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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1151 - Chapter 1160

1160 Chapters

제1151화

콧등에는 무겁게 생긴 검은 뿔테안경이 걸려 있었다. 표정은 본토에서 탈세범만 전문적으로 잡는 고위 감사관처럼 엄숙했다.청산국의 고위 감찰관이었다.심하온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반투명 기밀 격리막 너머 오른쪽을 봤다. 정윤재는 초록빛이 도는 가압 수술실 안에 누워 있었다. 자동화 기계 팔 몇 개가 합금 스크레이퍼를 물고, 뼈끝이 보일 만큼 썩어 문드러진 그의 왼쪽 어깨를 미친 듯이 긁어 내고 있었다.‘쯧, 뼈를 긁어 독을 제거하다니. 이 늑대 새끼, 오늘 제대로 고급 치료를 체험하네.’당장은 이 재앙 덩어리가 물리적으로 죽을 것 같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심하온은 침대 시트를 쥐고 있던 왼손의 힘을 풀었다. 그리고 다시 눈앞의 백인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고위 감찰관은 순티타늄 합금 외장으로 된 청산 단말기를 들고 있었다. 화면에서는 촘촘한 붉은색과 초록색 지수가 초당 만 번씩 소리 없이 뛰고 있었다. 케이맨 제도의 최하단 내부망 메인 보드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 유압 절단기에 허리째 잘려, 맞춰 붙일 수 없는 모자이크 조각처럼 변해 있었다.“심하온 씨, 조금 전 혈액 융합 결제로 거래창구에 강제로 밀어 넣은 데드 오더가 대서양 암초 펀드 전체를 완전히 마비시켰습니다.”감찰관의 말투는 무쇠 덩어리처럼 딱딱했다.“글로벌 재편국과 해외 하씨 가문이 15년 전 체결한 [생화학 금수 협의]는 법리적으로 당신의 그 한 번의 거래로 완전히 해체됐습니다. 하지만 정씨 가문의 해외 데드 사인에는 국경 간 컴플라이언스 면책권이 없습니다. 청산국은 암시장 메인 보드가 상장되기 전에 이 수백억 규모의 파생 포지션을 현장에서 강제 몰수할 권리가 있습니다.”“몰수?”심하온은 항생제의 쓴맛이 섞인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 40도 고열을 앓은 얼굴은 귀신처럼 창백했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강철 바늘로 상대 얼굴을 찌르듯 짧고 날카로웠다.“협의? 그 쓰레기 종이는 공해 사각지대에서 똥 닦기에도 뻣뻣해. 하씨 가문 늙은이가 육지 부실 자산을 돈세탁 방어선으로 쓸 때 너희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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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그래. 나는 거래소 안 열어. 판 뒤엎는 미친개나 하지.”심하온은 피딱지로 갈라진 입술을 벌리며 지독하게 비꼬고 중2병처럼 웃었다.카운트다운 전자음이 의료실 천장에서 미친 듯이 깜빡이기 시작했다.새벽 메인 보드 전면 결제까지 남은 시간은 마지막 60초.검은 뿔테안경 뒤에 숨은 감찰관의 회색 눈은 태블릿에서 계속 붉게 치솟는 자폭 사기 경고를 보자 끝내 1밀리 초도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굴복했다.“빌어먹을... 본토에서 기어 올라온 금융 강도.”그는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오른손의 잉크 새는 만년필은 끝내 자폭 상각서 위에 내려가지 못했다. 거칠게 몸을 돌린 그는 왼손으로 순티타늄 단말기에 최고 국제 공모 면책 특권이 붙은 물리 메인 제어 코드를 입력했다.“삑! 컴플라이언스 브리지 확인. 정씨 가문 해외 사략 항로 서른 개 면책 승인.”“신약 원형 샘플 특허 생화학 라이선스, 합법적 락 완료.”그 1밀리 초에 심해 사각지대 최하단에 숨어 있던 모든 페이퍼컴퍼니가 법리적으로 거래권이 없는 잿빛 쓰레기 데드 포지션으로 변했다.그리고 해외 하씨 가문이 공해에서 15년 동안 굴러온 모든 파생 밑천은 그 순간 전부 합법적으로 세탁되어 심하온과 정윤재 명의의 전리품 자산이 되었다.“이겼다... 젠장, 물 좀 따라 줘...”심하온은 병상 위로 완전히 축 늘어졌다. 고열과 탈수 때문에 시야에 다시 검은 눈꽃이 넓게 번지기 시작했다.삐삐삐삐...그러나 하나뿐인 멀쩡한 왼손이 침대 머리맡 호출기에 닿기도 전에, 의료실 안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낡은 역외 심전도 모니터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고압 격리막이 깨질 듯한 고주파 난동을 일으켰다.무균실 전체의 특수 방사선 차단 청색광이 만분의 1초 만에 전부 꺼졌다.“시스템이 외부 최하단 데이터 역포맷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해킹이 아니에요. 이건... 15년 전에 박아 둔 예약 자동 발동 패치입니다!”허도영이 가압실 뒤에서 굴러오다시피 튀어나오며 비명을 질렀다.심하온이 눈을 번쩍 떴다.의료실 한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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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임민정의 입에서 나온 ‘개장’ 두 글자는 15년의 시공간을 물리적으로 꿰뚫는 무쇠 추 두 개 같았다. 이미 얼마 남지 않은 의료실의 공기마저 전부 눌러 서킷브레이커를 걸어 버리는 듯했다.홀로그램 대형 화면 속, 소박한 흰옷을 입은 여자는 여전히 옅게 웃고 있었다.“임민정... 젠장...”심하온은 화면을 죽어라 노려봤다. 왼손 검지에 끼운 클립이 손톱 틈을 찔러 피가 줄줄 흘렀지만 1밀리 초의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40도 고열로 달아오른 머리에 얼음물을 한 통 들이부은 것처럼 척추에서 발바닥까지 서늘해졌다.이건 무슨 원격 부활 따위가 아니었다. 차원이 다른 일방적인 타격이었다.“심 대표님! 임씨 가문 제약 최하단 특성 주파수가 바뀌었습니다! 청산국 메인 제어 백엔드를 물리적으로 역삼키고 있어요!”가압수조 뒤쪽에서 허도영이 구르다시피 메인 제어대로 달려들었다. 검은 디젤과 묵은 피로 범벅된 다친 손이 기계식 키보드를 미친 듯이 두들겨 불꽃이 튀었다. 목소리는 울기 직전의 돼지 비명처럼 절망적이었다.“해킹이 아닙니다! 이건 그때 옛 총재가 대청산의 밤에 16진수 데드락 코드로 신약 원형 샘플 최하단에 직접 써넣은 ‘자폭식 병합 로직’이에요! 케이맨 제도의 자산이 전부 합법적으로 세탁되는 순간 이 영상이 내부망을 물리적으로 말소하고, 우리 전부를 북위 13도 공해 사각지대에 못 박아 버려요!”화면 속 임민정의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젊은 얼굴 위로 초록색 뒤틀린 코드가 대규모로 번지기 시작했다.약관이 가득한 병상에 반쯤 기댄 몸은 북부 약 냄새가 가득한 배경 속에서 한 치씩 해체되어, 컴플라이언스조차 성립하지 않는 잿빛 쓰레기 데드 포지션으로 변했다.그러나 영상이 완전히 검게 변하고 최하단 데이터 체인이 스스로 물리 삭제되기 직전의 만분의 1초, 이미 몸을 돌려 화면에 차가운 뒷모습을 보이던 임민정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목을 기괴하게 뒤틀어 다시 돌아봤다.텅 비고 죽은 듯한 두 눈으로 초록색 코드 폭포를 뚫고 화면 밖을 똑바로 노려봤보며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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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장파 진동탄도, 공해 해적들이 쓰는 조악한 폭약도 아니었다.재편국 본부의 진짜 본체, 국경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제거 특권을 가진 최고 집행 비행편대가 레이더가 전면 먹통인 상황에서 고압 실물 감속을 강제로 시작한 것이었다. 수천 발의 실물 알루미늄 열합금 소이탄이 공해 사각지대의 법리를 찢는 파멸의 장음을 끌고 내려와, 특수 내압 갑판 세 겹 너머로, 정수리 위에 그대로 떨어졌다.“경보! 선체가 최고 등급 월경 청소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핵심 동력실 손상률 55%!”조금 전까지 먹통이던 청산국의 낡은 단말기가 눈이 부신 붉은 빛을 미친 듯이 깜빡였다.나이 든 고위 감찰관은 휘청하더니 콧등의 검은 뿔테안경을 날려 버리고 순티타늄 합금 내벽에 볼썽사납게 처박혔다. 손에 쥐고 있던 잉크 새는 몽블랑 만년필은 바닥에서 산산이 조각났고, 푸른 잉크는 갑판 위에 막 터져 나온 심하온의 피와 섞여 진흙처럼 번졌다.“빌어먹을... 재편국이 미쳤나? 여긴 국제 공모 면책 해역이야!”감찰관은 선벽을 죽어라 긁어 잡으며 낡은 풀무 같은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최상위 집행기관 고위층의 고지식함과 위엄은 수천 도의 알루미늄 열합금탄이 뿜는 실물 고열 앞에서 1초 만에 산산이 구워져 공포로 변했다.“면책? 젠장, 컴플라이언스 면책 따위 엿이나 먹으라 해!”심하온은 사방의 불길과 크게 기우는 선체 속에서 하나 남은 멀쩡한 왼손으로 정윤재 수술대 가장자리의 강철 난간을 죽어라 움켜쥐었다.수천 도의 고압 알루미늄 열합금탄이 대서양 수면을 때리자 수만 톤의 바닷물이 단 1초 만에 끓어올랐다. 뜨거운 백색 증기와 의료선 외벽의 생화학 도료가 타는 악취가 부서진 환기 덕트를 따라 최하층 무균실로 거꾸로 밀려들었다.기밀 유리 너머 정윤재는 고압 구속대에 졸려 거의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어깨에 박혀 있던 강철 스크레이퍼가 선체의 거친 요동 때문에 쇄골을 바깥쪽으로 물리적으로 벌려 폭 5㎝에 가까운 피투성이 상처를 만들고 있었다.그런데도 이 미친놈은 사방을 뒤덮은 붉은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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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그건 폭발이 아니었다. 예술이었다.두 번째 수천 도 알루미늄 열합금 소이탄이 파멸의 비명을 끌고 특수 의료선 마지막 내압 갑판 세 겹을 완전히 뚫었다. 강제로 끓어오른 2만 톤의 바닷물이 검은 기름을 휘감고 무너진 갑판을 따라 산사태처럼 옆으로 들이닥쳤다.무균실의 순티타늄 합금 벽은 고열에 순식간에 넓게 벗겨졌다. 심하온의 몸은 45도로 심하게 기운 갑판 위를 미끄러져 폐쇄된 구석으로 내몰렸다.“심하온 씨! 철청반을 잡아요!”허도영이 자욱한 증기 속에서 목소리가 갈라질 만큼 고함을 질렀다.눈이 멀었다. 망막에는 고압 붉은 빛에 밀려 나온 검은 눈꽃만 가득했다.심하온의 40도 고열 육신은 차가운 바닷물에 닿아 경련했다. 케이맨 제도 그림자 거래 판의 비밀번호와 함께 북위 13도 공해 사각지대에서 말소되기 직전의 만분의 1초, 대서양 수심 2천 미터 아래의 무음 정적이 난폭하기 짝이 없는 물리 충돌음 하나에 찢겨 나갔다.우르르르르르!중유 때와 녹청이 온몸에 엉겨 붙은 초중형 철갑 셔틀 한 척, 정씨 가문 본국의 가장 오래된 ‘화로지기’가 운용하는 특수 인도 잠수정이었다. 그것은 끓어오른 바다 장막을 가르고 무쇠 탑 같은 선체로 의료선 측면을 막무가내로 들이받아 부쉈다. 그리고 무쇠 기밀 감압실 하나를 심하온의 눈앞에 거칠게 들이밀었다.15년 전 임민정이 ‘359’ 면책 코드로 해저 가장 깊은 곳에 잠가 둔 본토 인도용 데드 사인이었다.문이 터져 열리자 정윤재가 하나 남은 멀쩡한 오른손을 뻗었다. 심하온의 정장 뒷깃을 움켜쥔 채 그녀와 허도영을 물리적으로 철갑 셔틀 깊숙한 곳으로 끌어당겼다.쾅!원형 유압 밸브가 수면 아래에서 데드락 됐다. 2만 파운드의 기압이 순간적으로 병합되며 심하온의 양쪽 귀에서 피가 솟았고, 그녀는 검은 디젤 냄새 속에서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흙 비린내가 들러붙은 철갑 괴물은 국제 컴플라이언스 항로 따위 이용하지 않았다. 지하 하천과 폐기 화물 중량철로의 경계에 숨어 있는 본토 사각지대, 암선은 임씨 가문의 최하단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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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심하온은 무거운 머리를 힘껏 흔들었다.40도 고열은 철갑 셔틀 안에서 약으로 억지로 눌러 37.8도의 미열까지 떨어졌다. 당장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 전 물리 충격파에 관자놀이 양쪽 혈관이 불붙은 뇌관처럼 뛰고 있었다.상부 객실이 분리될 때의 진동이 너무 거칠었다. 그녀가 앉은, 충격 흡수 스프링까지 썩어 버린 낡은 무쇠 휠체어는 철제 굉음 속에서 미친 듯이 미끄러졌다.허도영은 지금 엉덩이를 쭉 빼고 휠체어 바퀴 옆에 쭈그려 앉은 채 오른손에는 페인트가 벗겨진 낡은 알루미늄 오일 통을 죽어라 쥐고 있었다.원래 고개를 비스듬히 숙여 베어링 틈에 끈적한 검은 디젤을 조금씩 짜 넣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열차 충돌에 동작이 끊기며 반 통이 넘는 검은 기름이 무쇠 선로 위로 날아갔다.“심 대표님,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임씨 가문의 열차예요! 이 지하에 열차가 숨어 있었어요!”고개를 들자 허도영은 얼굴 절반이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대서양에서 알루미늄 열합금탄을 맞으며 생긴 흔적이었다. 기름투성이 정장 소매로 이마를 대충 문질렀다가 오히려 얼굴에 더 긴 검은 줄을 하나 만들었다. 언뜻 보면 불법 탄광에서 막 도망친 광부 같았다.심하온은 대꾸하지 않았다.하나 남은 멀쩡한 왼손은 정장 주머니 속에서 안감에 붙은 낡은 단추 하나를 죽어라 비틀고 있었다. 대서양 바닥에서 건져 온 플라스틱 조각으로, 모서리는 이미 거칠게 닳아 있었다.왼손 엄지에 더 힘을 줬다.거친 플라스틱 모서리가 막 딱지가 앉은 손톱 틈 상처를 옆으로 파고들었다.“쓰읍.”날카로운 통증이 손끝에서 1초 만에 뇌수까지 박히며 눈앞의 검은 눈꽃이 절반 이상 순식간에 흩어졌다. 지금 그녀는 이런 자해 같은 방식으로 미열 속에서도 마지막 정신을 억지로 매달아 두고 있었다.역외의 검은 장부는 이미 대서양에서 결제가 끝났다. 하씨 가문 해외의 수백억 파생 밑천은 법리상 전부 심하온의 것이었다.하지만 서북은 케이맨 제도의 그림자 문서를 인정하지 않았다.이 황사 아래에는 그해 대청산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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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대서양 바닥에서 자동화 기계 팔이 스크레이퍼로 뼈 사이를 산 채로 긁어냈던 어깨는 지금 살이 뒤집혀 있었고, 안쪽에는 손가락 한두 마디 폭의 새하얀 부러진 뼈끝까지 보였다.토박이 의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기관차 하부를 수리할 때 쓰는 구식 골접합 공기압력 총을 오른손에 들었다.쾅! 쾅! 쾅!둔중한 파공음이 세 번 연속 울렸다.손가락만큼 굵은 중공업 규격 골접합 강철 못 세 개가 아무런 완충도 없이 뼈 틈에 맞춰졌다. 공기압력이 그것들을 정윤재의 쇄골 가장 깊숙한 곳까지 그대로 박아 넣었다.정윤재의 전신이 거칠게 위로 들썩였다. 가슴 근육이 폭발적으로 부풀며 몸을 묶은 굵은 삼베 밧줄이 ‘끼익, 끼익’ 긴 비명을 냈다. 이마의 핏줄은 손가락 두 개 너비로 불거졌고, 턱 근육은 미친 듯이 떨렸다. 이를 악물다 못해 아랫입술까지 깨물어 터뜨려 모래가 섞인 검은 피가 목을 따라 흘렀다.그런데도 이 미친놈은 살려 달라는 신음 한 번 내지 않았다.“쯧, 진짜 쇠로 만든 몸인 줄 아나.”심하온은 휠체어를 밀어 무쇠 벤치 세 걸음 앞에 멈추고 지독하게 비꼬며 웃었다.정윤재는 소리를 듣고 땀과 황사로 범벅된 머리를 기괴하게 옆으로 돌렸다.들개 같은 두 눈에는 핏발이 가득했다. 심하온을 죽어라 노려보던 그가 갑자기 웃었다. 건들건들한 웃음에 입안 가득 피딱지까지 엉겨 있어 보기만 해도 흉악했다.“심 대표... 어머님이 말한 그 자는 어디 있어? ...됐어. 정씨 가문 본국 화로지기의 철인장이나 똑바로 잡아.”이 재앙 덩어리는 모래 섞인 피 가래를 뱉으며 여전히 건달 같은 말투로 비웃었다.“내가 오늘 이 철로 위에서 뒈지면 기억해... 이 강철 못 박힌 뼈를 깨부숴서 강운시로 가져가. 가서 청산해.”“닥쳐.”심하온은 눈꺼풀조차 들어 올리지 않았다.“난 죽은 사람 주문은 안 받아.”서북 폭풍의 눈 한가운데서 두 세대의 미친개가 가장 거친 방식으로 몸에 강철 못을 박아 고정하고 있던 그때, 조차장의 이미 뒤틀려 어긋난 무쇠 대문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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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해외 거래 판에서 너희가 공해 대서양을 꽤 난장판으로 만든 건 인정하지. 하지만 잊지 마라. 여긴 북부 본거지다. 하씨 가문이 서북에 남긴 열네 개 희생 문서고, 그 핵심 포지션이 차명 보유한 산업 인허가 전부가 이 늙은이 주판 장부에 올라 있어!”“임민정은 15년 전에 죽었다. 지금의 본국에서 너희처럼 중상을 입고 대가 끊긴 애송이들이 판을 정리할 차례는 아직 아니야. 내 장부와 맞춰 보겠다고? 뭘 들고 맞출 건데?”하진성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뒤의 건달 수십 명이 쇠지렛대를 들고 일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쇠붙이가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귀를 찢는 긴 마찰음을 냈다.허도영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검은 디젤로 범벅된 낡은 오일 통이 손에서 ‘툭’ 떨어졌고, 끈적한 기름이 무쇠 선로를 따라 옆으로 흘렀다.새까만 포위망 한가운데서 심하온은 아주 천천히 휠체어 손잡이를 돌리며 하진성의 무쇠 주판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대서양에서 가져온, 이 촌뜨기들이 읽지도 못할 영문 상각서를 펼칠 생각도 없었다.그녀는 그저 지극히 차분하고 기계적으로 하나 남은 멀쩡한 왼손을 움직였다. 대서양 바닷물에 오래 불어 색이 하얗게 뜨고 한껏 구겨진 정장 안주머니에서 철갑 셔틀 지붕에서 뜯어 온 정가 본국 ‘화로지기’의 철청반 대인장을 꺼냈다.탁!심하온은 왼손을 확 들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녹청과 해상 중유가 범벅된 무쇠 대인장을 하씨 가문 늙은이의 무쇠 주판 맨 위에 힘껏 내리쳤다.힘이 너무 강해 주판의 쇠알 몇 개가 귀를 찌르는 죽은 소리를 냈다.그 인장 한 번이 15년 전 대청산의 밤, 임민정이 특수 주파수로 서북 최하단에 데드락해 둔 약재 지하 원시 창고증권과 실물 산업 진입 허가를 원격으로 한꺼번에 활성화했다.“두 눈 똑바로 뜨고 봐. 이게 뭔지.”심하온은 옅은 한약의 쓴맛이 섞인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 37도대 미열을 앓는 얼굴은 어두운 비상등 아래 귀신처럼 창백했지만, 말은 강철 바늘로 상대 얼굴을 찌르듯 한 글자 한 글자 짧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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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하씨 가문 잔당들이 공포에 질려 일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무쇠 벤치 위에 누워 굵은 삼베 밧줄로 꽁꽁 묶여 있던 정윤재가 낡은 풀무 같은 쉰 목소리로 멀리서 신경질적인 광소를 터뜨렸다.그 웃음에는 서북 본거지 특유의 흙 비린내와 목숨을 내던지는 건달 기질이 느껴졌다.퍽!둔탁한 소리가 났다.극단적인 웃음 속에서 정윤재의 가슴 근육이 폭발적으로 솟았다. 왼쪽 어깨를 옭아맨 가장 위쪽 두 치 굵기의 삼베 밧줄 하나가 그의 힘에 그대로 물리적으로 끊어졌다.강철 못이 박힌 상처에서 피가 공짜라도 되는 듯 ‘촤악’ 하고 터져 측면의 부러진 철로 위로 넓게 튀었다. 그는 한 손으로 무쇠 벤치를 짚고 피와 모래로 범벅된 얼굴을 든 채 황사가 날리는 불빛 속에서 아주 천천히, 흉악하게 몸을 일으켰다. 늑대 같은 두 눈이 조차장의 새까만 그림자를 뚫고 문 앞의 잔당들의 목을 하나하나 겨누듯 바라봤다.우르르르르르!하지만 그가 손을 들어 무쇠 벤치 자체를 뒤집어엎기도 전에, 조차장 바로 아래, 30년 전에 폐기된 지하 중량 화물 철로 가장 깊은 곳에서 아무런 전조 없이 서북의 시멘트 지반 전체를 물리적으로 깨부술 듯한 초저주파 굉음이 터졌다.지하 무쇠 선로에서 만 톤급 금속 마찰의 비명이 울리자 조차장 바닥 전체가 미친 듯이 갈라졌다. 커다란 시멘트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땅속 어딘가에 15년 동안 묻혀 있던 거대한 무언가가 그 순간 갑자기 스스로 점화해 미친 듯이 지상으로 치솟고 있었다.그 굉음은 지심 깊숙한 곳을 억지로 파헤치며 올라오는 듯했다.30년 동안 버려져 있던 지하 중량 화물 철로가 그 순간 히스테릭하게 비명을 질렀다. 만 톤급 강철 마찰음이 실물 충격파로 변해 조차장에 남아 있던 곰팡내마저 순식간에 쓸어 버렸다.시멘트 바닥은 마디마디 갈라졌고 자갈들이 타닥타닥 공중으로 튀었다.“젠장! 지진인가?”허도영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방금 갈아 넣은 검은 디젤이 손 전체에 끈적하게 쏟아졌다.하지만 지진이 아니었다.‘3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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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평범한 폐지가 아니었다.그건 당시 북부의 몇몇 대문벌이 목숨처럼 붙들었던 핵심이었다. 열네 개 희생 문서고의 서북 약재 원시 창고증권, 비철금속 광산 특허 진입 허가, 아직 상각되지 않은 육지 대종 토지증서까지 있었다.이것들이야말로 본국 하씨 가문과 강성의 진짜 본토 방어선이었다.심하온의 휠체어가 폭 1m는 족히 되는, 껍데기에 두꺼운 기름때가 눌어붙은 산업용 단말기 앞에서 급정거했다.“임씨 가문 특성 주파수... 병합 접속.”그녀는 한 손으로 키보드를 내리쳤다. 무쇠로 주조한 키보드는 키 하나하나가 무겁고 뻑뻑했다. 너무 세게 누른 탓에 왼손 검지 손톱 틈의 막 딱지 앉은 상처가 다시 벌어졌고, 핏방울 하나가 ‘톡’ 떨어져 알파벳 ‘E’ 틈에 정확히 스며들었다.화면이 몇 번 깜빡이더니 처참한 초록빛 위로 열몇 개의 뒤틀린 동적 그래프가 순식간에 펼쳐졌다.거의 같은 1밀리 초, 문밖에서는 재편국이 본국에 남겨 둔 암선부가 마침내 상황을 알아차렸다.조차장 외부의 무선 주파수가 그 순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귀를 찢는 자폭 경보가 낡은 확성기를 통해 조차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경고! 서북 내부망에 불법 실물 권한 침범 발생! 메인 보드 자산에 생화학 사기 위험 통제가 발동 중입니다!”“자금 흐름... 거액이 판을 찍어 누르고 있어요!”허도영이 옆의 보조 화면을 보며 눈알이 튀어나올 듯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심 대표님, 강운시 쪽 그림자 계좌예요! 북부 금융 통제 최고 특권을 써서 핵심 포지션 네 곳의 자금을 전부 끌어왔어요. 서북 열네 개 문서고를 실물 동결하려는 거예요. 우리 메인 보드가 강제로 서킷브레이커에 걸려요!”‘북부의 늙은 괴물들, 그래도 개는 제법 잘 키워 놨네.’심하온은 계속 붉게 치솟는 강제 동결 코드를 죽어라 노려보다가 입꼬리를 지독하게 비틀어 올렸다.“날 동결한다고? 하, 재밌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을 정장 주머니에 넣어 낡은 단추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다.‘쯧, 아까 기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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