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길이가 넘는 생화학 강철 괴물은 부선장용 탈출정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살아있는 것이라면 마땅히 내야 할 그 어떤 인기척도 없이, 그저 그림자처럼 따라왔다.끼이익, 끼이익.밀폐된 선체 안에서 강판이 짓눌리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폭발했다.잠이 상승하며 만들어 낸 역 소용돌이가 수천만 톤짜리 거대한 손처럼 변해, 심하온 일행이 탄 가엾은 탈출정을 물 아래로 미친 듯이 잡아당기고 있었다.허도영은 그 엄청난 힘에 튕겨 올라 머리를 상부 기압 밸브에 세게 들이받았다.계기판의 적외선 경보등이 절망적인 일직선으로 이어졌고, 날카로운 경고음이 고막을 찢을 듯 울렸다.“정윤재, 나보다 먼저 뒤지지 마. 꽉 잡아.”심하온이 소리쳤다.심하온이 비명을 질렀지만, 40도 고열에 시달리는 그녀의 목구멍은 마치 메마른 나무껍질처럼 말라붙어 스스로조차 알아들을 수 없는 쉰 소리만 새어 나왔다.부선장용 탈출정은 물속에서 미친 듯이 흔들리며 왼쪽으로 거의 50도까지 기울었다.10kg 넘는 석고 붕대를 감은 심하온의 왼쪽 다리가 관성 때문에 원심력에 휩쓸려 나갈 찰나, 정윤재는 망설임 없이 유일하게 성한 오른손을 집게처럼 뻗어 피투성이가 된 그녀의 다리를 붙잡고 석고째 철제 레일 홈에 꽉 고정했다.“하온아, 네 목숨이나 챙겨. 난 오래 살 팔자야.”적외선 경보등 아래 정윤재의 얼굴은 시체처럼 창백했다.선체가 거칠게 흔들리면서, 심해 실험실에서 강철 대에 짓뭉개져 영원히 내려앉은 왼쪽 어깨가 또 한 번 파괴적으로 부딪쳤다.푹.새하얀 뼛조각 하나가 끈적한 검은 피를 묻힌 채 누더기가 된 파란 체크 환자복을 뚫고 튀어나왔다.하지만 정윤재는 눈썹도 찌푸리지 않았다.오른손은 손톱 사이에 박힌 강철 파편까지 움켜쥐고 있었고,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심하온이 손을 빼 그 상처를 눌러 주기도 전, 탈출정 외벽이 갑자기 크게 흔들렸다.쿠우웅.거대한 전자기 흡착 장갑이 닫히는 소리였다.바깥의 강철 괴물이 차가운 기계 복부를 벌렸다.마치 배고픈 유령이 아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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