 반팔과 반바지 잠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그녀의 피부는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웠다.심건모가 정신을 차렸을 때 송서윤의 목소리가 들렸다.“감정 보고서...”심건모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우리 부모님께서 리안이의 머리카락을 뽑는 걸 육아 도우미가 알아챘어.”“여진이가 리안이를 보러 왔을 때 내가 여진이의 머리카락을 남겨 두었어.”“감정한 것은 나와 여진이 거야.”그녀는 중얼거렸다. “국장님 참 똑똑하시다.”미간을 찌푸리더니 다시 말했다. “건모 씨 정말 똑똑하네.”송서윤의 말에 웃음이 나온 심건모는 옆으로 돌아누워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자. 이제 자.”두 사람의 체중 차이로 인해 매트리스가 기울어졌다.송서윤은 그대로 심건모의 품속으로 굴러 들어갔고 심건모는 혹여 그녀가 놀랄까 봐 손을 그대로 등 뒤에 두었다.문득 이윤영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심건모는 어두운 표정으로 송서윤을 안았다.그는 자신이 컨트롤을 못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심건모는 송서윤이 더워서 이불을 걷어찰 때까지 안아주었다.송서윤은 몹시 졸렸지만 친자 확인 보고서가 대체 어떻게 된건지 알고 싶어 실낱같은 의식을 붙잡고 심건모를 기다렸다.송서윤이 어렴풋이 잠결을 헤매고 있을 때였다.커다란 침대의 한쪽이 갑자기 쑥 내려앉았다.그녀는 균형을 잃고 굴러갔고 심건모에게서만 나는 희미한 먹 향을 맡았다.송서윤은 그의 손을 붙잡고 물었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초조해져 심건모를 껴안았다.이윽고 그녀는 뜨거운 품에 안겼고 몸이 점차 달아올랐다. 너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리안이 송서윤의 가슴팍에 엎드려 웅얼거렸다. “엄마, 맘마 줘요.”송서윤은 넋을 놓은 채 누워 있었다.심건모의 얼굴이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왔고 지난밤의 일부 장면들이 머릿속으로 밀려들었다.그녀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심건모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리안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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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볼일이 있어 외출하셨습니다.”“아...”이사한 곳은 평범한 빌라 단지가 아니었다. 고위층 간부들이 거주하는 향가옥의 고급 빌라 단지였다.단지 주변은 그날처럼 경호원들이 총기를 들고 위협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경계는 철통같았다.덕분에 특수경찰이 밤낮으로 빌라를 지킬 필요는 없어졌다.심경욱과 이정희의 눈을 피할 수 있고 심건모와 한 공간에 머물지 않아도 되니 어젯밤과 같은 어색한 상황은 다시 벌어지지 않을 터였다.송서윤은 한시름 놓았다.빌라로 들어오는데 휴대폰이 울렸다.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저 병원에 잠시 다녀올게요.”송서윤은 쌓기 놀이하는 이리안을 잠시 달래주고 준비를 마친 뒤 집을 나섰다.송서윤은 특수경찰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은 자신을 보호하러 온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녀는 택시를 불러 외출했다.송서윤이 나서는 것을 본 육아 도우미는 곧바로 심건모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비서가 회의실 문을 열었다.많은 거물 인사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심건모는 강단에서 기지 관련 업무를 보고하고 있었다.비서는 특수경찰 두 명만 뒤따라가도록 조치한 뒤 메시지를 무시했다.송서윤은 병원에 도착해 의사를 만났다.고영훈도 와 있었는데 표정이 어두웠다.“약간의 뇌출혈이 있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혈압이 너무 높아서 수술은 권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약물로 뇌가 스스로 흡수하도록 하는 치료 중입니다.” 의사가 물었다. “두 분 생각은 어떻습니까?”“알겠습니다.”고영훈은 송서윤을 쳐다보지도 않고 낮게 대답했다.“이틀간은 옆에서 간호해야 합니다.” 의사는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그들은 한발 앞서 병실을 나섰다.“하준이는 네 아들이야. 너한테도 양육 의무가 있어.” 고영훈은 밤을 새웠는지 눈 밑에 짙은 그늘이 져 있었다. “이틀 동안 어디 가지 말고 병원에 남아 간호해.”송서윤은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고씨 집안에는 고하준을 돌볼 사람이 얼마든지 많았다.“네가 사흘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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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송서윤의 속눈썹이 가볍게 흔들렸다.주희영은 송서윤이 귀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하고는 가죽 가방 안에서 진단서를 꺼내 송서윤의 손바닥 위에 놓으며 말했다. “하준이가 너의 심장병을 유전 받았대.”송서윤이 놀랄까 봐 걱정하며 목소리를 낮추었다.송서윤은 두 손으로 진단서를 뒤집었다. 거기에는 ‘확장성 심근병증’이라고 쓰여 있었다.심장병의 한 종류로 심하면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병이었다.송서윤의 두 손이 떨렸고 본능적으로 슬픔을 드러냈다.주희영이 송서윤의 손을 붙잡았다.“네 어머니가 너를 유학 보낸 건 영훈이와 함께하는 것을 막고 싶어서였지. 나도 시간이 지나면 너희가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감정이 점차 무뎌질 거라고 생각했어.”“하지만 영훈이가 나 몰래 청혼 영상을 공개했더구나.”“그리고 너도 돌아왔지.”“너희는 다시 재회했고 서로가 아니면 안 된다고 내게 말했어.”“그때 나는 의학이 이렇게 발달했으니 네가 꼭 문제가 있는 아이를 낳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 하준이는 실제로도 아주 건강했어. 그런데 네가 민지를 임신한 후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 왔지.”“아이의 좌심실 발육이 부진해서 피를 제대로 공급할 수 없고 결국 전신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 살 수 없다는 거야.”“그때 나는 완전히 정신을 빼앗긴 상태였어.”“하준이에게도 문제가 있을까 봐 두려웠어. 그래서 영훈에게 약을 먹이고 허연수를 붙여줬어. 그건 고씨 가문에 씨를 남기기 위한 내 개인적인 이기심이었어. 너한테 너무 큰 상처를 주었어.”“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서윤아, 미안하다.”“하지만 하준이는 잘못이 없어. 그저 버릇없이 자란 아이일 뿐이었는데 이제는 철이 들어서 자기가 너한테 상처를 줬다는 것을 알고 있어. 보육원에서 데려온 뒤로 매일 밤 잠결에 깨어나 엄마를 찾으며 울부짖는데 보는 내가 정말 안쓰럽더라.”주희영은 결국 눈시울이 붉어졌다. “네 결혼 진심으로 축복할게.”“하지만 네 마음속에 하준이를 위한 자리를 조금이라도 남겨 줄 수 없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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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송서윤은 심여진이 몰고 온 빨간색 스포츠카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 순간, 주희영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송서윤의 눈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고 누군가 그녀를 다급히 품속에 안았다.심여진은 깜짝 놀라 급히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돌렸다.“쾅!” 굉음이 터진 후 뒤이어 경적이 길게 울려 퍼졌다.“띠이이!”심여진은 에어백에 부딪히는 찰나 고영훈이 송서윤을 꼭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고영훈의 검은 눈동자는 사람을 집어삼킬 듯이 강렬했다.심여진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오며 정신을 잃었다.“서윤아! 괜찮아?”고영훈은 초조하게 송서윤의 몸을 구석구석 살폈고 큰 손으로 놀란 그녀의 얼굴을 감싸안았다. 송서윤이 단지 놀랐을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고영훈은 그녀를 품에 꽉 끌어안고 애틋하게 토닥이며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두려워하지 마. 괜찮아.”“내가 너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네 곁에 있을 거고 영원히 너를 지켜줄 거야.”고영훈의 품속에서 송서윤은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그 순간, 송서윤은 달려온 사람이 심건모일 거라고 생각했다.경찰, 소방관, 구조대원, 기자들이 즉시 현장 전체를 에워쌌다.이 사고와 당사자들의 사진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다.사람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이들이 이틀 전 골든타워에서 다정하게 포옹했던 남녀라는 것을 알아보았다.삭제되었던 실시간 검색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심건모는 거물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작별 인사를 나누고 회의실을 나섰다. 심건모는 기사에 흥분한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손에 들린 휴대폰을 보았다.[#역경을 함께 겪으며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다.][#옛사랑과의 재회.][#바람피운 남편.]“서윤이는 어디 있지?” 심건모의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국장님, 송서윤 씨가 방금 교통사고를...” 비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건모는 이미 회의실을 박차고 나갔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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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고영훈은 송서윤을 억지로 의자에 앉혔다.“송서윤 씨, 몇 분이면 됩니다.” 조대웅이 말했다. 조대웅은 고영훈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는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을드러냈다.“제 아내가 서윤 씨를 도왔던 것을 생각해서라도 저를 곤란하게 만들지는 말아 주세요.”송서윤은 조대웅의 아내가 유산약을 바꿔치기할 때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했는지 떠올렸다. 송서윤은 마음이 약해져 침대에 누웠다.조대웅은 심전도 검사용 전극을 가슴과 사지 검사 위치에 부착했다.송서윤은 이리안을 낳은 후 심장 수술을 받았고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다.이제 그녀는 심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녀는 심장이 뛰는 그래프가 담긴 화면을 보면서 문득 긴장감을 느꼈다.고영훈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쾅!”바로 그때 방문이 세게 열렸다.송서윤은 깜짝 놀라 그쪽을 바라보았고 전극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심전도 기계에서 경고음이 울렸다.그녀는 차가운 심건모의 눈빛과 마주쳤다.심건모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차가운 표정으로 성큼성큼 그녀에게 걸어왔다.이때, 고영훈이 심건모의 길을 가로막았다.“서윤이가 놀랐어요. 검사받아야 해요!” 고영훈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려 했다.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고 심건모의 담담한 목소리가 느릿하게 울려 퍼졌다. “내가 가서 안아줄까 아니면 스스로 올 거야?”이 말은 송서윤을 향한 것이었다.그 한마디는 거부할 수 없는 단호함을 담고 있었다.송서윤은 허둥지둥 침대에서 내려와 심건모의 곁으로 걸어갔다.심건모가 손을 뻗어 송서윤을 품에 안으려는 순간 고영훈이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서윤이는 심장이 좋지 않아요. 서윤이를 해치려는 건가요?”“심장 검사가 필요해요.”고영훈은 물러서지 않았다.심건모는 고개를 들어 고영훈을 바라보았고 특수경찰이 즉시 고영훈에게 달려들었다.고영훈은 심전도 검사실 안에 갇히게 되었다.심건모는 송서윤을 감싸안고 문밖으로 나오며 그녀의 심장 위치에 시선을 두더니 아주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송서윤은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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