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이찬우와 문소이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규칙에 따르면 경비원은 좋은 사람이었다. 경비원이 직접 그들을 데리고 나가겠다고 하니 던전 클리어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다.기쁜 마음에 내려가는 발걸음마저 경쾌해졌다.3층에 발을 들이자마자 역겨운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3층의 거상이 자단으로 조각된 쟁반을 들고 있었는데 쟁반 위의 물건을 붉은 벨벳 천으로 덮고 있었다.선하윤을 본 거상이 금니를 드러내고 웃으면서 두툼한 입술로 말했다.“예쁜 아가씨, 또 만났네? 마음이 바뀌었어? 우리 집 파티에 안 올 거야?”“괜찮아요.”선하윤의 시선이 그의 쟁반에 고정되어 있었다.“아저씨, 손에 들고 있는 게 뭐예요?”“이건 나의 재물신이야.”거상은 흠집이라도 날까 조심스럽게 행동했다.“얼마 전에 산에 가서 스님한테 특별히 부탁해서 만든 재물신이야. 며칠 동안 향을 피우고 목욕재계한 끝에 겨우 집에 모셨어.”선하윤은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비린내가 이 쟁반에서 나는 듯했다.전설 속 재물신은 소오방 재물신과 대오방 재물신으로 나뉜다. 소오방 재물신은 조공명과 그의 부하 무관 넷을 가리키고 대오방 재물신은 동방 재물신 비간, 남방 재물신 시영, 서방 재물신 관공, 북방 재물신 조공명, 중앙 재물신 왕해를 가리킨다.선하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아저씨는 어느 재물신을 모시나요?”거상이 수상쩍게 다섯 손가락을 펼치자 선하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오방 재물신을 모두 집으로 모셨어요?”“난 오통신을 모셔. 신을 모시는 자는 영원히 부자가 된다고 하지.”거상의 두 눈에 광기가 어려 있었다.“오통신은 평범한 재물신보다 훨씬 더 대단해. 오통신을 모시기 시작한 이후로 사업이 날로 번창했는데 1년도 채 안 돼서 도박 빚도 모두 갚고 이 건물까지 샀어. 하하.”그러더니 말하면서 붉은 천을 벗겼다. 쟁반 위의 신상은 다섯 명의 남자였다. 푸른 얼굴에 이를 드러낸 험악한 표정이 아니라 짙은 눈썹에 옥관을 쓰고 있었고 미간의 팔자 주름이 짙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