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건모는 이리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랑 같이 나가 살 때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기로 약속할 수 있지?”이리안은 심건모의 목을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빠, 같이 가요.”심건모는 이리안을 보며 말했다. “엄마보다 더 철이 들었네.”심건모가 고개를 들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송서윤이 보였다.송서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지만 결코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이때 제훈이 다가왔다. “국장님, 경찰 쪽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천우진이 체포되었습니다.”제훈은 여행 가방을 흘끗 보고는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말했다. “총격 사건 때문에 교통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지금은 새벽 3시였다.심건모는 송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일 아침에 가.”송서윤은 단 한 순간도 기다릴 수 없었다. 그녀는 마음이 약해질까 두려웠다. “운전기사님께 저를 좀 태워다 달라고 부탁해도 될까요?”송서윤은 심건모에게 부탁했다.심건모는 수면 부족으로 지쳐 보이는 송서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심건모는 제훈을 흘끗 보았다. 제훈은 즉시 송서윤의 가방을 들려고 했다.하지만 송서윤은 거부하며 스스로 들고 비틀거리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심경욱과 이정희가 마주 걸어왔다.“서윤아, 리안이 데리고 어디 가는 거니?”이정희가 물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육아 도우미 품에 안긴 이리안을 안으려 했다.하지만 송서윤은 이를 막고 최대한 괴로운 감정을 참으며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그동안 저희 모녀를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저희 먼저 가볼게요.”송서윤은 손을 놓고 비틀거리며 여행 가방을 들고 빌라를 나섰다.육아 도우미는 어쩔 수 없이 이리안을 안고 뒤따랐다.이때 심건모가 아래로 내려왔고 이정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저와 살지 않겠답니다.”그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심건모는 운전기사가 짐을 싣고 송서윤이 차에 타는 것을 지켜보았다.이정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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