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 동쪽이고, 어느 쪽이 서쪽이야?”선하윤이 말했다.“일단 복도 저편에 어떤 상황인지 보러 가자. 룰에서 안전 통로는 아래로만 갈 수 있고 위로는 갈 수 없다고 했을 뿐 복도 사이에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말은 안 했잖아. 우린 지금 무한 복도 규칙 괴담 상만 봤으니 하를 찾아야 해.”이찬우와 문소이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좋아.”허공에 떠 있는 복도는 동쪽과 서쪽 세대를 연결하고 있었다. 복도 옆에는 검은색 철제 난간이 있었고 난간에는 [연결 통로 난간, 오르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표지판 오른쪽 위에는 [계명 주택 관리 회사]라고 적혀 있었다.난간 가장자리에 서서 바라보니 다른 건물이 보였다.아래를 내려다보면 끝없이 펼쳐져 아득할 따름이고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다만 맞은편 복도에는 그들과 같은 사람들이 층마다 있었다.그 사람들은 목적 없이 떠도는 고독한 망령처럼 복도를 서성이고 있었다.이찬우가 맞은편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봐봐, 저 사람들 우리한테 도움을 청하는 거 아니야? SOS라고 팻말까지 들고 있잖아. 소위 무한 복도라는 게 어쩌면 정말 끝이 없는 게 아닐까?”문소이가 주먹을 꽉 쥐고 이찬우의 가슴을 살짝 쳤다.“호들갑 좀 떨지 마. 우리 아직 시도도 안 해봤는데 뭣 하러 나갈 수 없다고 단정 짓는 거야? 제발 자신감 좀 가져. 너 자신도 못 믿으면 나중엔 진짜 죽음밖에 없어.”이찬우는 목을 움츠리고 더 이상 맥 빠지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그들이 서 있던 곳은 701호, 702호, 703호였다.복도를 지나자 704호, 705호, 706호가 나왔다.마찬가지로 검은색 방범문과 대칭적인 구조였다.선하윤의 공물 카드에는 나침반 같은 것이 탑재되지 않았다.애초에 누가 자기 조상에게 나침반 같은 것을 태워줄까?조상이 돈이 부족할까 봐, 집이 좁을까 봐 걱정할지언정 음습한 곳에서 길을 잃을까 봐 걱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녀는 결국 태블릿을 열어 나침반 앱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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